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웹툰산업협회 서범강 회장, 해외 진출 길 트고 다양성 장르 활성화해야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3-12-13 08:00:37
  • -
  • +
  • 인쇄
Interview

한국웹툰산업협회가 10월 30일 서울시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제1회 웹툰산업의 날 선포식을 열고 매년 10월 28일을 웹툰산업의 날로 기념하기로 했다. 웹툰 인더스트리 데이(Webtoon Industry Day)의 약어(WID)와 ‘함께’라는 단어를 결합한 슬로건 위드 앤 위드(WID&WITH)에는 ‘전 세계가 웹툰산업의 날을 통해 하나로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았다.



웹툰산업의 날을 10월 28일로 정한 이유는?

협회 창립일이고 통상 9∼11월에 만화·웹툰 관련 행사가 몰려 있어서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은 이때로 정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더 큰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함께 뜻을 모으고 실천하는 시작의 날이란 의미를 부여했다.


기념일 지정의 의미는 무엇인가?

4년 전 협회장으로 취임할 때부터 이날을 꼭 만들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만화의 날(11월 3일)도 있지만 만화에 집중하기보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영화, 드라마, 패션, 출판 등 웹툰과 함께할 수 있는 여러 분야도 모두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날을 꿈꿨다. 산업이 성장하려면 연관된 분야의 많은 사람이 마음을 모으고 연결될 때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거라 믿었다. 산업 관계자뿐 아니라 만화와 웹툰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가 펼쳐지는 기념일로 키워 궁극적으로 우리끼리만 의미 있는 날이 아니라 달력에 표기돼 모두가 축하하는 날로 만들고 싶다.



일본, 미국, 유럽에서 웹툰이 주목받는 이유는?

K-드라마, K-팝 등 한류를 이끈 콘텐츠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좋은 콘텐츠는 국경과 문화를 뛰어넘어 사랑받을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웹툰은 해외에서 사랑받을만한 매력이 뛰어난 콘텐츠다. 출판 만화와 웹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콘텐츠를 소화하는 속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만화책은 정독한다면, 웹툰은 세로 스크롤 연출 자체가 속도감 있게 전개돼 빠르게 읽어 내려간다. 따라서 이야기 흐름도 빠르다. 세로 연출이 주는 이야기의 전달력, 역동적인 시간의 흐름, 다채로운 앵글 무빙이 라이브 콘텐츠를 감상한다는 느낌 때문에 웹툰에 빠져드는 게 아닐까. 환경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웹툰은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고 편하게 볼 수 있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다. 모바일 디바이스 성능과 온라인 환경의 발전은 웹툰의영향력을 더욱 확장할 것이다.


구글플레이와 파트너십을 맺었던데?

우리나라가 웹툰 종주국이지만 우리 안에서만 머무르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무대로 나가는 게 필수다. 이전에도 작가나 기업이 해외로 나가기 위해 많이 노력했지만 벽이 높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나 코트라 같은 기관도 지원하고 있으나 대상이 제한적이다. 협회가 이러한 해외 진출의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역량 있는 해외 파트너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수년 전부터 구글 측과 얘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마련해왔다. 구글도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선 콘텐츠가 필요한데 그중 웹툰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본 듯하다. 그래서 구글과 형식적인 협약이 아니라 실제 작가나 기업의 해외 진출 기반이 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고 성과를 내보자는 데 합의했다. 조만간 세부 논의가 끝나는 대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생각이다.


국내 웹툰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해달라

기반을 닦으며 매년 성장하고 있으나 취약점과 개선점도 많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정체기를 넘어 재도약하려면 먼저 글로벌 확장이란 숙제를 풀어야 한다. 웹툰산업이 탄탄하게 기반을 다졌다고 말할 수 있는 시점은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역량을 발휘했을 때다. 지금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다양한 장르의 활성화를 통해 현재 각광받는 특정 장르 외에도 성공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 맛만 다른 떡볶이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메뉴가 나와야 한다. 독자들이 식상해하지 않고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하려면 다양한 장르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글로벌 시장에는 다양한 성향을 지닌 수많은 독자가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빛을 보지 못한 작품이라 도 해외로 나가면 분명 찾는 독자가 있을 테니 하루빨리 세계로 나가야 한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칠 계획인가?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대형 플랫폼 외에도 작가나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자 한다. 단순히 진출만 돕는 게 아니라 진출했을 때 어느 정도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웹툰 어워즈를 개최해 축제의 장을 만들겠다. 올 12월부터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계획을 짜겠다. 웹툰계에도 아카데미, 그래미 어워즈 같은 명예로운 시상식이 필요하다. 명칭은 웹툰 인피니트 어워즈라고 붙였다. 지속 성장하면서 무한대로 선순환할 수 있는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았다. 어워즈가 단순히 성과나 노력을 치하하는 게 아니라 수상작, 작가, 기업, 후보작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무대로 키워나가겠다. 웹툰산업의 날을 단순히 기뻐하고 축하하는 날로만 놔두지 않겠다. 세계가 주목할 만한 계획이나 목표를 1개 이상 제시해 다음 해에 결과를 공유하는 날로 만들겠다. 웹툰 인피니트 어워즈를 글로벌 어워즈로 발전시키고 세계를 대표하는 웹툰 페스티벌을 우리나라에서 여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저작권자ⓒ 아이러브캐릭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