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할 때 자기소개서가 중요하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내가 뭘 했고 어떤 능력을 갖춰 뭘 잘하는지, 그래서 당신의 회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마음에 들도록 잘 꾸며야 합격의 문턱에 다가설 수 있다. IP 협업 제안서도 마찬가지다. 구미가 당겨야 눈길이 가는 법. 패싱당하지 않는 자기소개서를 쓰는 요령이 있듯 협업 제안서를 돋보이게 쓰는 요령이 있다. 어떻게 꾸미는 게 좋을까. 그렇다면 라이선시가 눈여겨보는 건 뭘까.
제안서에 뭘 담을까
제안서의 목적은 상대를 설득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쉽게 이해하고 강한 인상을 줘 적극적인 관심을 유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캐릭터 인지도가 낮을수록 더욱 그렇다. 제안서를 이렇게 구성해보자. 명확한 목표와 차별화된 강점을 부각시켜 실현 가능한 계획을 제시해야 상대를 움직일 수 있다.
1. 제안 요약
첫 장에는 난 누구이고 당신과 이걸 하고 싶다는 내용을 콕 집어 보여주자. 제안의 핵심을 요약해 의도와 목적을 명확히 설명하자. 캐릭터가 가진 핵심 가치와 특징을 강조하면서 상대의 브랜드 가치 상승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나 매출이 얼마나 높아질 수 있는지, 또 서로가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를 축약해 소개하자.
2. 작가(회사) 소개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보기 좋고 알기 쉽게 정리하자. 어떠한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란 비전을 제시해 신뢰감을 주자. 상대가 믿음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기관에서 인증받거나 수상한 내역, 미디어 노출 사례가 있다면 더 좋다. 그간 쌓은 경험과 성과를 자랑하자.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운영·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자.
3. 캐릭터 소개
캐릭터 세계관과 개성을 간단히 설명하자. 외형적 특징과 독창적인 매력을 시각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최적의 캐릭터 이미지를 첨부하는 건 필수다. 타깃층이 누구인지 알 수 있게 하는 분석 자료도 첨부하면 더욱 좋다. 캐릭터가 온·오프라인에서 얼마나 반응이 좋은지를 보여주면 어떨까. 상대의 흥미를 유발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4. 경쟁력 설명
비슷비슷한 캐릭터와 어떻게 다른지 차별점을 짚고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강조하자. 신빙성 있는 자료에 근거해 예상하는 시장 규모와 소비자의 관심도를 제시하고 자신의 캐릭터와 가장 비슷한 IP가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자. 상대가 시장성을 판단하고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를 챙기자.
5. 활용 예시와 성과
캐릭터를 적용한 제품의 샘플 이미지를 담자. 제품이 다양할수록 좋다. 상대가 많은 걸 상상하면서 대입해 보게끔 유도하자. 기존에 상품화한 사례가 있다면 성과가 있으니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협업해 성공한 사례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특히 현재까지의 시장 반응이나 매출 같은 라이선싱 사업 성과를 수치로 보여줘 인지도와 성장가능성을 입증하자.
6. 협업 방식
협업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방향, 그리고 협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필요한 과정과 기본 방안을 설명하자. 로열티, 계약 기간, 사용 범위 등 캐릭터 사용에 관한 구체적인 조건도 제시하자. 문구류, 의류, 피규어, 가전제품 등 적용 가능한 제품의 범위를 규정하자. 캐릭터 사용 방식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안해보는 거다.
7. 홍보 마케팅
마케팅의 성패는 타깃층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느냐에 달렸다. 그러니 타깃층이 선호하는 유형과 구매 동기 등을 파악해 ‘당신에게 이런 도움을 줘 마케팅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자. 상품이 나오면 우리가 가진 채널에 어떻게 알린다든지, 싸게라도 팔 수 있는 프로모션을 준비한다든지, 상대에게만 맡기지 않고 나도 힘껏 돕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8. 기대 효과
협업으로 발생할 부가가치와 시너지를 강조하자. 양쪽 모두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뭔지 짚어주자. 협업으로 매출 증가, 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들자. 시장에서의 확장 가능성과 신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도 담아보자.
라이선시는 뭘 눈여겨볼까
열심히 준비한 제안서를 라이선시에게 건넸다. 그렇다면 라이선시는 어떤 점을 눈여겨볼까. 라이선시는 이 캐릭터를 쓰면 성공할 것이란 확신을 원한다. 차별화되면서 활용할 데가 많고 계약 조건도 괜찮다면 당신에게 손을 내밀 가능성이 높다.
1. 시장성
라이선시는 돈이 될지 안 될지를 판단한다. 어떤 연령대와 어떤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이 캐릭터를 좋아하는지, 온·오프라인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비슷한 상품들이 얼마나 팔렸는지가 판단의 기준이다. 그러니 SNS 팔로어나 좋아요 수, 댓글, 검색량, 상품 매출 등 캐릭터의 인기를 정량화해 보여줄 데이터를 꼭 챙기자.
2. 차별성
콘셉트와 디자인이 독창적이어야 상대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 비슷한 캐릭터가 많음에도 왜 이 캐릭터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캐릭터 외형과 세계관, 감성이 라이선시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풍부한 비교와 예시로 설득하자.
3. 적용 가능성
라이선시는 캐릭터를 보고 상품에 적용했을 때의 이미지를 순간적으로 떠올린다. 문구류나 생활용품, 패션 등 어느 품목에 적용할 수 있을지, 인쇄나 자수, 패턴 등 캐릭터 디자인을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 그리고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잘 쓸지를 살핀다. 제품 예시 이미지는 다다익선이란 말을 상기하자.
4. 계약 조건
캐릭터가 마음에 쏙 든다고 해서 곧장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순 없다. 계산기는 두드려봐야 하니까. 라이선시는 계약기간이나 로열티 비율, 디자인 사용 범위, 독점권 여부 등의 제시 조건을 보고 기대 수익이 얼마일지 꼼꼼히 체크한다. 유연한 자세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게 서로에게 좋으니 현실적으로 접근해보면 어떨까.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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