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지속 성장을 위한 중요한 과제? 파인애플 데미지를 막아라 - 2 _ 서범강의 웹툰 이야기 10

서범강 회장 / 기사승인 : 2022-04-27 08: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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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다양성 장르 웹툰 플랫폼의 부재
두 번째는 다양성 장르 웹툰 플랫폼의 부재다. 사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성 장르를 장려하고 유지하기 위한 지원사업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매년 다양성 장르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들이 있긴 한데 몇 가지 취약점이 있다.
제작을 지원하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점, 제작됐지만 후속 단계 지원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점, 다양성 장르를 지원하기 위한 방향성이 엉뚱한 곳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지원사업은 말 그대로 형식적인 상태로 머무를 수밖에 없다. 그럼 그 이유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살펴보자.

제작을 지원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앞서 다양성 장르 제작 지원사업에 대한 설명에서 언급했듯 정부 지원사업은 장려하고 유지하기 위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즉, 자격요건이 제한적이고 지원하는 작품 수도 적어 경쟁률만 치솟고 있다. 다양성 장르를 활성화하기는 커녕 유지조차 버거워 산소호흡기로 간신히 지탱하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다양성 장르 작가들은 일단 이 부분에서 좌절을 경험한다.

제작됐지만 후속 단계 지원이 전혀 없다
근본적으로 다양성 장르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작가 중 제작을 목적으로 하는 작가는 없다. 방금까지 다양성 장르를 위한 제작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했는데 이 같이 말하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쉽게 말하면 작가들은 작품 제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선보임으로써 작품에 담은 정보나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소통하려 한다. 하지만 현재 다양성 장르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된 작품들을 독자들과 연결하는 통로는 없고 이에 대한 지원이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제작할 여건을 마련해줬으면 됐지, 연재하는 것까지 챙겨줘야 하나?” 라고 반문할 수 있다. 이는 다양성 장르 작품들이 처한 상황이 수익성 여건이 좋은 메인 장르 작품들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상업 작품들 위주로 선보이는 웹툰 플랫폼은 아무래도 작품 섭외나 선정에 있어 유행을 좇거나 수익이 확보된 장르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다양성 장르 작품이 이 같은 웹툰 플랫폼에 운좋게 올라타더라도 여러 메인 장르 작품에 묻혀 눈에 띄기 어렵다. 특히 단편 작품이나 역사의 기록, 전문적인 지식의 전달, 드라마보다 설명 방식의 구조를 갖춘 작품들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이런 작품들은 상업적 성과보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데 실질적으로는 그런 의미와 가치를 발휘할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이런 범주에는 SF, 추리, 시대극, 스포츠, 지식·교양 장르 등 특이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 작품들은 물론 제작 기법, 이야기의 서술 구조, 채색 방식, 그림체 스타일 등에서 실험적인 접근을 시도한 작품들도 포함한다.
이처럼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나서도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창구가 거의 없기에 다양성 장르 작가들은 또 한 번 좌절하게 된다.

다양성 장르 지원을 위한 방향성이 엉뚱한 곳에 맞춰져 있다
현재 다양성 장르 지원사업은 출판 형태로 결과물을 완성하도록 한다. 출판을 전제로 한 지원사업이라는 의미다. 물론 출판 또한 다양성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고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방법이 명확히 출판을 목적으로 한다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다양성에 초점이 맞춰진 지원사업이 그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웹툰은 독자들과 접점을 유도하는 효과적인 측면에서 볼 때 출판보다 훨씬 뛰어남에도 수행 결과의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돼 있다.
이것이 침체된 출판만화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측면이라면 이해가 되는 점도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메인 장르의 작품들을 출판만화로 제작하고 유통하는 지원사업을 통해 장려해야 하지 않을까. 그 자체로 힘을 얻지 못하고 점차 고사돼가는 다양성 장르의 작품들을 지원하는 사업에서 굳이 그것을 강요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더욱이 그것이 메이저 출판사와 유통사를 통해 다수의 물량이 공급되는 방식이면 모르겠으나 극히 소량으로 제작돼 전국의 열악한 학교들을 대상으로 한 권씩만 제공되는 건 다양성 장르 작품의 확장과 활성화를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작가들 스스로 자신들의 작품이 웹툰으로서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보여지길 바란다면 더욱 그렇다.
때문에 다양성 장르 지원사업은 출판과 웹툰 장르 모두에게 방법의 창구를 열어두어야 하며, 출판이야 예산과 물량의 한계로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웹툰이 예산과 물량, 시간과 장소 등에 대한 제약을 받지 않는 이상 다양성 장르 지원사업의 유통수단으로서 적극 활용돼야 한다.
당연히 지원사업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고 부족하더라도 다양성 장르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럽다. 다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지원사업이 그 자체로 중요한 수단이 되고 역할과 성과에 이르도록 이끌어내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지원사업을 제공하는 측은 할 만큼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나, 제공받는 측은 지원받고자 하는 의도와 다른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 어렵게 기회를 얻은 이들이 실제 원하는 바와 다른 상황에 도달함으로써 오히려 좌절을 맛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고 지원의 목적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직 부족한 다양성 장르 작품의 제작 지원을 대상 자격과 범위, 수량, 예산 측면에서 모두 늘릴 필요가 있다.
또 제작된 작품들이 실제 독자들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출판과 함께 웹툰으로 제공돼 연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루트를 확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수단이 바로 다양성 장르를 전문으로 다루는 웹툰 플랫폼이다. 다양성 장르 작품의 부재와 함께 다양성 장르 웹툰 플랫폼의 부재를 해결해야 사과의 중간 영역을 보다 풍성하고 단단하게 지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서범강
· (사)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 아이나무툰 대표



 

 

 

 

아이러브캐릭터 / 서범강 회장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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