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화, 바이어 홀린 <묘신계> 매력은 참신한 이야기와 그래픽, 얀 볼콥스키 프로젝트 매니저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7 08:00:14
  • -
  • +
  • 인쇄
Interview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화하고 개발하는 콘텐츠 기획 스튜디오 화화가 한국 요괴 판타지의 세계화를 위해 해외 파트너사들과 애니메이션 제작, 출판, 캐릭터 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화화의 해외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얀 볼콥스키(Jan Borkowski) 프로젝트 매니저는 “한국의 고전을 바탕으로 한 참신한 이야기와 디자인에 매력을 느낀 바이어들의 문의가 꾸준해 북미나 유럽시장 진출 전망이 매우 밝다” 고 강조했다.



한국에 정착한 배경이 궁금하다 우선 화화 김경림 대표의 남편이라는 사실을 말해야 할 것 같다.(웃음) 우린 2006년 캐나다의 예술대학인 OCADU(Ontario College of Art & Design University)에서 처음 만나 2010년 결혼했다. 한국을 찾을 때마다 이곳의 음식과 문화, 사람들, 따뜻한 기후가 좋았다. 6개월 내내 눈이 내리는 토론토에 비해 부산의 겨울은 밝고 따스했다. 그래서 1∼2년 정도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한국에 왔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설립했다. 처음엔 일손이 필요할 때 조금씩 돕는 수준이었는데 지난해부터 일이 많이 늘면서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캐나다에서 어떤 일을 했나? 한국에 오기 전까지 Young People’s Theatre(어린 사람들을 위한 극장)라는 곳에서 일했다. 미취학 영·유아부터 18세까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과 뮤지컬을 공연하는 곳인데 연기를 가르치는 드라마스쿨도 있다. 난 마케팅팀에서 디자이너 및 마케팅 어시스트로 활동했다. 프로그램 가이드, 포스터, 홍보영상 등을 만들고 웹사이트와 온라인 플랫폼 채널을 관리하면서 어린이 타깃 콘텐츠를 이해하고 이를 만들 때 고려해야 할 사항 등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화화에서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 애니메이션 라인 프로듀서 및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고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 필리핀 등에 흩어져 있는 프리랜서들, 캐나다의 공동제작 파트너들과 소통하며 애니메이션이 제때 만들어지도록 관리한다. 또 캐릭터 리깅 작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디자인 관련 업무도 돕고 있다.

 

 

해외에서는 묘신계를 어떻게 보는가? 해외 파트너사나 고객사는 우선 묘신계의 그래픽에 큰 호감을 보이더라. 예전에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새로운 느낌의 그래픽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묘신계의 색감과 디자인은 서양인들에게 매우 이국적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묘신계의 배경 이야기를 들으면 더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서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십이지신(12간지)에 관한 기본 정보를 알고 있지만 열세 번째 동물이 고양이였다는 이야기는 접한 적이 없다. 한국의 문화는 많은 세계인에게 새로울 뿐 아니라 묘신계가 소개하는 내용이 생소하고 흥미로워 호기심을 자극한다. 현재 해외에서는 한국 문화가 핫이슈다. 많은 사람들이 K-팝, 영화, 드라마를 이미 알고 즐기고 있다. 따라서 묘신계 역시 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믿는다. 묘신계는 한국의 고전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 점이 외국인들에게는 더욱 참신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요괴 IP에 비해 묘신계가 갖는 강점은? 일본의 수많은 몬스터와 요괴 관련 IP는 이미 유명하지만 요즘 시청자들은 자꾸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앞서 말했듯 한국 전통 요괴 이야기는 세계에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묘신계가 제공하는 이야기가 글로벌 시장에서 희소성이 높은 이유다.
또 묘신계의 최대 장점은 친근한 이미지다. 무서운 요괴나 몬스터가 등장하지만 생김새, 색감, 애니메이션의 수위가 귀여워 두렵거나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본편 애니메이션 제작은 순탄한가? 애니메이션 제작 진행이 순탄하다면 오히려 재미없는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웃음) 우리는 예전에 묘신계 같은 작품을 만들어 본 적이 없다. 내가 예전에 참여했던 간단한 애니메이션 작업들에 비해 지금 만들고 있는 시리즈는 제작과정이 훨씬 복잡하고 퀄리티도 높다. 처음부터 영어권 시장과 한국 시장을 함께 겨냥했기에 수많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문화적인 차이와 이질감을 어떻게 극복하고 대사와 장면에서 표현하는 것들이 각국에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지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 특히 묘시의 전설 애니메이션 시리즈에는 등장하는 몬스터가 아주 많다. 요괴들이 사는 장소 및 배경 디자인, 관련 소품, 리깅해야 하는 캐릭터의 작업 양이 엄청나다. 우리는 세세한 설정까지 한국의 유물과 전통문화를 적용해 만들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해외 파트너사는 보통 북미와 유럽시장에 적합한 최상의 퀄리티를 요구하는데 묘신계 캐릭터들은 리깅 작업을 하기 어렵다. 한복을 입고 있는 특성도 그렇고 대부분의 캐릭터가 완벽하게 대칭되는 게 없으며 장신구나 복잡한 구조를 가진 것들이 많다. 캐릭터를 구분하기 쉽고 세계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특색을 띠고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기엔 무척 까다롭다. 우린 아직 규모가 작은 스튜디오여서 필요한 인력을 충당하기 위해 해외 프리랜서들과 함께 많은 작업을 하는데 생활 시간대가 달라 관리도 쉽지 않다. 이처럼 많은 어려움이 있어 묘신계가 더욱 자랑스럽고 애착이 간다. 다행인 건 지난해 시리즈를 처음 만들기 시작했을 때보다 멤버들의 실력이 늘고 작품에 대한 이해도 높아져 제작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북미·유럽 바이어들이 IP를 고를 때 주목하는 부분은?험에 비춰보면 참신하고 독특한 작품을 찾으면서도 타깃 시장(시청자)에서 얼마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본다. IP의 성격이나 장르에 따라 다르겠지만 묘신계를 접한 바이어들은 작품 메시지, 스토리, 교훈적인 내용의 포함 여부 등도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 수집이나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것도 고려하는 듯하다. 작품의 퀄리티만큼 매출 부분도 눈여겨보는 것 아닌가 싶다.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펼칠 것인가?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무사히 제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직 공개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확실한 건 묘신계의 본편 애니메이션 시리즈 제작을 통해 방대한 세계관을 지닌 묘신계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어가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올해는 여러 파트너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다채로운 상품으로 묘신계 IP를 만날 수 있게 하겠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저작권자ⓒ 아이러브캐릭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