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기업이 전환점 마련을 위해 기억해야 할 것들_콘텐츠 크리에이터 김중대의 시시콜콜 ❶

/ 기사승인 : 2020-11-23 13: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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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10수정

김중대 (콘텐츠 크리에이터)


현) 사이드9 기획이사


전) 잭스트리 이사


전) 콘즈 대표


전) 삼지애니메이션 사업 본부장


전) 컬리수 콘텐츠 사업 부서장


전) 바른손 캐릭터사업 팀장


전) 마이크로 상품기획실 팀장


전) 한국캐릭터문화산업협회 부회장


전) NCS 캐릭터 자문위원


이메일: jdkim612@naver.com


데스밸리를 터닝 포인트 기회로



포털사이트에서 데스밸리(death valley)를 검색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동부에 위치한 구조곡(단층운동으로 지각이 갈라진 구조선을 따라 오랫동안 차별침식이 이뤄지고 주변 지역보다 깊게 파이며 좁고 긴 골짜기)으로, 미국 에서 가장 살기 힘든 혹서 지역이라고 나온다. 또 다른 의미로는 기업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창업 3~4년 차에 한번 찾아오는 위기를 데스밸리, 즉 죽음의 계곡이라고 얘기 한다.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들은 경영자라면 대부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창업할 때와 많이 바뀐 환경과 과중한 업무를 고민하는 경영자나 임원들에게 데스밸리와 리마인드(remind) 기회가 새로운 전환점(turning point)이 되는 작은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앞으로 이 칼럼을 통해 조직관리와 콘텐츠사업, 문서작성 요령, 콘텐츠 기획 등 애니메이션의 메인 프로덕션(Main Production, 그림 작업)을 제외한 전반적인 경험을 공유하 고자 한다.


경험은 가장 좋은 스승이다


필자는 창업 7년 차 미만의 캐릭터 · 애니메이션 기업으로 부터 요청받아 여러 차례 컨설팅을 해준 경험이 있다. 그때 느낀 것은 기업들이 아주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거나 경영 자의 전문성과 기본기가 결여돼 있다는 것이었다.


오래전 신입사원이었을 때 상사에게 ‘경험은 가장 좋은 스승(Experience is the best teacher)’ 이란 말을 들었다. 이 말은 필자에게 가장 중요한 신조가 됐다. 지식과 정보는 책이나 포털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경험은 중요한 순간에 간접적으로 얻은 정보에 비해 디테일(Detail) 의 깊이에서 차이가 있다. 그건 마치 명품과 이미테이션 제품(짝퉁)의 차이와 같다.


또한 필자는 경험만큼 중요한 것은 기본기라고 생각한다. 기본기가 있으면 응용이나 확대 재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 다. 우리는 무협영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무술을 배우기 전에 물 기르기, 달리기 등의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처럼 감각적인 표현과 세련된 영상 역시 기본기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전체적인 완성도는 분명 떨어질 것이다.


조직 구성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조직과 시스템이다. 애니메이션 회사 경영자의 이력을 보면 대부분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오랜 경력을 쌓고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제작의 전 과정을 경험했다고 생각하지만 주로 메인 프로덕션 경험이 많아 이를 바탕으로 창업 초기에 OEM 작업 수주로 회사를 경영하는 사례를 많이 봐왔다. 애니메이션 대표이사들은 제작에 대해선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자부하지만 경영은 조직관리와 회계 등 또 다른 여러 변수가 작용하기도 한다.


기업은 사람이 모여 협업을 통해 발전하는 곳이다. 야구가 투수, 내야수, 감독, 코치 등 저마다 포지션에 맞는 역할에 따라 유기적으로 움직이듯 조직도 각자의 위치와 역할에 맞는 인재가 필요하다. 보통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는 기업의 전체적인 로드맵을 구축하는 경영지원 팀이나 사업 팀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전쟁에서 싸울 장수는 많은데 전략과 전술을 수립하는 책사가 없는 것과 비슷하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책사의 중요성을 깨닫고 삼고초려를 통해 제갈공명을 데려오듯 애니 메이션 제작 스튜디오도 이제 회사 비전과 경영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전담인력이 필요하다. 이 역할은 대부분 대표 이사가 맡고 있는데 작품 구상부터 자금, 경영 업무까지 총괄하는 대표이사의 업무가 너무 과중한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크게 자금, 사업, 제작으로 구분해 대표이사의 과중한 업무를 분담할 수 있는 전문 영역의 인재 영입이 시급하다.


필자는 예전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할 때사업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사업부의 조직은 라이 선싱 팀, 마케팅 팀, 디자인 팀으로 구성했고 라이선싱 팀과 마케팅 팀을 분리 운영해 전문성을 높였다.


애니메이션 사업 팀의 명함을 받아보면 대부분 마케팅 팀이라고 돼 있다. 마케팅 팀이 라이선싱 업무를 겸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던 셈이다. 마케팅 팀은 홍보, 제휴, 제안 등주어진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하거나 콘텐츠 가치를 극대 화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하는 팀이다. 라이선싱 팀은 콘텐 츠로 매출을 발생시키는 팀이다. 때문에 확실한 업무 분장 으로 구분해 팀원이 자신의 업무를 분명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팀에 몇 명의 인원이 배치되는 것이 중요한 게아니라 세분화된 업무 분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위와 같은 사례를 포함해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업무 범위와 책임 소재, 권한을 조직원 개개인에게 인지시키려면 업무 분장표를 만들어볼 것을 추천한다. 애니메이션 회사 에서 회의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바로 ‘파이프 라인’ 이었다.


사명과 비전


조직 구성이 완료됐다면 이제 조직 운영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할 차례다. 아무리 좋은 인재를 채용했더라도 이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돼지 목에 걸린 진주처럼 될 것이다. 아주 오래전 군 생활의 기억을 떠올려 비유하자면 미대 출신 사병에게 족구장 선을 긋게 하는 것과 다름없다.


회사가 직원과 오래도록 함께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전 제시가 있어야 한다. 흔히 애니메이션 회사 대표들은 직원 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이번 작품만 성공하면 제주도 전세기 띄운다” , “ 성과급 지급한다” 등의 공약을 말하는데 동기 부여 측면에서 중요한 액션이라고 본다.


손자병법 중 모공 편에 ‘상하동육자승’ 란 말이 나온다. 전쟁 에서는 장수와 병사가 같은 목표를 가지면 승리한다는 뜻으로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소통을 이루고 같은 곳을 보고 달려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회사의 사명과 비전은 조직을 운영하는 리더에게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조직 운영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커뮤니케이션(소통)이 다. 대표는 알고 있는 내용이 담당자에게 전달되지 않거나 부서간 소통 부재로 업무에 혼선을 빚는 경우가 많다. 일반 적으로 애니메이션 회사는 업무이력이나 자료정리가 체계 적이지 않아 담당자가 휴가를 가거나 퇴사하면 많은 어려 움을 겪는다.


필자는 첫 번째 직장에서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를 담당했는데 개인적으로 행운이었 다고 생각한다. ISO의 목적은 담당자가 퇴사하거나 휴가로 자리를 비우더라도 누구나 업무를 확인하고 외부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문서 보안과 결재의 신속성이 포함돼 있다. 그때 배운 ISO를 응용해 폴더트리(folder tree)나 기안지 형태로 문서를 정리 하는 습관을 들인 덕분에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 다음 글에서는 사례를 통한 조직관리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11월호


출처 :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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