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을 보는 미묘한 감정을 그림에 담는 게 그렇게 좋을 수 없어요 _ 박지현 작가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06-22 08: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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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보자마자 웃음이 터져 나오는 유쾌한 그림을 그린다 , 사람에 대한 관찰력과 인물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제대로 탄생할 수 없는 캐리커처를 그린다. 사람을 바라보는 그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인물의 특징과 개성을 담아내 많은 이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리커처 작가 박치현이다.


 

 

 

간략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캐리커처 작가로 활동 중이다. 캐리커처는 사람의 얼굴 특징을 과장해 그린 그림이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그림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누구보다 사람 얼굴의 포인트를 잘 잡아내 그림으로 묘사해낼 수 있다.

 

캐리커처 작가의 길에 들어선 계기는? 2012년 우연히 홀로 떠난 일본 여행이 계기였다. 도쿄 도심 한복판에 번듯한캐리커처 숍이 있었다. 현장에서 의뢰인의 얼굴을 바로 그려주는 스튜디오 형태의 가게였다. 당시 일본의 캐리커처시장은 우리나라와 달랐다. 대중에게 인기가 많고 그림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분위기와 고유의 문화가 있었다. 캐리커처 자체도 내가 알고 봐왔던 스타일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재치가 있었다. 예전부터 친구들 얼굴을 웃기게 그리면서 그 그림과 주변 반응을 보고 굉장히 즐거워했는데 , 이 일이 꼭 나를 위한 일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말 그대로 심장이 뛰는 일을 찾은 것이다. 순식간에 매료됐다는 표현이 딱 맞을 것 같다. 그날 이후로 캐리커처에 매진했다.

 

 

 



일본에서 활동한 계기가 있나? 독학으로 배운 캐리커처를 페이스북에 꾸준히 올렸는데 어느 날 자신을 캐리커처 작가라고 소개한 일본인이 ‘ 내 그림이 정말 마음에 든다 ’ 며 메시지를 보내왔다. 

내 팬이 된 그분과 간간히 연락하던 중 우리나라에서 만나게 됐다. 알고 보니 그는 캐리커처 재팬이라는 회사의 직원이었는데 내게 입사 제의를 하러 온 것 이었다. 참고로 캐리커처 재팬은 일본 캐리커처 시장의 선두주자이자 수많은 작가들이 선망하는 기업이다. 정말 꿈 같은 일이었다. 그래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지 한 달 반 만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도쿄에 있는 캐리커처 재팬 본사에 입사했다.

 

일본 최대 규모의 캐리커처 대회에서 수상했던데? 재팬 그랑프리는 2년에 한 번씩 열린다. 

여느 국제대회처럼 여러 나라에서 온 수많은 작가들이 소통하고 경합을 벌이는 일본에서 가장 큰 캐리커처 행사다. 캐리커처 재팬에서 근무 한 지 1년 정도 됐을 때 회사의 지원을 받아 대회에 참가했다.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해외에서 펼친 첫 경험이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대상을 받았다. 그때 한국과 일본에서 많은 축하와 인사를 받았다. 캐리커처 재팬 직원 중에서도 최초 수상자라고 했다. 당시 회사 내에서 거의 유일한 외국인이었는데 일한 지 얼마 안 된 외국인 직원이 대상을 받자 회사가 들썩일 정도였다.

 

 

 

영상애니메이션을 전공했는데? 영상애니메이션학과에 들어갔지만 애니메이션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동적인 것보다 정적인 걸 더 좋아했다. 멈춘 그림이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다고 느꼈다. 그 순간을 포착해 두드러진 특징만을 잡아내는 그림이 내게 어울렸다. 영화보다 책이 상상력을 더 자극하지 않나. 다 보여주는 것보다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해 머릿속에 자유로운 그림을 펼쳐가는 것이 좋 다. 그래서 멈춘 그림의 매력이 더 크게 다가온다. 캐리커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뭐라고 말을 거는 것 같지 않은가.

 

 

 

 

 


우리나라에서의 활동을 소개해달라 2019년 가을에 귀국한 이후 중 · 고교 , 특성화학교 , 문화센터 등에서 제의를 받아 강사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또 또래 작가들과 함께 소소하게 화실을 운영하며 아이패드를 활용한 인물 드로잉을 가르치고 있다. 작품도 틈틈이 그리면서 개인전도 열었다.

 

아이패드로도 그림을 그리나? 손으로 그리는 그림만 고집하지 않는다. 시대 흐름에 맞춰 디지털 일러스트나 드로잉 능력 역시 이 시대에 필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해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수작업 또는 디지털 중 무엇이 더 낫다고 말하기보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난 둘 다 좋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그림들은 대부분 디지털 일러스트다.

 

 캐리커처 작가로서 느끼는 보람이 있나? 대상을 바라보는 인간의 미묘한 감정과 시선 , 관점 등을 포착한 뒤 이를 그림에 녹여내 대중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을 좋아한다. 내 그림을 보고 공감해줄 때 작가로서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


영상애니메이션을 전공했는데? 영상애니메이션학과에 들어 갔지만 애니메이션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동적인 것보다 정적인 걸 더 좋아했다. 멈춘 그림이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다고 느꼈다. 그 순간을 포착해 두드러진 특징만을 잡아내는 그림이 내게 어울렸다. 영화보다 책이 상상력을 더 자극하지 않나. 다 보여주는 것보다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해 머릿속에 자유로운 그림을 펼쳐가는 것이 좋다. 그래서 멈춘 그림의 매력이 더 크게 다가온다. 캐리커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뭐라고 말을 거는 것 같지 않은가.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면? 몇 년 전 KBS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MC 유희열 씨가 내가 옛날에 그린 캐리커처를 들고 나와 ‘ 이거 그린 친구 내가 꼭 찾는다 ’ 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적이 있었다. 내가 그린 그림을 보며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날 찾아주면 그야말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밖에도 주로 유명인이나 인기 있는 작품의 주인공들을 캐리커처로 그려 SNS에 올리는데 그림을 그리는 나도 즐겁고 주변 반응도 참 재미있다. 요즘은 유튜브 채널에 가끔씩 드로잉 영상을 올리거나 라이브방송을 한다. 많은 분들이 보진 않지만 소소하게 소통하는 느낌이 좋아 계속하고 싶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여태까지 그린 작품이 거의 몇 백 점에 달하는데 이를 담은 작품집을 내보고 싶다. 그리고 일 본의 캐리커처 숍을 우리나라에서도 내보고 싶다. 예전에 도전해본 적이 있어서 쉬운 일이 아니란 건 알지만 우리나 라에서 캐리커처 문화를 제대로 정착시켜 보고 싶은 마음 이 크다. 또한 인물 피규어나 굿즈 상품 제작을 위한 기업 과의 콜라보레이션도 기획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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