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의 한국 애니메이션: 근현대사 - 47 _ 이남국 교수의 애니메이션 아카이브 58

이남국 교수 / 기사승인 : 2022-06-23 08: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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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7월 5일 경향신문은 ‘여름방학을 앞둔 3TV국-어린이 프로 경쟁 치열’ 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TBC-TV는 디즈닐랜드를 방영한다” 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의 제목 디즈닐랜드는 디즈니의 테마파크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디즈니 스튜디오 전반에 관한 다양한 분야를 총망라하는 내용으로 구성됐으며 특히 만화영화 제작 방법을 아주 상세하게 보여준다.
월트 디즈니에게 배울 점은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을 테마파크라는 현실 세계로 이끌어내 오로지 어린이만이 아니라 남녀노소 함께 즐기게 한다는 점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생산자들은 아직까지 매우 미약함을 보이고 있으며 개인적인 부나 명성은 뒤로 미루고 현재와 미래를 위해 보다 과감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


1975년 7월 24일 경향신문은 ‘장발족 일제 단속-첫날 1천7백61명 적발-월말까지 계속’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서울시경은…(중략)…1천7백61명을 적발, 이 중 1천7백21명은 머리를 깎고 훈방했으며 머리깎기를 거부한 40명은 즉심에 넘겼다. 경찰은 명동, 충무로, 서울역 앞 등 18개소에 단속본부를 설치, 오는 31일까지 집중 단속을 벌인다” 고 보도했다.
이러한 장발족 단속의 여파는 만화영화 제작에 종사하는 애니메이터들에게도 불어닥쳤다. 당시 긴 머리를 한 일부 애니메이터들은 혹시나 싶어 뒷골목으로 피해 다니기도 했고 많은 애니메이터들이 실제로 단속에 걸려 머리를 강제로 삭발당하기도 했다.

 

 

1975년 8월 6일 경향신문은 ‘미래세계 건설 계획-월트 디즈니서 공개’ 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은 10년 전 꿈꾸었던 미래의 세계를 건설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마련, 세계 14개국에서 모인 70여 명의 대표들에게 공개. 월트 디즈니의 이 새 계획은 내일의 사회 실험 모형(EPCOT)과 세계 진열장 등 두 부분으로 이뤄지며 플로리다주 오클랜드 시 2만7천4백 에이커의 광활한 대지에 1978년부터 건설에 착수, 1980년 세계의 진열장 시설부터 완공할 예정” 이라고 소개했다.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Walt Disney World Resort)는 미국 플로리다주 중앙부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테마파크다. 4개의 테마파크, 2개의 워터파크, 32개의 테마호텔 및 리조트와 수많은 쇼핑, 식당,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구성됐다. 1971년 10월 1일에 매직 킹덤이 최초 개장했으며 엡캇이 1982년 10월 1일, 디즈니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1989년 5월 1일, 그리고 디즈니 애니멀 킹덤이 1998년 4월 22일 개장했다. 월트 디즈니는 생전에 월드 리조트의 완공을 끝내 보지 못한 채 영면했다.

 

 

1975년 8월 7일 경향신문은 ‘흥미, 드릴 넘치는 공상과학 만화영화-마징가-Z’ 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MBC-TV가 아메리칸 피처의 제작으로 지난 수년 동안 미국을 비롯한 구라파 등지에서 절찬리에 방영됐던 공상과학 만화영화 마징가Z를 매주 방영할 것” 이라고 전했다.
마징가Z는 엄연히 미국회사가 배급한 일본 만화영화였음에도 MBC는 미국 아메리칸 피처 제작이라는 유령회사를 내세워 국민의 눈, 특히 자라나는 세대들을 속이는 일을 서슴없이 자행했다. 마징가Z는 MBC에서 1975년부터 76년까지 총 92회 방영됐으며 1978년부터 재방송됐다.

 

 

1975년 8월 11일자 경향신문은 ‘로보트 군단 세계 정복 꿈’ 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과학자 슈타인 박사는 손자 쇠돌이와 토니에게 로보트 마징가Z만을 물려주고 숨진다” 라는 내용으로 작품의 등장인물들을 소개했다.
당시 MBC는 슈타인 박사가 외국인 이름을 갖고 있음에도 한국의 세계적인 과학자라고 설명했고 일본 만화영화임에도 마치 한국 작품인 것처럼 거짓으로 포장해 방영하는 비양심적인 일들을 자행했다. 방송사가 어린아이라면 회초리라도 들고 혼이라도 내주고 싶을 정도로 철딱서니가 없어 보인다.

 

 

 

1975년 8월 14일자 동아일보는 ‘어린이 프로에 일본 말이’ 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요즈음 어린이 인기 프로인 M방송국의 서부소년 차돌이는 최근 방영 도중 일본 말 토오키(talkie-사운드)가 튀어나와 깜짝 놀란 어린이들이 항의 전화를 하기도 했다” 고 전했다.
이러한 사태는 만화영화 서부소년 차돌이가 마치 한국에서 만든 만화영화인 것처럼 위장한 슬픈 결과였다. 물론 일본 만화영화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한국 방송사들의 왜곡된 상술 때문이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1975년 11월 14일 동아일보는 ‘판결 없이 경찰이 도서 소각할 수 있나’ 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공위에서…(중략)…도서출판물의 판매금지, 압수, 소각 등 문공부의 초월행위를 추궁…법원의 판결에 의하지 않고 경찰이 어떻게 소각할 수 있느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고 보도했다.
이는 법적 절차 없이 만화의 유통을 통제한 국가적 공권력의 불법적인 압제를 지적한 것으로 이후에도 만화에 대한 불법적인 처우는 주기적, 그리고 정기적으로 시도됐다.

 

 

 

이남국
· 전 홍익대 조형대학디자인영상학부 애니메이션 전공교수
· 전 월트 디즈니 &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감독 및 애니메이터
· 국립공주대학교 영상예술대학원 게임멀티미디어학과 공학석사
· CANADA SENECA COLLEGE OF APPLIED ARTS & TECHNOLOGY

 

 

 

 

 

아이러브캐릭터 / 이남국 교수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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