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독립애니메이션의 현주소_최유진이 바라본 독립애니메이션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06-29 08: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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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해마다 6월이면 비행기 타고 유럽으로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인 2019년까지는 해마다 6월이면 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2주 동안 나란히 개최되는 자그레브 애니메이션 영화제(이하 자그레브)와안시 애니메이션 영화제(이하 안시)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두 영화제는 오래전부터 세계 4대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불려왔고 그 명성에 걸맞게 세계 많은 작가들과 관계자들이 찾았다. 이들 영화제는 상영하는 작품이나 스타일 , 분위기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한 해 동안 만들어진 독립 애니메이션의 경향을 살피는 데 빼놓을 수 없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독립애니메이션의 강국 프랑스

자그레브와 안시 두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작품들의 제작국가를 살펴보면 프랑스 작품이 다른 국가에 비해 월등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랑스는 예술 관련 지원정책이 잘돼 있는 국가로 알려져있다. 우리나라 영화진흥위원회에 해당하는 프랑스 국립영상센터 CNC는 독립예술영화를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으며 그 규모도 한 해 약 4,000억 원에 이른다. 아르떼 TV , 카날 플러스 등도 예술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프랑스 단편애니메이션은 프로덕션 중심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아 여러 프로덕션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는데 오뜨 드 미뉴(Autour de Minuit) , 미유(MIYU) 등이 최근 활발히 활동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프로덕션이다.

 

 

아시아 작품들의 부상

자그레브와 안시 , 오타와 등 세계 주요 영화제의 작품 대부분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에서 만들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작품들이 주요 영화제에서 꾸준히 상영되고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이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중국 , 일본 외에 두드러진 아시아 국가는 대만이다. 안시와 자그레브의 학생 경쟁 부문에서 3편의 작품이 상영되는 등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되고있다. 특히 단편 경쟁에 오른‘Night Bus’는 클레르몽페랑 국제 단편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 이란 , 이스라엘, 싱가포르 작품들이 본선에 올랐고 파키스탄 애니메이션 ‘ SWIPE ’ 가 자그레브 경쟁 부문에이름을 올렸다. 

반면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알려져 있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자그레브 경쟁 부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 안시에도 일본 작품으로 표기된 것은 있지만 일본인 감독이 만든 것은 아니어서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이를 두고 일본 작가들이 꾸준히 작업할 수 있는 지원정책은 부족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산업의 발달로 애니메이션 회사나 관련 분야로의 취업이 활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점점 늘어나는 단편작 러닝타임

예전에는 독립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의 길이를 이야기할때 10분 내외라고 하면서도 정작 10분을 넘는 작품은 손에꼽을 정도로 적었다. 특히 영화제처럼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 긴 작품 1편을 상영하기 위해선 짧은작품 2편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에 러닝타임이 긴 작품이상영되는 건 더욱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의 흐름은 달라졌다. 15분 내외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러닝타임이 10분을 넘기는 작품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10분을 넘으면서도 내용 전개의 부족함이나 타이밍 또는 편집의 아쉬움은 찾아보기 힘들다. 5월에 열린 독일 슈투트가르트 애니메이션영화제 국제 경쟁 부문에 상영된 작품들을 보면 총 48편중 무려 23편의 러닝타임이 10분을 넘었고, 4월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편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 ‘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의 분량도 12분이었다. 이러한 변화는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이 발달하고 새로운 플랫폼들이 출현하면서 미디어 환경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단편 작가들의 층이 두터워지면서 스토리텔링이나 연출력을 통해 더 긴 호흡의 작품을 만들어보려는 도전이 활발해진 점도 있다. 그리고 단편을 길게 만든다는 건 적절한 예산 확보와도 이어진다는 점을 생각할 때각국의 지원정책이나 산업 환경의 변화도 이와 맞닿아 있다고 보여진다.

 

 

집에서 만나는 온라인 영화제

지난해는 코로나19로 많은 영화제들이 혼란을 겪었다. 우리나라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이라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사례들이 많았지만 많은 유럽 국가들은 온라인만으로 영화제를 열었다. 물론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지난해 경험을 바탕 삼아 온라인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영화제 개최를 조심스레 준비하는 분위기가 감지 되고 있다. 안시는 지난해 독자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온라인 상영을 시도했지만 서버가 불안정해 아쉬움을 남겼다. 자그레브는 코로나19보다 지진 때문에 영화제를 연기했지만 오프라인으로 열었고 , 올해 역시 오프라인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슈투트가르트는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작품만이 아니라 네트워킹이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많은 영화제들이 온라인으로 변경되면서 현지에 직접방문해 사람들을 만나던 기회는 줄었지만 , 예전에는 전혀가보지 못했던 영화제를 접할 수 있게 됐다. 물론 편안하다는 이유로 감상을 미루다가 못 보게 되는 경우들도 많지만말이다.

 

 

작품과 함께 다시 만날 날을 꿈꾸며

영화제만큼 세계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독립애니메이션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은 없다. 한 해의 경향을 살피고 작품과 작가들을 만나며 교류하던 곳이 바로 영화제다. 현지에 가지 못해 온라인으로 해외 독립애니메이션을 만나고 있는 상황이 무척 아쉽다. 어서 빨리 서로가 만나 더욱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최유진

  ·(사)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사무국장

  ·인디애니페스트 영화제 집행위원장

  ·애니메이션페스티벌 심사위원·자문위원 활동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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