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오리지널 시리즈 작품 개발부터 방영까지 _ 안홍주 PD의 글로벌 소식 14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12-30 08: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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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가 기획한 시리즈 애니메이션 A Tale Dark and Grimm(어두운 그림왕국의 무서운 그림동화 이야기)이 10월 초부터 넷플릭스에서 방영됐다. 작품에 대한 호평은 물론 여러 나라에서 시청률 톱10에 드는 등 지난 몇 주간 반응이 꽤 좋아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 외에도 여러 OTT들이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볼 수 있는(Co-Viewing) 콘텐츠에 비중을 두는 상황에서 이번 작품의 선전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참고로 한국에서도 나름 인기 있었던 실사 드라마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Strange Things)가 미국에서는 OTT의 대표적인 동시 시청(Co-Viewing) 콘텐츠로 인용된다.)

 

작품 발굴에서 옵션 권리 확보까지의 첫 단계
이번 칼럼에서는 당사의 사례를 토대로 북미지역에서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작품 개발 , 납품 , 방영까지의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한국과 상황이 조금 다를 수 있으니 참고 바란다.)
우선 프로듀서의 주 업무이기도 한 작품 발굴 과정이 중요하다.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는 3∼4년 전 평소 소통하던 작가 에이전시(Literary Agent)가 어느 날 “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이니 한번 살펴보라 ” 며 권유한 책 때문이었다. 애덤 기드비츠란 작가가 쓴 3권의 시리즈였는데 독일 그림형제의 세계적인 명작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잔혹사 버전을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볼 수 있는 내용으로 각색한 것이었다. 책을 읽은 후 OTT용 시리즈와 극장판으로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애니메이션 제작을 결정했다.

애덤 기드비츠 작가의 

A Tale Dark and Grimm
(시리즈 3권 중 2번째 책)


이에 따라 제일 먼저 작가 , 에이전트와 몇 주간에 걸쳐 협의한 끝에 책에 대한 옵션 계약을 맺기로 했다. 할리우드에서 원작 사용의 권한을 얻는 데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활성화된 계약인 옵션 딜은 일정 기간 원작의 독점적 개발 및 제작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 장치다. 이를 위해 작가의 지명도 , 책 판매량 등을 기준으로 옵션권에 대한 대금을 지급한다.
그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초대형 베스트셀러 원작의 사용권 확보를 위해 지급해야 할 대금이 수억 원 이상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연간 5,000달러 안팎 , 또는 1∼2만 달러 수준인 것 같다.
보통 계약기간을 1년 6개월로 정하지만 1∼2년 내에 투자가 완료돼 제작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으므로 계약 연장에 필요한 추가 옵션 대금을 준비해야 한다. 옵션에는 통상 극장용 , 방송용 시리즈 모두 제작을 추진한다는 포괄적 조항을 삽입하는 것이 제작자 입장에서 유리하다.

 

개발팀 확보 절차
옵션 계약이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했다면 이제 작품개발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당장 필요한 것은 개발 작업에 들어가는 자금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 돈은 원작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 콘셉트 방향(트리트먼트)과 초기 디자인 콘셉트를 설정하기 위한 작가 , 감독 , 디자이너 확보에 쓰인다. 작품의 타깃을 설정하고 코미디 , 액션 , 판타지 등 장르에 알맞은 작가와 디자이너 , 감독을 섭외하는 데는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우리는 드림웍스에서 20년 이상 드래곤 길들이기의 디자이너와 감독으로 일하던 베테랑 사이먼 오토에게 감독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고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또 주토피아 , 아이스 에이지 등에 참여한 할리우드 최고의 캐릭터 디자이너 피터 드 세베와 뮬란 , 배트맨에 참여한 배경 디자이너 리치 샤베즈가 합류했고 투자에 나선 영화사 소속 인력들이 스토리 개발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제작에 돌입했다.

