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과 애니메이션 , 서로에게 날개를 달다 - 2 _ 서범강의 웹툰 이야기 8

서범강 회장 / 기사승인 : 2022-02-24 08: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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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이제는 TV보다 OTT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사례가 많아졌다. 이러한 시청 방식의 변화는 타깃 연령과 시청 방법 , 시청 목적은 물론 수익모델의 변화를 불러왔다.
특히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는 웹툰 독자와 애니메이션 시청자 사이에 별다른 교차점이 없었지만 OTT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애니메이션 시청자들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시청권도 지역을 넘어 글로벌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애니메이션 시청자와 웹툰 독자의 교집합 영역도 자연스레 확장되고 있다. 흥행된 웹툰 원작 IP의 영상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이 같은 현상을 방증한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상물은 웹툰 독자들을 드라마 , 영화 , 애니메이션의 시청자로 끌어들였고 한편으로 드라마 , 영화 , 애니메이션만 보던 시청자들을 웹툰 독자로 유인했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영상을 즐기는 이들과 웹툰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 존재하던 교집합 영역이 더욱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제는 드라마 , 영화 ,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해 웹툰을 먼저 만드는 시스템이 자리 잡으면서 최근 들어 제작 현장에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예전에는 흥행이 확인된 웹툰을 드라마와 영화 ,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 이제는 기획 단계부터 아예 웹툰 제작을 염두에 두고 제작을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흥행 실패에 대한 위험 부담을 줄이고 웹툰의 팬덤을 영상으로 이어가기 위해 흥행이 확인된 웹툰으로 영상을 만들었다면 , 지금은 웹툰이 이야기의 세계관을 깊고 크게 확장하고 각 인물의 섬세한 묘사와 사건의 인과관계를 부여하기 위한 필수적이고 효과적인 장치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브릿지 콘텐츠(Bridge Contents)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나게 된다. 브릿지 콘텐츠란 말 그대로 다리 역할을 하는 콘텐츠로서 크게 두 가지 기능을 한다. 하나는 시즌과 시즌을 연결해주는 역할 , 다른 하나는 세계관과 세계관을 연결해주는 역할이다.
우선 첫 번째 시즌과 다음 시즌에 다리를 놓는 브릿지 콘텐츠로서의 역할을 살펴보자.(드라마나 영화에도 포함되겠지만 여기에서는 애니메이션에 집중해 다루기로 한다.)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은 제작이 확정된 후 실제 방영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때 웹툰은 매우 효과적인 브릿지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이 제작되는 동안 웹툰을 먼저 론칭해 프로젝트의 스타트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이는 유사한 콘셉트를 내세운 콘텐츠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다른 작품들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효과를 갖는다. 또한 연재되는 웹툰을 통해 스토리의 몰입도와 극적 긴장감이 애니메이션으로 자연스레 옮겨진다.

이렇게 하면 웹툰 없이 곧바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에 비해 인물과 사건들에 대한 사전 설명이 충분히 이뤄지면서 작품에 대한 친화도가 올라가고 내용과 연출을 사건에 집중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웹툰을 먼저 선보이면 애니메이션 시즌1이 끝날 시점에 맞춰 다시 웹툰 시즌2가 이야기를 이어받고 적절한 시점에 다시 애니메이션 시즌2가 이어가면서 시즌 간 이야기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요즘처럼 수많은 콘텐츠가 몰아치는 시기에는 팬덤의 관심이 잠시만 다른 곳으로 옮겨가도 금세 흐름이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웹툰을 활용하면 시즌과 시즌 사이의 공백을 적절히 배분하고 작품에 대한 연속성과 흐름의 호흡을 조절해가며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브릿지 콘텐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세계관과 세계관이 연결되도록 다리를 놓는 역할도 있는데 이는 다시 두 가지 기능으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같은 세계관을 확장시키는 개념 , 즉 본편 애니메이션에서 크게 다루지 않았지만 별도의 웹툰을 통해 조연급 캐릭터나 빌런 , 또는 전혀 두드러지지 않았던 캐릭터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이야기를 확장하는 기능이다.

또 다른 하나는 극중에서 아주 짧게 보여줬거나 지나친 사건을 하나의 독립된 웹툰으로 다뤄 세계관을 넓히는 기능이다. 각각을 분리해 보면 서로 다른 작품이면서도 웹툰이라는 매개로 연결돼 큰 세계관을 공유하는 하나의 작품이 되는 셈인데 이는 슈퍼 IP의 성공 모델과 맥락을 같이 한다.

영상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작은 편리해지고 기간이 단축돼 비용도 낮아졌지만 장벽은 여전히 높고 위험 부담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웹툰은 시즌과 시즌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작품과 작품의 세계관을 이어주는 브릿지 콘텐츠로서 확실한 기능을 한다.
웹툰은 진화의 산물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온라인 , 디지털 , 모바일 환경의 속성에 맞춰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고 편하게 볼 수 있는 형태로 진화했다. 웹툰은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콘텐츠로서 충분한 가치를 갖지만 콘텐츠 간 IP의 융복합을 조화롭게 이루는 강점도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과 궁합이 잘 맞아 최근 들어 다양한 실험과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OTT와 웹툰 산업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애니메이션 산업도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필자는 양 산업 모두 애니메이션산업에 긍정적인 기회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이 웹툰 활용을 통해 한 단계 더욱 성장하고 OTT를 발판 삼아 글로벌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서범강
· (사)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 아이나무툰 대표






아이러브캐릭터 / 서범강 회장 ma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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