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을 마무리하며 _ 콘텐츠 크리에이터 김중대의 시시콜콜 ❿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08-2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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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병졸의 종기를 입으로 빨다
위나라에 오기라는 사람이 있었다. 오기는 진나라의 성 5개를 빼앗는 공을 세우고 병영을 순찰하고 있었는데 병졸 중 종기가 난 자가 있었다. 오기는 많은 병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스스럼없이 병졸의 그 종기를 입으로 빨았다. 그 소문을 들은 병졸의 어머니는 통곡했다. “ 과거에 오공이 그 아버지의 종기를 빨아 후퇴할 줄 모르고 싸우다 죽었는데 지금 또 그 자식을 빨았으니 나는 그가 어디에서 죽을지 모르겠다. ” 오기가 종기를 빨아준 그 병졸은 오기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다 죽을 것이라는 모성의 예감이었으리라.
오기는 전쟁 중에 병사들과 똑같은 막사에서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음식을 먹었다고 한다. 조직은 권위의식과 강압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며 , 감동과 배려로 스스로 일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리더의 자질이라 생각한다.
온 · 오프라인에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 글귀 중 리더(Leader)와 보스(Boss)의 차이라는 글은 회사를 경영하는 많은 대표가 주의 깊게 숙지해야 할 내용이라 생각한다. 당신은 리더인가 , 보스인가.
용장 , 지장 , 덕장 손자병법의 손무는 장수를 용장 , 지장 , 그리고 덕장으로 나눴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담당자를 불러 책망하는 리더가 있다. 결재 라인을 통해 보고와 진행 상황이 충분히 공유됐음에도 결과에 대한 책임을 담당자에게 떠넘기는 리더는 전쟁에서 병사 뒤에 숨어 목소리만 높이는 장수와 같다.

업무의 최전선에서 솔선수범하며 결과에 책임지는 리더라면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겠지만 , 책임을 담당자에게 넘기게 된다면 직원은 수동적으로 시키는 것만 하게 될 것이다. 이래서 조직은 용장이 필요하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5분 더 잘까 , 지금 일어날까라는 선택부터 점심시간 메뉴 등 사소한 일까지 우리의 삶은 순간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업무도 마찬가지다. 리더는 늘 올라오는 기안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 모든 선택에 대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리더는 가끔 경험해보지 못한 신규사업이나 새로운 일까지 결정해야 하는 일들이 생긴다.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선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평소 자신만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놓는 것이 좋다.
필자는 결과 예측이 어려우면 먼저 이익(Benefit)과 위험요소(Risk factors)를 비교해 사업을 진행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결정한다. 또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과 업무에 대한 명확한 지시 등을 고민한다. 이래서 조직은 지장이 필요하다.
필자는 운 좋게도 직원에게 감동을 주는 리더를 만나본 경험이 몇 번 있다. 아동복 회사에서 캐릭터 사업 부서장으로 근무할 때였다. 휴일을 맞아 임원진이 직원 가족들을 호텔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이 자리에서 대표이사는 “ 부서장은 우리 회사에서 꼭 필요한 인재라서 퇴근이 늦으니 부디 이해 바랍니다 ” 라고 아내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직원뿐아니라 가족까지 챙기는 세심함에 아내는 감동했다. 덕장을 만난 것이었다.

변화에 대처하라
10년 전과 비교할 때 최근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환경은 정말 열악하다. 낮은 단가로 제작하는 중국 , 태국 , 베트남 , 인도네시아 등과 OEM 경쟁을 피할 수 없고 요즘 투자환경이 최악인 창작 애니메이션은 더욱 그렇다.
살아남기 위해 국내 애니메이션 리딩 기업들은 직접 제조 및 유통으로까지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신사업 요소에는 두 가지가 있다. 니즈(Needs)와 시즈(Seeds)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사업이 있고 기업의 기본역량을 바탕으로 사업을 연계하며 확장하는 방식이다. 이제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완구 , 출판 , 의류를 직접 만들어 유통한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 판단된다.
그나마 미래에 대한 예측과 수요를 대비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미디어 플랫폼 환경이 바뀌고 주 시청 타깃도 변화하고 있다. 콘셉트도 당연히 바뀐다. 로봇이 등장하는 유아용 타깃의 TV시리즈에서 애니메이션 기획에 변화를 줘야 하고 제작 외에 다양한 캐시카우 비즈니스를 발굴 해야 하는 점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서 존재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제작사도 변화에 적응하는 사업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칼럼을 마치면서
10개월 전 월간<아이러브캐릭터>에 10회분의 칼럼을 기고하기로 했는데 이번 칼럼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처음에는 제목처럼 실무 중심의 시시콜콜한 내용으로 글을 작성하려고 의도했으나 애니메이션 회사 대표님들을 만나면서 조직관리와 기획에 초점을 맞춰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스튜디오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거나 다년간 제작에 대한 경험을 쌓아 애니메이션 회사를 창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D나 코디네이터로 OEM 일거리를 확보해 창업하는 사례도 있었다. 제작에 대해서는 감히 필자가 논할 내용이 없다. 창업하는 경영자들은 제작에 대해선 이미 프로다.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하면 세무회계 등 낯선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그 업무는 그나마 세무 대리인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조직관리는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앞서 얘기했듯 국내 창작환경은 열악하다. OEM을 통해 제작기술이 충분해도 창작은 또 다른 세상이다. 견적 , 수주 , 제작 , 납품의 사이클로 진행된 OEM과 달리 창작은 기획 및 투자 , 제작 , 방영 등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TV 방영으로 모든 과정이 끝나는 게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업으로 돈을 벌어 투자자에게 자금을 상환해야 할 의무도 뒤따른다. OEM과 달리 홍보 , 마케팅도 알아야 하고 라이선스 , 배급 , 제조 , 유통 등 알아야 할 지식의 범위는 더 넓어진다.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느낀 점과 조직관리에 대한 철학을 지면을 통해 공유하고자 했다. 앞으로는 개인 블로그(https://blog.naver.com/jdkim612)에서 실무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10개월간 지면을 허락해주신 월간<아이러브캐릭터>에 감사드리며 대한민국 모든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 사진제공 : 김중대 기획이사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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