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열전] 스튜디오버튼 정유진 PD, PD는 내 운명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2 08: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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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애니메이션업계를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불투명한 비전, 강도 높은 노동량, 낮은 처우 탓에 애니메이션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도 줄고 있다. 그럼에도 어디선가 오늘도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PD들이 있기에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현장의 PD들을 만나 애니메이션을 향한 그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장인 정신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스튜디오버튼에 들어온 지 이제 3년 된 새내기다. 인턴으로 들어왔다가 눌러앉았다.(웃음) 아직도 미숙한 부분이 많아 선배님들에게 많은 걸 배우고 있다. 아직까지 크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낙담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많이 부족하지만 모두가 너무 잘 대해주셔서 고맙고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


원래 애니메이션 PD를 꿈꿨나?

학교 다닐 때 웹툰 작가를 꿈꿨다. 그런데 별로 재능이 없어서 진로를 고민하던 중에 교수님이 PD를 추천해주셨다. 꼼꼼하고 사교성도 있어 잘 어울릴 거라고 하시더라. 신기하게도 1, 2학년 때 진로 상담 교수님이 달랐는데 하나같이 PD를 얘기하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PD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몰랐다. 그림이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지만 제작 파트에서 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후 PD가 뭐하는 건지 여기저기 알아보고 인턴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씩 배우고 익혔다. 난 외향적이다. 사람들과 얘기하는 걸 워낙 좋아하고 회식이나 정리하는 것도 즐긴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편이다. 일정 관리에 그치지 않고 많은 걸 알고 미리 챙겨야 하는 매니지먼트 업무도 흥미로웠다. 처음엔 엄두도 나지 않았는데 이제는 PD가 내 적성에 딱 맞는 것 같다. 만일 애니메이션계를 떠나 웹툰이나 게임 분야로 가더라도 PD를 지망할 것이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꼽는다면?

참여한 작품이 적어서 그런지 몰라도 내가 손댄 작품 모두 애착이 크다. 유튜브에 올라간 핑크퐁 슈퍼구조대, 핑크퐁 공룡유치원이 PD로서 처음 맡은 프로젝트라 기억에 남는다면 극장판 쥬라기캅스: 전설의 고대생물을 찾아라는 선배님과 함께 메인 PD를 맡아 진행한 작품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9월에 EBS에서 방영할 강철소방대 파이어로보Z도 기대가 큰 작품이다. 작품을 만들 때마다 실수의 연속이었다.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대표님과 선배님들 모두 아낌없이 도와주시는 덕분에 무사히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 아쉬웠던 순간은 언제였나?

극장판 쥬라기캅스 개봉을 준비할 때였다. 개봉일이 예상보다 앞당겨지는 바람에 일을 서둘러야 했다. 갑작스레 많은 사람과 의견이나 일정을 조정해야 했는데 미숙해서 그런지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럼에도 제때에 좋은 결과물을 무사히 완성해 기쁘고 보람찼다. 엔딩 크레디트에 내 이름이 올라간 걸 봤을 때 정말 감동적이었다. 대신 제작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모르는 게 많아서 어떤 일을 확실히 마무리 짓지 못할 때는 너무 실망한 나머지 자책한다. 그럴 때마다 선배님들이 타이르고 격려해주셔서 용기를 얻는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동력은 무엇인가?

만드는 과정은 고단하고 어렵지만 끝이 좋은 작품을 완성해 보는 재미가 정말 크다. 그래서 내가 맡은 일에 더욱 열정적으로 임하게 된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져 작품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재밌다. 만들어가는 과정이 그저 즐겁다. 그게 애니메이션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인 것 같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나 이야기가 있는가?

유튜브 채널 숏박스, 유미의 세포들, 총몇명처럼 사람들이 공감하는 일상 코믹물을 좋아한다. 시트콤도 즐겨 본다. 기회가 온다면 이런 작품을 꼭 만들어 보고싶다. 일 욕심이 많다. 뭔가 안 하고 있으면 불안하다. 일 하는 게 좋다. 그래서 열심히 도전해보겠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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