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그림과 만화가 좋아 카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카툰이 가진 기발함과 명료함을 사랑한 다.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갈고 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소년한국일보에 연재한 시리즈 ‘내 마음의 그림수첩’ 은 소박한 손맛과 자연의 숨결이 느껴지는 작가 특유의 감성이 살아 있다. 어린 독자들에게 마냥 순수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작가 박근용의 작품은 그의 마음을 꼭 닮았다.
자기소개 간략히 부탁드린다
방랑토끼라는 필명으로 활동 한다. 1컷 만화를 기반으로 작업하고 있다. 아직까지 히트 작은 없지만 여전히 살아 있다.(웃음) 애초에 ‘히트작을 내고 말거야’ 란 거창한 목표가 없었고 막연하게 ‘그림을 계속 그리며 살면 좋겠다’ 는 생각만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운 좋게 버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웃음) 최근 어린이 마음시툰 ‘스트라이크는 내게 맡겨’ , 그림책 ‘잠자리, 잠자리!’ 를 출간했고 내년 발표를 목표로 새 작품을 구상 하고 있다.
대표 작품은 무엇인가?
지난 2005년 소년한국일보에 연재한 1컷 만화 ‘내 마음의 그림수첩’ 과 몇 편의 단편을 엮어 2008년에 단행본으로 출간한 ‘레인북’ 이 있다. 또 2015 년에 선보인 독립출판물인 아트북 ‘CATCAT’ , 2018년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한 ‘천천히 갈게요’ 등이 있다.
작품들을 소개해달라
레인북은 서정적이고 조용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1컷 만화다. 어떤 독자가 이 책을 본 뒤 ‘착해 지는 것 같다’ 라고 남긴 소감을 인터넷에서 우연히 봤는 데, 어설프지만 지금은 절대 만들 수 없는 풋풋한 감성의 만화라고 말하고 싶다. ‘CATCAT’ 은 차기작을 고심하던 당시, 신촌의 한 거리에서 터덜터덜 걷고 있던 고양이의 모습이 인상 깊어 고양이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을 1컷 만화로 그리면서 만들게 됐다. 지금은 사라진 미투데이란 SNS 에서 하나씩 공개했는데, 그것을 모아 재구성해 독립 출판 물로 출간했다. 특별하게 만들고 싶은 욕심에 인쇄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 고생했던 기억이 남는 책이다. 다시는 이런 책을 만들지 못 할 것 같다.(웃음) 처음이라 무모했기에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자전거 여행을 소재로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린 만화 ‘천천히 갈게요’ 는 처음으로 1컷 만화를 벗어난 긴 호흡의 웹툰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다녀왔던 여행의 시간을 돌이키며 작업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로 여행하는 것 같아 흥미롭다. 여행 만화를 계속 그리고 싶은 이유다. 지금은 휴재 상태인데, 빨리 마무리 짓고 시즌2 형태로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아트북 ‘CATCAT’ 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던데?
‘CATCAT’ 을 해외에서 출판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반응을 살피기 위해 2016년 볼로냐 아동 도서전에 참가했다. 당시 몇몇 출판사가 ‘검토해보고 싶다’ 는 반응을 보여 상당히 기뻤다. 그런데 일정을 마치고 여행을 시작하려는 첫날, 로마에서 가방을 도난당했다. 자료들이 한순간에 없어지는 바람에 해외 출판의 꿈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 다.(웃음)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나니 이런 악몽 같은 경험 조차 아무렇지 않게 되고 그렇게 원했던 해외 출판에 대한 욕심도 어느덧 사라졌다. 지금은 특정 플랫폼에서의 연재나 출판에 대한 바람보다 어떻게 하면 작업을 계속 이어갈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
향후 라이선싱 사업 구상이 있다면?
예전에는 작품 속 캐릭터가 문구류에 활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작품에 좀 더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나머지는 부록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느 시점이 오면 시도해볼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자들에게 한 마디
다양한 매체가 경쟁하고 각종 콘텐츠가 무수히 쏟아지는 시대에서 이런 종류의 만화도 존재한 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커다란 파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더욱 단단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작아서 잘 보이지 않지만 반짝이는 보석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11월호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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