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기발한 반전이 좌왈왈의 매력 _ 브릭스튜디오 _ 정민형 감독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09-10 08: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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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극을 보는 이들에게 불안하고 긴박한 감정을 느끼게하는 요소가 바로 서스펜스(suspense)다. 그렇다고 모든 서스펜스가 공포감을 동반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코믹과 서스펜스의 궁합이 잘 맞을 수도 있다. 애니메이션 좌왈왈이 코믹한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반전의 재미로 유튜브에서 구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5분 안팎의 짧은 분량에 서스펜스의 묘미를 녹여내려는 제작진의 눈물겨운 노력은 오늘도 계속된다.


▲ 사진제공: 브릭스튜디오

 

좌왈왈의 뜻이 궁금하다 사실 별 뜻은 없다.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도록 강한 어조로 반복되는 말로 제목을 지었으면 좋겠다 싶어 ‘ 왈왈거리다 ’ 란 말과 한 분야에서 출중한 사람을 일컫는 인터넷 용어 ‘ 좌 ’ 를 붙여 왈왈좌로 했다가 어감이 더 자연스러운 좌왈왈로 결정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데 정치적인 의미는 절대 없다. 개인적으로는 금귤을 뜻하는 ‘ 낑깡 ’ 이란 단어가 더 마음에 들었다. 별 볼 일 없고 하찮은 이미지와 다루는 이야기가 잘 맞을 것 같았는데 일본어라서 배제했다.

재미의 포인트는 무엇인가? 이야기의 맥락이 없거나 어이없는 병맛 장르의 애니메이션을 기획했다. 좌왈왈이 시청자들에게 주는 재미는 적당히 버무린 코믹 요소와 예상치 못한 반전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의 연령대나 성별 비율을 보면 남성이 많은데 아무래도 남성들이 병맛 코드를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시청자가 예상하지 못하는 기발한 반전이다. 반전의 결말이 굳이 웃음이 아닐지라도 ‘ 와∼이런 거였어? ’ 라는 놀라움을 주고 싶다.

▲ 사진제공: 브릭스튜디오

 

벤치마킹하거나 영향을 받은 작품이 있었나? 유튜브 크리에이터 장삐쭈 님의 채널을 자주 본다. 사실 찐팬이다. 병맛 코드로 출발했지만 점차 스토리 구성과 연출이 가미되면서 마냥 웃기기도 하고 드라마적인 스토리를 보여주기도 하는 등 코믹하면서도 작품성 있는 콘텐츠를 보면서 내심 감탄했다. 좌왈왈을 만들고 보니 그분이 더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이분은 어디서 소재를 찾고 어떻게 작업하는지 궁금할 정도다.(웃음)


영화적 연출기법도 접목했던데? 그리 대단한 기법을 사용한 건 아니다.(웃음) 대사 위주의 스토리가 있는 작품도 좋아하지만 연출 부분에서 작품성이 높은 영화를 많이봐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그런 연출을 좌왈왈에 반영했던 것 같다. 로봇 편이나 702호 편에서는 병맛 코드보다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높이고자 스토리에 신경 썼다. 유튜브 애니메이션은 보통 단순하고 반복되는 영상이 많은데 이들 에피소드에는 영화처럼 기승전결 구조의 서사를 부여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를 꼽자면? 지금까지 만든 것 중 가장 반응이 좋은 에피소드는 잼민이들 편이다. 원래 기획회의 당시 다들 재미없다고 고개를 저었는데 내 생각은 달랐다. 이 편은 지금 봐도 재미있고 만족스럽다. 다만 감독과 시청자가 보는 눈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대박 날 것이라고 예상한 에피소드에 대한 반응이 시큰둥한 반면 조금 유치하고 별것 없다고 생각한 에피소드는 조회수가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을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느정도 작품성이 있는 에피소드를 만들고 싶지만 유튜브란 플랫폼에서 콘텐츠 퀄리티와 재미의 균형점을 맞추기는 쉽지 않더라.

 

소재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이 부분은 나보다 팀원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정말 하루 종일 소재를 찾고 아이디어 짜내기에 몰두한다. 뉴스나 유튜브 , SNS 등 많은 매체를 살피고 뒤지며 이야깃거리를 찾는다. 실제 제작회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무겁고 진지하다. 의견이 부딪히고 침묵의 시간도 많지만 이런 시간을 많이 거칠수록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나오더라.

 

 

 

 

의견 대립이 심하면 어떻게 정리되나? 아무래도 유튜브 콘텐츠로서 일주일에 한 편씩 올려야 하다 보니 좀 더 깊이 있고 세심하게 회의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 주로 연출 부분에 대한 의견이 많은데 여러 목소리 중 최선의 방안을 골라 결정할 사람은 필요하기에 내가 최종적으로 판단해 제작을 진행한다. 회사 모토가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사람들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자신의 착각을 깨야 한다는 의미인데 나만 역행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웃음)


사회 풍자나 수위 조절이 필요한 이야기도 다룰 계획은? 구독자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민감한 이슈나 정치색이 담긴 소재는 최대한 지양한다.


19금 이야기도 가능한가? 재미있으면 안 할 이유가 없다. 의도적으로 19금 이야기를 다루지는 않을 테지만 소재나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여러 극적 요소와 맞물려 재미를 줄 수 있다면 과감히 시도해볼 생각이다.

 

좌왈왈은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지닌 작품인가? 대학생 때부터 친구들과 여러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왔다. 이들 작품을 통해 아이디어나 작품의 방향성 , 제작기법 , 연출 , 반전을 주는 방식 등을 익혔다. 좌왈왈은 그간 시도하거나 학습하며 체득한 나만의 콘텐츠 제작능력을 보여주고 시청자들에게 평가받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좌왈왈이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그저 소박하다. 좌왈왈 하면 시청자들이 “ 그거 재미있지 ” 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것이 제일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웃음)

 

 

▲ 사진제공: 브릭스튜디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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