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윤 독립애니메이션협회장은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한 번 없어지면 다시 복구하기 힘든 지원사업을 그대로 유지했고 앞으로 주기적으로 만나 소통하기로 한 만큼 논의의 불씨를 살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 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시의원과 담당자들을 만나 설득하고 소통, 협력하면서 지원예산이 더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덧붙였다.
현재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을 지원하는 기관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SBA 콘텐츠본부다.
콘진원은 장편과 단편을 포함한 독립애니메이션 16편 제작에 총 10억 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자들이 사업자 형태를 갖추어야 하고 실질적으로 제작을 도맡은 본인의 인건비를 책정할 수 없다는 제약이 뒤따른다. 이에 비해 SBA는 지원자도 인건비를 책정할 수 있는 등 지원요건이 상대적으로 유연해 창작자들의 지원율이 높다.
국산 단편 애니메이션이 각종 해외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는 사례가 늘면서 영상판매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김현주 감독의 마이 차일드(My Child)는 프랑스 배급사 휘핏과 프랑스, 스위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에서의 개봉을 전제로 5년간의 극장배급 계약을 체결했다. 허수영 감독의 조금 부족한 여자는 미국, 프랑스와 배급판권 계약을, 김강민 감독의 꿈과 박지연 감독의 유령들, 이상화 감독의 운석이 떨어졌으면 좋겠어(Misery Loves Company)는 스페인 방영을 위한 판권 계약에 성공했고 김리하 감독의 마스코트는 덴마크에 교육용 판권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공공부문 적극 지원 나서야”
업계는 이처럼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단편 애니메이션의 제작 활성화를 위해 공공부문이 더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는 단편 애니메이션이 사라지면 다양성이 줄고 신진 창작자들이 진입할 수 있는 길이 막혀 결국 산업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양성과 참신함을 추구하는 창작자들이 만드는 단편작품들은 애니메이션산업을 지탱하는 풀뿌리이자 역량 있는 감독을 배출하는 인큐베이터 같은 것” 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상업성에서 자유로워야 창의성, 가능성, 실험성이 발휘될 수 있다” 며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공적 영역이 지원에 적극 나서 제작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 고 말했다.
장 회장은 “수많은 인디밴드가 결성되고 수많은 독립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애니메이션도 단편작들이 더 많이 나와야 산업의 생태계가 풍성해지고 기반이 더욱 튼튼해질 수 있다” 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화 부산행, 넷플릭스 히트작 지옥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처럼 단편 감독 출신들이 상업작품 영역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며 “창작자들이 경험을 쌓으면서 산업으로 편입돼 성장을 견인해나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려면 단편에 대한 더 많은 지원이 절실하
다” 고 덧붙였다.
한편 조현래 콘진원장은 지난 5월 국제영화제에서의 잇단 수상소식과 관련해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볼 수 있기에 독립애니메이션 제작은 공적 영역에서 반드시 지원해야 하는 분야” 라고 밝혀 향후 독립애니메이션 제작지원 확대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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