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열전] 중앙애니메이션 송병선 PD, 쇼트폼에 특화된 스톱모션 작품 만들고 싶어요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7 08: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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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갤럭시 키즈>

 

  

<쉿! 내 친구는 빅파이브>

 

애니메이션업계를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불투명한 비전, 강도 높은 노동량, 낮은 처우 탓에 애니메이션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도 줄고 있다. 그럼에도 어디선가 오늘도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PD들이 있기에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현장의 PD들을 만나 애니메이션을 향한 그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장인 정신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중앙애니메이션에서 8년 차 PD로 일하고 있다. 2016년 갤럭시 키즈 시즌2 제작부터 참여했다. 현재 쉿! 내 친구는 빅파이브를 끝내고 신규 프로젝트인 그라운드 크루 토토의 제작 프로듀싱을 맡고 있다.


원래 애니메이션 PD를 꿈꿨나?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은 좋아했지만 내가 직접 만들게 될지는 몰랐다. 대학에서는 광고·마케팅을 전공했는데 콘텐츠 기획에 관심이 많았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친구 추천으로 PD에 지원했는데 지금까지 하게 됐다. 스톱모션은 실제 캐릭터 인형을 세트 위에 올려놓고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만들기 때문에 일반적인 2D·3D 애니메이션과 달리 실재감이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다. 더군다나 국내에 스톱모션 스튜디오가 많지 않아 그만큼 자부심이 크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꼽는다면?

쉿! 내 친구는 빅파이브를 가장 오래 담당했지만 지금 만들고 있는 그라운드 크루 토토에 더 애착이 간다. 초기 기획할 때부터 참여했다. 프리프로덕션에 개인 의견이 많이 반영돼 애정이 더 큰 것 같다. 공항에서 비행기의 이착륙을 돕는 특수차량들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인데 해외에서의 반응도 좋아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OTT 시리즈로 제작 중이니 많은 관심 바란다.


작품을 만들면서 뿌듯했던 순간 그리고 아쉬웠던 순간은 언제였나?

첫 작품인 갤럭시 키즈의 엔딩 크레디트에 내이름이 올라간 걸 봤을 때, 내가 참여해 만든 첫 애니메이션이란 것을 실감했다. 들뜬 마음에 사진을 찍어 가족과 친구들에게 자랑했던 기억이 난다. 쉿! 내 친구는 빅파이브가 2018년 SPP에서 베스트 플래닝(Best Planning)상을 받았을 때 작품이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 무척 기뻤다. 제작하면서 가장 고민이 많아지는 순간은 마감을 앞두고 퀄리티를 타협해야 할 때인 듯하다. 특히 스톱모션은 연속적으로 촬영하기 때문에 중간에 오류가 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찍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마감 일정에 맞춰 퀄리티를 일정 수준 조정해야 하는데, 모든 제작자가 느낄테지만 아무리 수정해도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동력은 무엇인가?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건 애니메이션업계에 있는 분들 모두 공통적인 생각 아닐까. 회사 동료들도 그렇지만 외부 업체 관계자를 만나보면 다들 정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게 느껴진다. 다음 프로젝트로 넘어갈 때마다 회사가 항상 새로운 시도를 했던 점도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잡는 데 도움이 됐다. 그라운드 크루 토토는 스톱모션뿐 아니라 2D와 3D 기법을 활용해 만들고 있는데 시행착오를 겪지만 제작 PD로서의 역량도 차근차근 키워나가는 좋은 경험이라고 본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나 이야기가 있나?

스톱모션에는 여전히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가 끝나고 여유가 생긴다면 유튜브나 쇼트폼에 특화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고 싶다. 스톱모션 특성상 사전에 캐릭터나 세트 제작 기간이 많이 소요되는데 귀엽고 단순한 형태의 캐릭터를 기본으로 해 제작 효율성을 높이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스톱모션과 실사를 섞은 작품도 꼭 해보고 싶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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