외화 덕후의 꿈을 이뤘으니 성덕이라 할 만하죠 _ 애니메이션 속 그 목소리 _ 성우 사문영

/ 기사승인 : 2021-04-09 12: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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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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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꿈은 뮤지컬배우였다.


그래서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지난 2007년 3인조 여성 팝페라 그룹 일루미나의 멤버로 데뷔해 앨범을 내기도 했다.


가수나 배우의 길을 걸을 줄 알았던 그녀는 지금 잘나가는 성우다.


무대 위에서 자신의 매력을 맘껏 발산하고도 남을 만큼 재능과 에너지가 넘쳐 보이는 그녀가 성우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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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2011년 KBS 공채 36기로 데뷔한 이후 11년째 즐겁고 행복하게 성우로서의 삶을 만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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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라는 직업을 택한 계기가 있나?


어렸을 때부터 외화 ‘덕후’였다. 맞벌이던 부모님이 집에 오실 때까지 우리말 더빙되는 만화나 미드(미국드라마), 주말의 명화 등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너무 재미있었다. ‘어떻게 저런 소리를 낼 수 있을까’하며 따라 하기도 했고, 학교에서 성우들의 목소리를 흉내 내면 친구들이 매우 좋아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성우를 동경했다. 하지만 자라면서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성악을 전공했고, 연기를 배워 계속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선택한 길은 성우였다.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동경했던 꿈이 마음 깊은 곳에서 떠나지 않고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다른 성우가 연기하는 것을 보고 듣거나 내가 직접 연기하는 것이 마냥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다. 이 정도면 ‘성덕’(성공한 덕후) 아닐까. 아마 죽을 때까지 성우를 하지 않을까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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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작품들을 소개해달라


지난 2019년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에서 자스민 공주 역할을 맡았다. 최근에는 소울에서 생전 세계에 머물러 있는 문제아 인간의 영혼 22를 연기했다. 또 애니메이션 아이엠스타의 린, 반짝반짝 프리채널 시리즈의 안나,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소설을 원작으로 한 오디오북 눈물을 마시는 새의 사모 페이, 게임 오버 워치의 갱단 두목 애쉬 캐릭터 등도 맡았다. 이 밖에 리틀 프린세스 소피아의 힐데가드 공주, 신비아파트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의 살음쟁이, 캐치! 티니핑의 신디, 헬로카봇의 수지, 트롤 월드투어의 셰닐, 주먹왕 랄프2: 인터넷 속으로의 백설공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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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목소리가 어떤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무래도 자신의 운명을 헤쳐나가는 진취적이면서 강인한 타입의 여성 캐릭터가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사실 난 오버 워치의 애쉬처럼 드세고 못된 성격을 연기하기가 비교적 쉽다고 느끼는데 의외로 공주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어떤 분은 날더러 공주 전담 성우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캐릭터가 조금 다른 것 같다. 성우는 흔히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모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사악한 괴물이나 귀여운 아기, 어수룩하거나 바보 같은 캐릭터까지 어떤 배역을 맡더라도 잘 소화 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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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알라딘의 자스민 공주다. 어렸을 때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공주를 연기해보는 것이 꿈이었다. 그래서 오디션도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표현할 수 있는 예쁜 목소리와 에너지를 모두 보여줬다. 아직 더 많은 배역을 연기할 기회가 많지만 지금까지는 자스민 공주가‘인생 캐릭터’인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자스민 공주가 부르는 노래를 내가 아닌 다른 뮤지컬배우가 부른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의 목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대사와 노래를 모두 소화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오디션 기회가 오면 꼭 잡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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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 하나를 꼽자면?


순발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본이 녹음 전날 들어오거나 녹음이 진행 중인 새벽에 전달되기도 한다. 캐릭터를 연구하고 분석할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지기 일쑤다. 특히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는 화면을 보면서 연기에 몰입할 수 있지만 오디오 전용 드라마의 경우 머릿속에 캐릭터 이미지를 상상하면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오로지 목소리로만 연기하는 것은 미세한 떨림조차 청취자에게곧바로 전달되기 때문에 항상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따라서 대본을 보고 큰 줄기를 파악한 뒤 곧바로 연기를 해야 하는 순간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만큼 여러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과 임기응변을 갖추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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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남자 동기와 함께 2시간 분량의 녹음을 마치고 부스를 나오려는데 문이 열리지 않아 결국 밖에서 문을 부술 때까지 갇혀 있었던 때가 생각난다. 안팎에서 아무리 열려고 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방음 스튜디오라는 특성상 방음장치 등을 모두 해체해야 문을 열수 있다는 것 아닌가. 연기하느라 에너지를 다 써서 배도고픈 데다 화장실마저 가지 못해 정말 진땀을 흘렸다. 녹음 시간까지 포함해 4시간 정도 흘렀나. 문을 완전히 해체하고 나서야 마침내 빠져나올 수 있었다. 또 미리 정한 녹음일정을 까맣게 잊어 약속을 펑크 낼 뻔 했던 적도 있었다. 전화를 끊은 뒤 수첩에 적어놓는다는 것을 까먹고 그 시간에 다른 스케줄을 잡은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성우님, 어디세요?’라고 묻는 전화가 올 때가 제일 무섭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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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영에게 성우란?


영원한 꿈이자 영원한 숙제다. 연기를 끝내고 나면 항상 모자라고 만족스럽지 않고 숙제처럼 풀어야 하는 대상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다채로운 인생을 연기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특히 표정을 짓거나 몸짓을 하지 않고 오로지 목소리의 힘에 집중해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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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1.4월호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아러캐 사각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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