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고엔터테인먼트 강동하·김민지 작가, 경쟁보다 협동이 더 빛나게 그리고 싶었죠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7 08: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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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애니메이션 <기가빌더>는 극한의 지형과 기후를 개척해 나가며 SF 영화 속 상상으로 여겨졌던 화성 테라포밍(지구와 같은 환경으로 만드는 작업)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그려낸다. 특히 과학적 고증과 상상력을 절묘하게 버무린 이야기는 지금껏 보지 못한 신비로운 재미를 안긴다. 사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건설팀 기가빌더의 활약을 흥미롭게 그려낸 이야기꾼들이 전하는 뒷얘기를 들어 본다.

 

 

 

첫 방송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
강동하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도 TV로 보니 새로운 기분이었다. 설렘과 즐거움이 컸고 동시에 아이들이 보고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도 느껴졌다. 어린 시절의 기억도 떠올랐다. 기가빌더가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길, 그리고 그 에너지가 다시 세상으로 퍼져나가길 바란다.


김민지 황량한 화성의 땅을 개척해 나가는 기가빌더가 TV 시리즈를 만들어 온 시간과 닮아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특히 다섯 동물 캐릭터가 저마다 개성과 매력을 뚜렷하게 드러내며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 새삼 놀라웠다. 이 작품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길 바란다.

 

 

타이틀에서 ‘기가’는 어떤 뜻인가?
김민지 10억을 뜻하는 접두어다. 그리스어 ‘gigas(거대한)’에서 유래했다는데 그 의미를 가져왔다. 작은 동물 친구들과 소녀가 뭉친 팀 이름이 기가빌더라면, 아이러니가 살아나 재미있을 것 같았다. 화성과 우주라는 무궁무진한 무대에서 여럿이 힘을 모아 거대한 건물을 짓는다는 설정과도 잘 어울렸다. 기가빌더에는 다 같이 거대한 꿈, 거대한 목표를 이뤄 간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대사를 쓸 때 술술 써지거나 마음이 가는 최애 캐릭터를 꼽는다면?
강동하 포보다. 워낙 욕망과 결핍이 뚜렷한 캐릭터라 어떤 말을 할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표면상으로는 악역이지만 그리 미워하기만은 어려운 인물이라서 연령대가 조금 높은 시청자라면 오히려 가장 공감할 만한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김민지 마이티다. 겉으로는 의젓해 보이지만 속은 여리고 겁이 많아 마음에 와닿았다. 사랑하는 친구들을 위해 용기를 내야 하는 순간을 떠올리며 16화 ‘화성에 눈이 내려요’ 이야기를 만들었다. 기가빌더를 보는 아이 중에 마이티 같은 친구들이 있다면, 너도 충분히 용기를 낼 수 있다는 말을 전해 주고 싶다.

 

 

대결과 승리 대신 협동과 완성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라 다소 밋밋할 수도 있었을 텐데 재미의 포인트를 어디에 맞췄나?

강동하 대결과 승리가 주는 재미는 결국 성취감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성취감은 누군가를 이겨야만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법을 찾고 모두의 마음이 한뜻으로 모이고 마침내 목적이 달성되는 순간의 쾌감에 포인트를 두었다.


김민지 아이들이 공감할 현실적인 고민을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고, 그 문제를 친구들과 함께 해결해 나가는 캐릭터 관계에 집중했다. 여기에 화성과 우주를 배경으로 한 중장비 건설 액션을 더해 시각적인 재미도 살리고자 했다. 그렇게 공감, 캐릭터 감정선, 액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며 경쟁보다 협동의 가치가 더 빛나도록 그리고 싶었다.

 


이야기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요소는?
강동하 예기치 못한 장애물이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방해꾼의 등장이나 멤버들의 실수, 환경적인 요인 등 무엇이든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갑작스러운 문제나 위기가 생기면 기가빌더는 다시 방법을 고민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긴장감이 생긴다. 과연 돌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 그리고 계획했던 목표를 끝까지 완성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데서 재미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김민지 매력적인 방해꾼, 포보 일당이다. 포켓몬의 로켓단처럼 오늘은 또 어떤 사고를 칠 지 기대하게 만드는 팀이다. 그들이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어린아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 마음이 조금 엇나가 엉뚱한 사고를 벌이곤 하며 이야기에 예상치 못한 사건을 만든다. 여기에 어딘가 허술한 두더지 조수들이 슬랩스틱 코미디를 더해 긴장 속에서도 웃음을 만든다.

 

 

과학적 고증과 상상력을 조합해 이야기를 만드는 게 어렵지 않았나?
강동하 어느 정도 현실적인 선을 지키면서도 애니메이션에 걸맞은 과장과 상상력을 더해야 해서 조금 어렵긴 했다. 과학과 상상의 경계를 오가며 균형을 잡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두 요소 사이에서 기가빌더에 가장 어울리는 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김민지 재밌었다. 마션 같은 SF 소설과 나사(NASA) 자료, 태양계 과학 서적 등을 참고하며 새롭게 배우는 것들이 많아 즐거웠다. 특히 11화 ‘둥실둥실 구름학교’를 만들 때는 화성의 중력을 고려해 건물을 공중에 띄울 원리를 고민하며 자기장과 정전기 같은 과학 개념을 찾아보기도 했다.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미지의 우주를 이야기로 풀어가는 과정이 특히 흥미로웠다.

 


시즌2도 구상 중인가? 속편에서는 무엇에 더 집중할 생각인가?

강동하 현재 시즌2를 제작 중이다. 시즌1에서는 미션과 목표 달성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즌2에서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인물 간의 갈등이나 호흡이 드러나는 에피소드가 늘고 팀뿐 아니라 각자의 성장도 볼 수 있을 테다. 이야기의 스케일 역시 조금씩 확장하고 있다. 기가빌더가 황무지로 물을 찾으러 떠나는 탐사 미션이나, 테라시티 전체가 들썩이는 체육대회 같은 대규모 이벤트도 등장한다. 그 과정에서 한층 더 깊어진 팀워크와 다이내믹한 액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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