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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가 되었다 |
제20회 서울 인디애니페스트에서 독립보행 새벽보행 부문 관객상(축제의 별)을 받은 <고양이가 되었다>는 반려동물의 죽음과 마주한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편지다. 이희영 감독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겪게 되는 상실의 감정을 담담히 그리고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키우던 고양이를 떠나보낸 후 자신이 받고 싶었던 위로였을지도 모른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콤마스튜디오에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 스톱모션만의 따뜻한 질감과 손맛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느낌을 좋아한다. 실제로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에게 영감을 받아 TV시리즈 보토스 패밀리 시즌1·2(2018∼2022)를 제작했고 이번에 단편 애니메이션 고양이가 되었다를 선보이게 됐다.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감사하다.
<고양이가 되었다>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건?
평범한 삶을 살던 한 남자가 오랜 친구인 고양이 하루를 떠나보낸 후 고양이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슬픔을 표현하지도, 해소하지도 못한 채 그저 덤덤한 일상을 살고 있을 때 강아지 모습을 한 사람과 하루가 만난다. 고양이가 되었다는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이 너무 슬퍼서, 또는 너무 사랑해서 그 모습으로 변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별과 사랑을 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작은 위로를 주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다. 이전과 다른 재료를 써서 캐릭터의 털 질감을 다른 스타일로 표현해보고자 했다. 처음 시도해보는 방식이라 시행착오도 있었는데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제작진과 함께 해서 무사히 완성할 수 있었다.
▲보토스 패밀리 |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나?
고양이와 처음 함께 살면서 기획한 작품이 보토스였다. 고양이를 보기만 해도 너무 좋아서 꼭 캐릭터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해서 TV시리즈 보토스 패밀리 시즌2까지 만들었다. 작품을 끝내고 나니 어느새 고양이들 나이가 열 살이 넘어가더라. 그즈음에 고양이가 되었다의 첫 스토리 구상을 마쳤다. 이별을 직접 겪어보니 슬픔만 있는 게 아니더라. 그래서 고양이가 되었다를 만들면서 헤어짐을 그저 슬프게만 표현하지 않고 따뜻한 위로를 담으려고 했다.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 얻는 즐거움은?
작품을 만들 때마다 매번 새로운 도전이었다. 작품마다 접근하는 방향이나 풀어가는 방식이 다 달라서 늘 배우고 새롭게 시도해야 했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러한 과정이 정말 재미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한 단계씩 스스로 레벨이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매번 새로운 기술이나 스타일을 배우고 시도하면서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이 이 일을 하는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은가?
고양이가 되었다를 만들면서 정말 많은 경험을 했다. 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시도하고 표현해볼 수 있었다. 특히 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의 반응을 눈앞에서 직접 보고 느끼면서 용기도 많이 얻었다. 나와 콤마스튜디오가 더 넓고 다양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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