처음에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방향을 잡고 준비했으나 작가가 속한 에이전시 측에서 “ 넷플릭스 , 디즈니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 고 전한 얘기를 들은 이후 OTT용 시리즈를 위한 스토리 개발도 병행했다.
유아동이 아닌 최소 9∼12세 이상 청소년과 어른을 겨냥해 30분 분량의 에피소드 10편으로 구성키로 하고 영화와 같은 기승전결 형태로 스토리 구조를 짰다. 다소 잔혹한 장면이나 무서운 요소 등은 최대한 코믹하고 가벼운 방식의 스토리텔링과 비주얼로 바꿨다.

10월 중순 현재 미국 넷플릭스 어린이 

분야 콘텐츠 인기 순위


2개월여가 지나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기 위한 자료 (Pitch Deck, 피치덱)를 완성했다. 배급사나 투자사에 돌리는 20∼30쪽 내외의 자료와 제작자가 보관하는 완본 등 2가지 버전으로 작성했다.
참고로 말하면 애니메이션은 실사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통상 두 단계의 개발 절차를 거친다. 첫 단계에서는 위에서 말한대로 초기 개발팀을 최소로 구성해 작품의 비전 , 스토리 콘셉트와 콘셉트 디자인 정도만을 작업한다. 예산은 작품의 난도 , 팀 등급에 따라 적게는 4∼5만 달러에서 6∼8만 달러까지 차이가 난다.
2개월 정도면 작품의 콘셉트와 세계관 , 주제 , 콘셉트 이미지 등이 도출되는데 이에 대한 반응에 따라 투자와 배급이 추가적으로 진행된다. 이번 사례는 첫 단계에서 개발된 결과물을 보고 투자와 배급이 확정된 것으로 보면 된다.

 

공략대상 선정 , 투자설명 일정 수립
원작자 등 모든 참여자가 만족할 만한 상태의 투자설명 자료가 만들어지면 어디를 공략할 것인지 , 누구를 통해 접촉해야 하는지 등을 정리해야 한다.
작품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이 높았던 우리는 여러 OTT와 방송사 , 스튜디오를 접촉키로 하고 작가 에이전시 , 내부 개발팀의 인맥을 총동원해 디즈니 , 애플 , 아마존 , 훌루 , HBO , 드림웍스 등 7개사에 대한 피칭 일정을 잡아 3개월에 걸쳐 온라인으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원작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어떤 비전을 갖고 어떤 스토리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해 창작자(감독)가 피칭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우리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넷플릭스 , 훌루 , 아마존 등과 협의를 진행했다. 훌루는 디즈니에 인수되는 과정에 있던 탓에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고 제작비 전액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아마존 역시 마찬가지여서 결국 넷플릭스로 방향을 틀었다.
처음에는 극장용과 OTT 시리즈를 같이 만들겠다는 논의가 오갔지만 당장 우선 OTT 시리즈로 시작키로 하고 2차 개발비를 지원받아 작가와 디자이너 등을 추가 영입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지속했다.

애니메이션 A Tale Dark and Grimm 중 한 장면


이후 우리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넷플릭스 , 훌루 , 아마존 등과 협의를 진행했다. 훌루는 디즈니에 인수되는 과정에 있던 탓에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고 제작비 전액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아마존 역시 마찬가지여서 결국 넷플릭스로 방향을 틀었다.
처음에는 극장용과 OTT 시리즈를 같이 만들겠다는 논의가 오갔지만 당장 우선 OTT 시리즈로 시작키로 하고 2차 개발비를 지원받아 작가와 디자이너 등을 추가 영입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지속했다.

 

최종 계약 협상 및 제작 착수
최종 계약을 위한 세부사항을 놓고 1년 정도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제작비 규모 , 제작사 , 팀 구성 , 배분 등 수많은 조건에 대한 협의 과정은 험난했으나 마침내 합의를 이뤘다.

10월 중순 현재 미국 넷플릭스
카테고리 인기 순위


제작사는 캐나다의 잼 필드(Jam Filled)를 선정했고 필자는 초기 셋업 과정에만 참여했으며 , 제작에 대한 진행은 당사 프로듀서가 맡았다.
기획부터 실제 방영까지 우여곡절이 있었고 현재 흥행 여부에 따른 수익 배분에 대한 논쟁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긴 하지만 일단 시즌2 제작이 거의 결정된 것 같아 나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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