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사진촬영 계약과 사용기간 _ 사례로 풀어보는 캐릭터 저작권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12-27 08:00:38
  • -
  • +
  • 인쇄
Column

사례

A는 셰프 복장을 한 귀여운 곰 캐릭터 다니의 저작권자다.
온라인으로 주방용품을 파는 회사 B는 캐릭터 다니의 탈인형이 주방용품을 쓰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뒤 A에게 “ 이 사진을 광고용으로 쓰도록 허락해달라 ” 고 요청했다.
이에 A와 B는 ▲촬영한 사진의 저작권 및 사용권은 B에 있다 ▲사진 속 캐릭터 다니의 저작권은 A 소유다 ▲B는 캐릭터 다니가 찍힌 주방용품 사용 촬영본을 인터넷에 게시 , 인화 , 전시 , 출판할 수 있다 ▲A는 B로부터 제공받은 촬영본을 개인적인 복제와 인화 , 인터넷상에 게시할 수 있다 ▲제3자에게 촬영본을 상업적으로 제공해도 2차 가공은 불가능하다 ▲촬영본의 상업적인 활용 및 제3자에 대한 제공이 필요하면 A와 B가 상호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다만 사진의 사용기간에 대해선 따로 규정하지 않았다.
B는 다니가 주방용품을 쓰는 사진을 회당 45만 원씩 , 총 405만 원을 A에게 지급했고 제3자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에 사진을 올렸다.
이후 A는 B가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다니 사진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사용금지를 요청했다. 계약서에 사용기간을 정하지 않았지만 통상 캐릭터 모델 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 1년이 지났음에도 계속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고 , 다른 주방용품사로부터 제안을 받았는데 B의 사진 때문에 계약이 어려운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B는 “ A가 이미 사진촬영을 허락했고 광고모델 계약과 달리 기간을 정한 계약이 아니므로 최소한 사진이 촬영된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동안에는 사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것으로 봐야 한다 ” 고 맞섰다.

그러자 A는 B를 상대로 다니 사진의 인터넷 게시 및 사용에 대한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 소송 이후에도 계속 사용할 경우 저작권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누구의 주장이 맞을까.(이 사례는 초상권 촬영 계약에 대한 대법원 2021 7. 21. 선고 2021다219116 판결의 취지를 캐릭터저작물에 반영해 작성한 것으로서 실제 판례의 사실관계와 쟁점이 다르며 실제 사례에서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린다.)

 

해설

계약 해석의 원칙
대법원은 계약 해석의 원칙에 대해 “ 계약 당사자 사이에서면으로 어떠한 내용을 작성한 경우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 ” 면서도 “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 문언의 내용 , 계약이 이뤄지게 된 동기와 경위 , 당사자가 계약으로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해 논리와 경험의 법칙 ,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 는 입장이다.
특히 “ 한쪽 당사자가 주장하는 약정 내용이 상대방에게 권리를 포기하는 것과 같은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경우 그 약정의 의미를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 238540 판결 , 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6다254740 판결 등 참조) ” 고 기준을 제시했다.

 

촬영 계약의 해석
위 사건을 보면 B가 상업적 목적을 위해 다니를 이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계약서에 명확히 표현돼 있지 않다.
하지만 사진을 인터넷에 게시 , 인화 , 전시 , 출판할 수 있다고 기재돼 있는 점 , 계약이 이뤄지게 된 동기와 경위 , B가 영위하는 사업 , A와 B가 계약으로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 촬영된 사진의 내용과 구도 , A가 B로부터 대가를 수령한 점 , 대가 액수의 규모 및 거래의 관행을 종합해보면 비록 계약서에는 명확히 표현돼 있지 않지만 A가 B의 상업적 이용에 최소한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B가 주방용품을 판매하기 위해 제3자가 운영하는 쇼핑몰에 다니가 촬영된 사진을 사용하는 것은 A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볼 수 있어 그 자체가 계약 위반이라고 하거나 저작권침해라고 하기는 어렵다.


계약서에 사용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
위 사건에서 계약은 통상적인 캐릭터 상품화권 계약이나 라이선스 계약이 아니므로 라이선스 계약에 기본적으로 규정되는 이용허락 기간에 대한 내용이 없었다.
이에 대해 B가 사진 저작권을 갖고 있는 점 , A가 사진을 사용토록 허락한 점 , 촬영에 대해 상당한 대가의 금액을 지급한 점 , 자사의 모든 상품이 아니라 다니가 사용한 주방용품에 한해 사진을 사용토록 한 점 등에 A가 동의한 것으로 보는 것이 상거래 관행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위 사건이 참고한 초상권 사진촬영 사건에서 1심은 일반적으로 광고모델 사진의 사용기간을 무제한으로 정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이유로 통상적인 광고모델 사진의 사용기간이 지난 것으로 보고 초상권 침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상업적 사용이 예견됐고 촬영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거나 무효 또는 실효가 되지 않은 이상 계약은 유효하게 존속한다고 봐야 하고 따라서 계약에 의해 허락된 상업적 사용의 효력도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상품이 판매되는 동안 사진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초상권 침해가 아니라고 봤다.
이에 대법원은 계약 내용을 기간의 제한 없이 사진의 사용권을 부여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사진의 광범위한 유포 가능성에 비춰 사진에 관한 초상권자의 초상권을 사실상 박탈해 중대한 불이익을 부과하는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사용기간에 대한 명백한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 사진의 사용 기간은 거래상 상당한 범위 내로 한정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는 캐릭터 저작권이 아닌 초상권에 관한 판례지만 캐릭터에 대한 사진촬영의 경우에도 계약서에 사용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 동일한 계약 해석의 법리를 적용해 사용기간을 무제한으로 허락한 것이 아니라 거래상 상당한 범위 내로 한정해 허락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점에서 참고해야 할 판결이다.
또한 해석에 다툼이 있는 약정의 내용을 해석함에 있어 한쪽 당사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상대방의 권리를 포기하게 하는 것처럼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경우 그 약정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저작권자ⓒ 아이러브캐릭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