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꼬마마법사 <주니토니>가 화면 밖으로 걸어나왔다. 하반기부터 오프라인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온라인으로만 만나던 어린이 팬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 재미와 감동을 선물하고 있다. IP 비즈니스 보폭을 차츰 넓히고 있는 오경수 키즈캐슬 공동대표에게 글로벌 히트 콘텐츠로 떠오른 주니토니의 탄생 비화를 물었다.
어린이 음악에 주목했던 이유가 궁금하다
작곡과를 나와 2004년 음원 전문 외주 제작사를 차렸다. 광고 음악이나 로고송처럼 기업이 원하는 음악을 주로 만들다가 언제부터 제작 기간이 짧고 일감도 많은 어린이 음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키즈 콘텐츠라고 말하는데 당시에는 동요라고 부르는 게 더 익숙했다. 동요에 대중적인 선율을 입혀 퀄리티를 높인다면 차별화할 수 있다고 보고 2012년 키즈캐슬 에듀테인먼트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어린이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주니토니>는 어떻게 탄생했나?
2012년에 법인으로 전환한 이유는 종합 키즈 콘텐츠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였다. 당시 키즈 콘텐츠 시장이 한창 커지던 때였는데 그 흐름에 올라타려면 캐릭터 IP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4∼5년 정도 피코와 친구들이란 아기 돼지 캐릭터를 내세워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캐릭터의 생명력이나 정체성이 없다는 걸 느꼈다. 소비자가 콘텐츠는 많이 찾지만 캐릭터는 찾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독창성과 정체성을 염두에 두고 새 캐릭터를 개발하기로 했다. 처음엔 동물 캐릭터를 떠올렸다가 차별화하기 어려울 것 같아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 캐릭터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다 깔깔마녀와 빛깔요정이란 에피소드에 나온 캐릭터를 조금씩 다듬고 발전시켜 2019년에 주니토니를 처음 선보였다.
성장세의 발판이 마련된 건 언제였나?
2019년 7월에 유튜브에서 한 통의 메일이 날아왔다. 키즈 채널 정책이 변경돼 맞춤형 광고 등 일부 기능을 제한한다는 내용이었다.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꾸준히 커나가고 있었는데 그 이후부터 수익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그때 키즈 콘텐츠 제작 방향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 캐릭터 IP 사업 준비도 한창이었는데 이걸 하는 게 맞는 건지도 종잡을 수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듬해 중반부터 조회 수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해 2021년부터는 수익 규모가 2019년의 4∼5배를 넘어섰다. 그때를 돌이키면 “수익과 인지도를 맞바꾼 시기였다”고 우리끼리 얘기하곤 한다. 결국 양질의 콘텐츠가 즐거움을 줬기에 시청자가 꾸준히 유입된 게 아닌가 자평한다.
인기 비결은 뭐라고 보는가?
활발한 마케팅도 있지만 무엇보다 콘텐츠의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자체 분석 데이터를 보면 일반 가정보다 어린이집, 유치원 같은 교육 현장에서 콘텐츠를 꾸준히 소비하고 있다. 아이에게 안심하고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란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단순히 조회 수를 높이려고 의미 없이 찍어내는 게 아니라 유익함과 즐거움을 주고 어른도 행복해지는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한 점을 소비자들이 인정해주는 거라 보고 있다.
오프라인 사업 전개는 순탄했나?
2020년부터 직접 상품을 만들어 주니토니를 화면 밖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시도를 많이 했다. 하지만 넘치는 의욕과 달리 시장에 진입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래서 상품화 사업을 위한 기본 전략과 R&D는 유지하면서, 올 하반기부터 공연 분야로 방향을 바꿨는데 여기에서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봤다.
7월 캐릭터라이선싱페어에서 반응이 꽤 좋았던 주니토니와 댄스댄스 이벤트를 현대백화점에서 세 번 열었는데 오픈런과 웨이팅이 있었을 정도로 호응이 폭발적이었다. 시청자가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이들의 반응을 현장에서 직접 보니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를 새삼 깨달았다. 한 아이가 팝업스토어에서 주니토니를 보고 “너무 행복해”라고 말하는 걸 듣고 정말 감격스러웠다. 코어 타깃인 3∼5세가 보내는 사랑을 직접 확인하니 감동이 밀려왔다.
내년에는 어떤 전략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것인가?
공연 사업을 좀 더 확대해나가겠다. 주니토니를 양질의 음악 콘텐츠로 인식하고 있는데 정작 음악을 활용한 오프라인 공연이 없었다. 내년 3월 초연을 목표로 현재 대극장 어린이 가족 뮤지컬을 준비하고 있다. 무대구성이나 장치, 연출 등의 완성도를 높여 일반적인 공연 수준을 넘는 뮤지컬 작품을 보여주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아이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지고 듣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공연을 보여주겠다. 또 내년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TV시리즈 애니메이션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2D 영상은 MBC, 유튜브, OTT에서도 볼 수 있는데 3D 애니메이션을 통해 주니토니의 탄생과 세계관을 보여주겠다. 앞으로 주니토니가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선 필수라고 생각한다. 공동 투자사를 찾고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란다. 함께 할 파트너는 언제든 환영이다. 트레일러 영상이 나오면 키즈스크린 서밋에 나가볼 계획이다. 라이선스 사업도 전문가와 손잡고 내년부터 다각화하겠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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