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행복과 울림 가득한 그녀만의 소소한 이야기 _ 오늘도 잘 살았습니다 _ 류승희 작가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09-13 14: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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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사진제공: 류승희 작가

 

조금 느리지만 사각사각 긋는 느낌이 좋아 연필로 만화를 그린다는 작가 류승희가 전하는 이야기는 소소하지만 울림은 가득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 , 삶과 사람 사이에서 엮이고 벌어지는 수많은 감정과 사건 속에서 잔잔한 행복과 인생의 반짝이는 의미를 발견해 나지막이 읊조린다. 같지만 다르고 흔하지만 특별한 우리 삶에 건네는 그녀의 일기만화 속 독백이 따뜻하면서도 살갑게 느껴지는 이유다.


▲ 사진제공: 류승희 작가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10년 정도 꾸준히 출판만화를 그리고 있다. 지난 2013년 ‘ 나라의 숲에는 ’ 이라는 만화를 출간한 이후 어른 만화와 어린이 만화를 번갈아 작업하고 있다. 지금은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 검정마녀 미루 ’ 를 2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SNS에 ‘ 틈틈이 , 사소한 기록 ’ 이라는 일기만화도 올리고 있다.


대표작품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 나라의 숲에는 ’ , ‘ 그녀들의 방 ’ , ‘ 오늘도 잘 살았습니다 ’ , ‘ 나리나리 고나리 ’ , ‘ 검정마녀 미루 ’ 를 출간했다. 스스로 대표작을 뽑는 것이 조금 어려운데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한 작업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 오늘도 잘 살았습니다 ’ 는 특정 달이나 계절의 자연에 대해 묘사하는 일본 고유의 시 형식 하이쿠와 만화를 결합한 형태의 짧은 만화 모음집이다. 만화와 에세이가 같이 실려 있는데 처음 시도해보는 작업이어서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은 책이다. 그리고 지금 연재하고 있는 ‘ 검정마녀 미루 ’ 는 제목 그대로 마녀가 주인공인 만화다. 어린시절 좋아했던 마법세계를 그릴 수 있어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

 


 

작품들을 소개해달라 첫 책인 ‘ 나라의 숲에는 ’ 은 서른을 앞둔 여자 친구들이 떠난 4박 5일간의 일본 여행기다. 취업 , 사랑 , 결혼 , 독립 등 각자의 고민을 안고 있는 친구들이 같이 여행하면서 별것 아닌 일에 싸우고 상처받기도 하지만 그녀들만의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을 만든다.
‘ 그녀들의 방 ’ 은 엄마와 세 자매의 일상을 다룬 옴니버스 단편집이다. 회사에서 해고당한 엄마 , 5년째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첫째 ,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화를 그리는 둘째 ,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는 대학생 셋째 . 지하 셋방 작은 집에서 힘겹게 하루를 버텨내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로 개인적인 체험에서 소재를 얻은 게 많은데 아이가 태어난 후로는 작업 방식도 좀 달라졌다. 아이들이 작업의 소재가 되거나 아이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많다. 지금 연재하고 있는 ‘ 검정마녀 미루 ’ 는 아이와 대화하던 중 문득 떠오른 생각으로 그리게 된 작품이다. 어린이집에 다니던 아이가 점점 성별에 대한 개념을 알아가는 것을 보고 남자아이가 마법사가 되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주인공인 남자아이 미루는 마법 고양이 오리의 계략으로 검정마녀의 후계자가 된다. 마법사가 될 마음이 없던 미루는 마법을 배우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모험을 겪으면서 진짜 마법사로 성장하게 된다. 이전에 작업했던 ‘ 나리나리 고나리 ’ 도 아이와 함께 엄지공주 동화를 듣다가 우연히 떠오른 이야기가 발단이 돼 만들었다.

향후 라이선싱 사업에 대한 구상이 있는가? 라이선싱 사업을 잘 몰라 특별히 생각해본 적은 없다. 다만 책을 출간할 때 괜찮은 굿즈를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기회가 된다면 지금 연재 중인 어린이 만화의 캐릭터 상품을 만들어보고 싶다.


독자들에게 한 마디 수년 째 출판시장은 어렵고 출판만화는 더 어렵다고 하지만 어찌어찌 계속 만화를 그리고 있다.
만화가 좋고 책이 좋아 만화책을 만들고 있다. 또 그 책을 읽는 누군가가 있어 오늘도 책상에 앉아 만화를 그린다. 가끔은 휴대전화만 들면 볼 수 있는 웹툰 대신 좀 수고롭더라도 만화책을 찾아 읽는 건 어떨까. 뜻밖의 즐거움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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