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하반기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동향 _ 안홍주 PD의 글로벌 소식 13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11-29 08: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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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을 쓰는 시점인 2021년 10월 현재 , 미국도 다른 나라들처럼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들 조금씩 적응하면서 더불어 사는 방식을 찾아가는 것 같다.
콘텐츠 제작은 물론 영화 , 공연 등도 아직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과 같지 않지만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주부터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밉컴도 일부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돼 한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많이 참여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내년 2월 초 미국 마이애미의 키즈 스크린도 오프라인에서 어떤 규모로 진행될지 궁금해진다. 11월 캘리포니아 산타 모니카에서 열리는 AFM은 지난 여름 오프라인 개최를 발표했다가 온라인으로 급히 바꿨다. 사실 1년 이상 지켜봤지만 북미와 유럽 등은 실제 콘텐츠 판매 및 구매와 관련한 제안과 거래는 여전한 것 같다. 물론 실제 제작(영화·드라마 중심)되는 작품 편수는 줄었지만 말이다.
코로나 시국에도 비교적 비대면 산업에 속하는 애니메이션산업은 OTT로의 급격한 시장 전환 및 최근 몇 년간 발생한 여러 사회·문화적 사건과 요인에 의해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다. 필자 회사도 애니메이션 시리즈(10화)를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해 10월부터 방영했으니 말이다. 또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족이 즐기는 콘텐츠 제작 수요가 증가한 것도 두드러진 흐름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10여 개월이 지나 칼럼을 재개하는 시점에서 이번 칼럼은 애니메이션산업의 큰 흐름 몇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애니메이션 어디로 가고 어떻게 생존하고 있는가?

지난해에도 이 부분을 다루긴 했지만 가장 큰 흐름은 역시 다양성과 포용으로 요약된다.
흑인 소년을 죽인 백인 방범요원이 무죄 평결을 받자 시작된 흑인 민권운동(Black Lives Matter)과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혀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Me Too)으로 촉발된 여성과 유색인종에 대한 역할 기대 ,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저항 등이 문화 , 사회 , 교육 , 경제 등 여러 분야로 확대되면서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나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흑인과 라틴 문화에 대한 할리우드의 보다 적극적인 수용은 기본이고 제작인력 , 배우 등의 수요가 급증했다. 근래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문화와 인력 , 배우 , 원작 발굴 등이 매우 활성화되고 있다. 이제는 흑인이나 아시아계가 주연인 작품들을 어색하게 보지 않는 환경이 어느 정도 조성된 느낌마저 든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zy Rich Asian), 샹치(Shangchi) , 블랙 팬서(Black Panther) , BTS는 기본이고 여기에 한국 웹툰 , 영화 , 드라마 등도 전과 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지면을 빌려 BTS와 오징어 게임 제작 관계자들에게 큰 감사를 드리고 싶다.
작품을 소개할 때 기획 , 개발 , 제작 등에 유색인종이나 여성이 참여하고 있는가도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필자의 회사가 준비하는 여러 작품에도 문화와 인종의 다양성 및 범세계적 사회문제(기후위기, 빈부격차 등)에 대한 소재를 많이 도입하려고 한다. 투자자나 배급사도 그런 소재를 다룬 콘텐츠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원천 작품 소싱의 추세-웹툰과 유튜브 역할
원천 콘텐츠를 고를 때 베스트셀러 , 일본 만화 , 기존 인기작 리메이크 등을 선호하지만 최근에는 한국 웹툰과 유튜브 인기작이 정통 영화나 시리즈로 제작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이 선호하는 넷플릭스 , 훌루 등에서는 15∼35세가 많이 보는 웹툰 원작을 찾아 시리즈로 만드는 시도를 늘리고 있다. 핑크퐁도 유튜브 인기를 통해 미국에서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만들어져 크게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 회사도 최근 한국의 유명 웹툰 회사와 미국 진출과 관련한 계약을 맺고 연말부터 작품개발 참여는 물론 시장 개척을 위한 활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OTT의 경쟁 심화 및 미디어 시장 재편

넷플릭스가 주도하던 OTT 시장에 디즈니 , 애플 , 아마존 (최근 MGM 영화사 인수) , 훌루 (디즈니 계열로 편입) , 크런치롤 (일본 애니메이션 전문-최근 소니가 인수) , 피콕 (유니버설) , HBO Max (워너 계열) 등의 공격적 시장 진입으로 북미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앞으로 최소 몇 년은 전통적인 TV 방송은 사양길에 접어들고 합종연횡과 M&A 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각 나라의 시장 선점을 위한 로컬 OTT와의 한판 승부도 만만찮을 것이다.
북미지역의 관점에서 본 각사의 큰 차별화 전략을 몇 가지 살펴보자.
선두주자인 넷플릭스는 전 세계의 모든 연령층 , 인종 성별 구분 없이 모든 종류의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영화 , 드라마 , 다큐멘터리 , 애니메이션 등은 물론 최근에는 게임 분야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는 업계 선두주자로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나가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게임사 인수는 물론 최근에는 한국의 유명 인기 게임을 확보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한 차별화를 위해 메이저 OTT 플랫폼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장르와 사회적 이슈가 집중되는 콘텐츠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넷플릭스는 후발주자들이 북미시장에 집중하는 사이 인도 , 한국 , 남미 등의 콘텐츠에 가장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아마존은 주력 사업인 전자상거래에 비해 상대적으로 OTT 사업 비중이 적었으나 최근 MGM을 인수함에 따라 보다 공격적으로 콘텐츠 수급에 나서지 않을까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 아마존의 전략이 무언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훌루는 디즈니로 편입됐지만 북미 중심의 젊은 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참신하고 개성 있는 콘텐츠(액션, 수상작, 로맨스, 코미디 등)에 비중을 두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 모양새다.
HBO와 디즈니는 자체 그룹사의 콘텐츠가 워낙 많아 외부 작품에 대한 제작 투자가 매우 선별적이고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브랜드파워와 자금력이 좋지만 자체 작품이 없어 외부에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수급할 것 같다. 눈에 띄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차별화 전략으로 어린이에게 건전한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원작 시리즈를 구매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나 다른 OTT에서 추구하는 강하고 자극적이면서 사회적 이슈가 과도하게 담긴 콘텐츠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는 디즈니와의 경쟁 구도가 성립된다고도 볼 수 있겠다.

 

일본형 아니메 작품에 대한 수요 증가

그간 북미와 유럽 중심으로 일본 콘텐츠(소위 아니메)에 대한 제법 큰 규모의 시장이 존재했는데 , 지난해 아니메 전문 OTT 크런치롤을 소니가 인수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성장과 경쟁이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크런치롤이 주류 OTT로 진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극장판 귀멸의 칼날의 대성공도 이런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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