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보다 확고한 세계관이 먼저예요, 일본캐릭터브랜드라이선스협회 앤디 Y. 토야마 부이사장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6 11: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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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한국캐릭터협회와 일본캐릭터브랜드라이선스협회(CBLA)가 양국 간의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위해 손을 잡았다. 지난 7월 캐릭터라이선싱페어에 처음으로 일본 공동관을 꾸린 앤디 Y. 토야마 CBLA 부이사장은 부스를 돌며 K-캐릭터의 트렌드를 살피고 한국 IP의 일본 진출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K-캐릭터를 보고 어떤 인상을 받았을까. 앤디 Y. 토야마 부이사장을 서면으로 만났다.


 

본인을 간략히 소개해달라

1976년 산리오에 입사해 이듬해부터 미국으로 건너가 산리오 캐릭터의 북미 시장 진출 토대를 닦았고 1985년 귀국해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확대에 힘썼다. 1990년부터는 산리오파이스트의 대표로서 지금까지 IP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캐릭터브랜드라이선스협회는 캐릭터업계가 힘을 모아 2014년 사단법인 형태로 출범한 단체다. 난 협회 부이사장직을 맡아 글로벌 문화 회의 리더로서 일본의 캐릭터와 IP의 해외 시장 진출에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일본 캐릭터 시장에 나타난 변화가 있나?
‘오시’문화가 전보다 더욱 두드러졌다고 할 수 있다. 오시란 남에게 권하고 싶을 정도로 좋아한다는 뜻을 지닌 말이다. 매장에서 마음에 든 상품을 발견하고 분위기에 휩쓸려 구매하는 충동구매부터, 한정 상품이나 행사장 판매 상품 등 꼭 그곳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에 눈길을 주는 현상이 코로나19 이후 뚜렷해졌다.


요즘 일본에서 인기 있는 캐릭터로는 어떤 게 있나?

원피스, 도라에몽, 산리오, 리락쿠마, 스미코구라시 등 스테디셀링 IP로 자리 잡은 오리지널 캐릭터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때에 따라 달라지지만 현재‘최애의 아이’가 인기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동경의 대상이었던 유튜브 시장은 상품 판매 측면에서 약세를 보였으나 버추얼 유튜버가 등장하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일본이 캐릭터 강국으로 군림하는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해외에서는 캐릭터가 어린이를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지만 일본에서는 전 연령층을 타깃으로 하는 점, 그리고 그래픽보다 확고한 세계관을 내세우기 때문에 캐릭터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나 싶다. 또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제작위원회를 통해 라이트 노벨에서 코믹으로, 그다음엔 드라마 CD. 그리고 OVD와 TV시리즈 애니메이션,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콘텐츠가 확장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 점도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보는 한국 캐릭터의 인상은 어떤가?

한국은 일본처럼 저출산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새롭게 나오는 캐릭터들을 보면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캐릭터가 많은 것 같다. 아무래도 그래픽 요소를 더 중시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디자인이나 그래픽은 캐릭터 세계관을 구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니 더 넓은 연령층과 성별을 대상으로 한 스토리와 세계관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일본 진출을 노리는 한국 창작자와 사업가에게 조언한다면?

어느 시장에 진출해도 똑같을 거라 생각한다. 그 시장에서의 공감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본에서 어린이들은 권선징악 또는 완벽한 것과 강한 것에 공감하지만 어른은 오히려 불완전한 것, 노력하지만 잘되지 않는 것에 자신을 투영해보는 경향이 있다. 즉 경쟁이 치열한 일본 시장에서는 콘텐츠의 완성도 이상으로 기획력이 성공을 좌우한다. 그러니 타깃층의 성향이나 주제에 맞춘 콘텐츠를,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입소문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SNS를 포함한 미디어 대책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고, 이벤트 같은 마케팅은 필수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캐릭터가 지닌 특징은?

쌓아 올린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시장에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리딩 기업인 산리오는 주말마다 직영 매장이나 백화점에서 디자이너 사인회를 열거나 이익이 나지 않는 ‘이치고(ichigo) 신문’을 계속 발행해 팬심을 충족시키고 있다. 인기가 절대적인 콘텐츠는 세상에 없다고 본다.


창간 20주년을 맞은 <아이러브캐릭터>에 축하 말씀 부탁드린다

오랜 시간이 지나 마침내 창간 20주년을 맞은 <아이러브캐릭터>에 축하를 드린다.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모든 분에게도 큰 찬사를 보낸다.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 서로의 문화에 경의와 호의를 갖고 있음에도 과거 불행한 역사로 인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지금의 우호적인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적극 교류하길 기대한다. 함께 배우며 성장해나가길 바란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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