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얼 엔진 도입 이후로 달라진 점은?
언리얼 엔진은 매우 진보적이고 개방적이다. 기존 작업 파이프라인에 언리얼 엔진 공정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제작을 진행하고 있는데 가장 크게 체감한 건 실시간 렌더링 기술 덕에 결과물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점이었다. 몇 주 걸리던 시간이 단 몇 시간으로 줄었다. 렌더링이 곧바로 나오니 후반 공정에 걸리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작업 효율이 높아지니 제작비도 절감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후반 공정을 더욱 고도화하고 언리얼 엔진의 적용 범위를 넓혀 제작 전반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또 배경, 모델, 사운드 등 애니메이션 구성에 필요한 여러 요소를 한데 모은 에셋 라이브러리가 있어 제작자가 원하는 요소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 점도 언리얼 엔진의 강점이다.
개선 또는 보완해나갈 부분은?
후반 작업의 효율이 높아져 시간과 비용 절감의 효과가 크다. 대신 전반에 해야 할 작업이 늘었다. 업무량은 전과 비슷한 것 같다.(웃음) 결과물을 빨리 확인할 수 있더라도 기존 툴로 만든 수준의 품질을 보여주려면 전반 작업에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 언리얼 엔진은 화면의 렌더링을 그대로 내보내기 때문에 모델링이나 리깅 등 전반 작업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언리얼 엔진의 기능은 강력하지만 게임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3D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기능은 다소 미흡한 편이다. 리깅(rigging, 뼈대를 만들어 캐릭터를 움직이게 하는 기능) 작업의 제약이 크다.
셰이더(shader, 광원 및 그림자 만드는 기능) 작업도 호환이 되지 않아 아쉽다. 기존 툴에서 만든 파일이나 포맷을 인식할 수 있다면 작업 효율이 극대화될 것이다. 여러 보조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마야와의 호환성 문제를 보완해나가고 있다. 오히려 언리얼 엔진이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결과에 맞게 작품을 만들어볼 생각도 있다. 마야로 만든 영상이 따스한 느낌을 준다면 언리얼 엔진의 영상은 조금 차가우면서도 리얼한 편이다. 그래서 엔진 특성에 맞춰 작품을 기획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언리얼 엔진으로 짧은 테스트 영상을 완성했는데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다.
일반인도 애니메이션을 쉽게 만드는 서비스가 나올 수 있나?
충분히 가능하다. 언리얼 엔진은 이미 수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영화, 광고, 교육, 건축, 시뮬레이션, 인테리어 디자인, 의료, 바이오 등 다양하다. 대신 이걸 쓰려면 그래픽 디자인, 코딩, 애니메이션 등 여러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반인이 쓰기 편한 UGC(User Generated Contens)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제공된 여러 요소를 활용해 누구나 쉽게 애니메이션, 웹툰, 무빙툰 등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모바일 환경에 강한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현재 애니메이션 소스를 제공하는 B2B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여러 요소를 서로 연결·조합하는 기능을 보완하고 범용성을 높여 B2C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준비 중인 신작 또는 프로젝트를 소개해달라
윙클베어 IP를 활용한 신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2D 카툰 렌더링 방식으로 만들어 뉴미디어 채널에 공개할 계획이다. 5월에는 라바 아일랜드의 후속작인 라바 패밀리를 넷플릭스에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평행우주란 세계관을 담아 기존과 다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라바 화성에 가다 시즌1을 유튜브에 내놓겠다. 앞으로 나올 라바는 애니메이션 같은 툰보다 실사 영상의 느낌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도시, 건물 등 실제와 흡사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게임 엔진으로 3D 렌더링을 만드는 만큼 이야기의 세계관도 달라질 수 있으니 기대해달라.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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