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롭고 기이한 애니메이션의 거장, 퀘이 형제를 보다

/ 기사승인 : 2020-06-04 17: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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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영화의 거장 퀘이 형제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로 21번째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퀘이 형제의 업적을 기리는 특별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스페셜 포커스(퀘이 형제: 퍼핏 애니메이션의 거장, Quay Brothers: Masters of Puppet Animation)와 특별전시(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 Quay Brothers: Welcome to the Dormitorium)는 각각 6월 6일, 21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와 팔복예술공장에서 만날 수 있다.







1947년 미국에서 일란성쌍둥이로 태어나 40여 년간 영국 에서 활동한 퀘이 형제는 1980년대 애니메이션의 선두주자로 불렸다. 영국 런던의 스튜디오에서 전위적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과 라이브 액션필름, 그래픽디자인, 무대세트를 만들어온 이들의 작품들은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낯설다. 10여 년 전 ‘지진 속의 피아노 조율사(The Piano Tuner of Earthquakes, 2009)’ , ‘벤자멘타 연구소 (Institute Benjamenta, 1995)’ 등 단 2편이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상영됐고 간헐적으로 단편이 소개됐을 뿐이다. 퀘이 형제는 프란츠 카프카, 브루노 슐츠, 로베르트 발저 등이 발표한 동유럽 문학과 얀 슈반크마예르, 루이스 부뉴엘, 발레리안 보로브지크 등 초현실주의 영화감독의 영향을 받아 환상적이고 철학적인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퀘이 형제는 1986년 칸영화제에 ‘악어의 거리’ 가 초청받으면서 비로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들의 작품 스타일은 팀 버튼, 크리스토퍼 놀란 등 할리우드 감독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줄리 테이머 감독의 영화 ‘프리다 (Frida)’ 에 ‘죽음의 날(Day of the Dead, 2002)’ 이라는 작품이 삽입돼 주목받았다. 지난해에는 퀘이 형제의 작업에 깊은 감명을 받은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과 ‘인형의 숨결(Doll’ s Breath)’ 이란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스페셜 포커스에서는 퀘이 형제의 대표작인 ‘악어의 거리’ 등 장·단편 애니메이션과 그간 국내에 한 번도 소개되지 않았던 뮤직비디오, 광고, 다큐멘터리 등 총 25편이 공개 된다. 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직접 연출한 다큐멘터리 ‘퀘이(Quay, 2015)’ 도 상영된다.

이와 함께 퀘이 형제의 미술 작품들도 최초로 전시된다. 도미토리움이라고 불리는 독창적인 스타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세트(디오라마 박스)를 중심으로 영화와 미술 장르를 넘나드는 융복합 전시 형태로 관람객들을 만난다. 도미토리움은 퀘이 형제의 세계관과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에 필요한 축소 모형을 일컫는 디오라마 박스가 결합된 개념으로 섬세한 세계를 관객에게 보여준다. 관람객은 이들이 선보이는 독특한 작품과 세계관을 통해 경이롭고 기이한 세계를 마주하며 동시대의 영화 · 영상 작품을 엿볼 수 있다.

이들의 작품은 예술성을 인정받아 뉴욕현대미술관 (MoMA), 암스테르담의 아이필름뮤지움(EYE Film Museum) 등 세계 미술관에서 소개됐다. 퀘이 형제의 초기 작업이 기록된 드로잉, 일러스트레이션, 캘리그래피 등의 뼈대 작업은 영화제가 끝난 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6월호

출처 :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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