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의 한국 애니메이션: 근현대사 - 45 _ 이남국 교수의 애니메이션 아카이브 56

이남국 교수 / 기사승인 : 2022-04-25 08:00:05
  • -
  • +
  • 인쇄
Column

.

1974년 9월 17일 매일경제는 “미국의 월트 디즈니는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의 늪지대를 헐값에 구입, 지금은 세계 제일의 꿈의 도시 월트 디즈니 월드(Walt Disney World)를 건설했으며 지가는 엄청나게 올랐다. 누구나 이 디즈니를 처음에는 정신병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라고 전하면서 투자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는 애니메이션이나 테마파크 사업이 모험에 가까운 사업임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테마파크는 한국 애니메이션처럼 딱히 고유의 색깔이 드러나지 않을뿐더러 국적을 알 수 없을 만큼 특징이 없는데, 일본과 미국의 영향권 아래에서 살아온 세대들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인사동 전통거리에서 파는 상품 대부분이 중국 상품이란 점을 보면서 ‘우리는 자존심도 없나?’ 라는 생각이 든다. 돈만 된다면 민족적 자존심도 내팽개치는 행태가 과연 옳은 것인가를 심사숙고해봐야 할 대목이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따져보자면 입시에 필수인 국어, 영어, 수학만 잘할 것이 아니라 역사, 과학, 도덕, 예술, 체육 등 다방면에서 균형 잡힌 지식과 견해를 가져야 ‘우리의 것’ 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애니메이션 관련 산업도 우리의 것이 있어야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오로지 국어, 영어, 수학에만 집중하는 것만으로는 답이 없다. 

 

1974년 9월 28일 동아일보는 “KBS와 MBC TV가 프로그램을 개편하고…(중략)…TBC TV도… (중략)… 작업을 완료했다. MBC TV 어린이 대상 프로는…(중략)…우주의 왕자 빠삐, 원시소년 돌치…(중략)…등을 요일별로 집중 편성했다” 고 보도했다.
애석하게도 우리 어린이들의 미래를 함께 책임져야 할 국내 방송사들이 분별력을 잃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여전히 일본 만화영화들은 우리 안방의 깊숙한 곳, 중요한 자리를 계속 차지하고 있었다. 

 

1974년 12월 18일 경향신문은 ‘동경에 디즈니랜드-600 에이커 오락시설 검토’ 란 제목의 기사에서“ 디즈니 산업공사는 일본의 미쓰이 부동산 주식회사 및 게이세이(경성) 전철 등과 합작으로 일본에 유원지를 설립하는 문제를 두고 상담을 벌이고 있다. 현재 계획으로는 유원지를 동경만 지바현을 중심으로 600에이커 대지에 세울 예정인데 디즈니 측은 기획, 설계, 기술 및 경영 경험을 제공할 것이나 아직 양측 간에 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채 상담이 계속되고 있다” 고 전했다. 한국도 과거 수차례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유치하려고 노력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도쿄 디즈니랜드(Tokyo Disneyland, 東京ディズニ-ランド)는 일본 도쿄 근교의 지바현 우라야스시에 위치한 46만 5,000㎡ 규모의 테마파크로 1983년 4월 15일 미국 외의 지역에서 개장한 첫 번째 디즈니랜드다. 이곳은 월트 디즈니의 이매지니어링팀이 캘리포니아의 디즈니랜드와 플로리다의 매직 킹덤과 같은 양식으로 건설한 세계적인 놀이시설이다. 

 

1974년 12월 18일 동아일보는 ‘물의 빚던 성인만화 사전심의 자진 요청’ 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성인만화가 폭력과 외설 문제로 경찰의 단속을 받고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게 되자 만화업자들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성인만화의 사전심의를 받겠다고 나서 주목되고 있다.…(중략)…한국도서잡지윤리위원회는 1968년부터 아동만화에 대한 사전심의를 해왔으나 성인만화에 대해서는 사후심의에 그쳐왔다.…(중략)…출판업자들은 이 건의문에서 성인용이란 점을 참작해 아동만화의 심의기준과는 다른 차원에서 심의 기준을 완화해줄 것도 아울러 요구했는데 문공부는 원칙적으로 이 요청을 수락했다. 한편 도서잡지윤리위원회는 업자들의 요구를 수락, 지난주부터 성인용 만화의 사전심의 를 시작했다” 고 보도했다. 이는 당국이나 업자 모두를 위한 청신호로 작용했다. 

 

1974년 12월 23일 경향신문은 “ 만화영화 눈사람, MBC TV, 어린이를 위한 성탄 선물이다.

캐럴 눈사람을 영화화한 것. 어린이는 물론 성인이 봐도 재미있는 러닝타임 30분의 애니메이션 뮤지컬이다” 라고 소개했다. 

 

1974년 12월 30일 매일경제는 “MBC-TV는 새해 1월 4일부터 새 만화영화 서부소년 차돌이를 내보낸다.…(중략)…개척시대의 서부를 배경으로 한 게 특징” 이라고 전했다.

서부소년 차돌이(1975 MBC , 황야의 소년 이사무)는 일본 만화영화였다. 문제는 일본 만화영화가 나쁘거나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방송사들이 한국의 문화와 정서가 담긴 재미있는 만화영화를 제작, 방영하기는커녕 오로지 수입단가가 매우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일본 만화영화만을 수입해 방영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옛날에 일본이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영화들을 수없이 제작, 수출한 덕분에 적어도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었다는 면에서 보면 도리어 일본 만화영화 제작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화영화는 국가, 인종, 국적, 피부색, 종교, 정치 그리고 이념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1975년 1월 11일 동아일보는 “TBC TV는 15일부터 매주 수요일 밤 6시 10분에 새 만화영화 마술왕 샤잔을 내보낸다.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마술반지에서 힌트를 얻어 제작되었다는 이 오락 만화영화는 모험을 즐기는 소년과 소녀가 끼고 있는 반지의 종인 샤잔이 마련해준 하늘을 나는 말을 타고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갖가지 모험을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 소개했다. 샤잔(Shazzan)은 1967년 미국 하나 바베라의 작품으로 알라딘 마술램프와 비슷한 이야기다. TBC TV가 하늘을 나는 낙타를 말로 소개한 이 작품은 램프가 아니라 2개로 잘려진 반지를 하나로 맞추면 샤잔(지니)이 나타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원래 알라딘도 요술램프가 아니라 반지였다고 한다.

 

 

 

 

 

이남국
· 전 홍익대 조형대학디자인영상학부 애니메이션 전공교수
· 전 월트 디즈니 &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감독 및 애니메이터
· 국립공주대학교 영상예술대학원 게임멀티미디어학과 공학석사
· CANADA SENECA COLLEGE OF APPLIED ARTS & TECHNOLOGY

 




아이러브캐릭터 / 이남국 교수 master@ilovecharacter.com

[저작권자ⓒ 아이러브캐릭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