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의 산증인 김청기 감독이 정부로부터 문화 훈장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김 감독은 지난 10월 서울시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열린 2021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에 대한 문화훈장 수여식에서 보관 문화훈장을 수훈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격려하고자 지난 1969년부터 매년 문화예술발전 유공자를 선정해 포상하고 있으며 , 문화훈장은 15년 이상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에게 주어진다.
문화훈장은 금관 , 은관 , 보관 , 옥관 , 화관 등으로 훈격이 나뉘어 총 17명에게 수여됐다.
김 감독은 지난 1976년 첫 장편 애니메이션 로보트태권브이로 데뷔한 이래 태권브이 시리즈 , 우뢰매 , 똘이장군 등 50여 편의 작품을 제작하며 국내 애니메이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청기 감독 수훈 소감
“아직도 남은 꿈을 향해 가보려 한다”
18살 때부터 만화가 생활을 시작했는데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좇아 1960년대 말에 애니메이션 제작에 뛰어들었다.
열정 하나만으로 시작했던 애니메이션 제작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다. 당시 애니메이션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사람이 없었고 제작 환경도 매우 열악했다.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방법이 없어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에 매몰된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적인 이야기와 우리만의 정서를 가진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바람과 꿈은 로보트태권브이를 통해 마침내 실현됐다.
그 시절 극장을 가득 메운 아이들이 즐거워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흐뭇하다. 문화훈장 시상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그 아이들의 표정이 다시 떠올라 감계가 무량했다.
한평생 애니메이션에 혼신을 다하고 몸을 바친 지난 50년간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애니메이션 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모든 건 다 여러분 덕분이다. 내 애니메이션을 사랑해주는 여러분이 있었기에 문화훈장을 받는 영예를 안게 됐다.
내게는 아직도 꿈이 남아 있다. 그래서 그 꿈을 향해가보려고 한다. 비록 나이는 많지만 열정이 있는 사람은 늙지 않고 생을 다할 때까지 그림을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 그 꿈을 끝까지 응원해주길 부탁드린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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