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선검(Lightsaber)을 빼놓고 스타워즈를 말할 순 없다. 광선검이 처음 등장한 건 1977년 제작된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Star Wars Episode IV: A New Hope)에서다. 극중 은하계의 평화를 지키는 기사단 제다이가 주로 쓰는 광선검은 이후 제작된 애니메이션과 영화에 나오는 모든 광선검의 원조가 된 전설적인 무기다. 최첨단 병기이자 스타워즈의 대명사가 된 광선검을 놀랍게도 한국인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한국 애니메이션의 개척자, 넬슨 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강원정보문화진흥원이 애니메이션박물관 기획전을 통해 넬슨 신(Nelson Shin, 신능균)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7년 신동헌 감독 전시회에 이은 한국 애니메이션 개척자 시리즈의 두 번째 순서다. 한국 애니메이션 개척자는 지난 2003년 애니메이션박물관 개관과 더불어 한국애니메이션예술인협회,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가 공동선정했다.
지난 1960년대 시사만화가, 광고제작자로 활동하던 넬슨 신은 1971년 미국으로 건너가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스타워즈(Star Wars, 1977)의 광선검 특수효과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내면서 할리우드에 이름을 알리게 된다. 이후 넬슨 신은 심슨 가족, 트랜스포머 등 미국의 대표적 TV애니메이션 시리즈 제작을 총괄하면서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으로 입지를 굳혔다. 특히 1986년 넬슨 신이 감독을 맡은 트랜스포머 더 무비(Transformer The Movie)는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끌어모았고, 2007년 마이클 베이 감독이 제작해 높은 흥행성적을 기록한 트랜스포머 실사영화의 토대가 되는 등 트랜스포머 애니메이션 시리즈 중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로 돌아온 넬슨 신은 한국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고자 고전 민담인 심청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왕후 심청(Empress Chung)을 제작했다. 2005년 개봉한 이 작품은 남북한 합작으로 제작된 최초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란 기록을 남겼다. 왕후 심청은 그해 열린 프랑스 안시(Annecy)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프로젝트 경쟁 부문 특별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넬슨 신은 외주 제작사인 애이콤프로덕션을 설립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기술력과 제작 역량을 세계에 알린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애이콤프로덕션은 꼬마유령 캐스퍼, 배트맨, 타이니 툰, 내 친구 아서, 심슨 가족 등 해외 유명 TV애니메이션 시리즈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시작부터 종영까지 제작을 이끈 심슨 가족은 미국 TV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Emmy Awards)을 수차례 수상해 에이콤프로덕션의 대표적인 콘텐츠로 손꼽힌다.
한승태 애니메이션박물관운영본부장은 “넬슨 신은 한국 애니메이션사(史)에 영향을 끼친 인물” 이라며 “개척자이자 애니메이터, 프로듀서, 디렉터, 크리에이터로서 다양한 면모를 조명하고자 전시를 기획했다” 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내년 4월 20일까지 강원도 춘천애니메이션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8월호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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