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략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10년 차 PD다.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TV 시리즈 브레드 이발소 시즌1·2, 아마존 프라임에서 공개된 복스 마키나의 전설의 제작에 참여했고 현재 사이드9의 첫 자체 IP인 코드네임X의 기획, 제작,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혼자 다 하는 건 아니다. 제작을 전담하는 총감독을 비롯해 여러 팀원과 협업해 마침내 코드네임X 시즌1을 완성했다.
코드네임X의 기획이나 연출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하는 동력은 무엇인가? 초등학생 때부터 만화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내 그림을 본 친구들이 좋아하고 다른 그림도 보고 싶다고 할 때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었다. 애니메이션이나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내가 가장 잘하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애니메이션의 길을 택했고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내가 만든 작품을 누군가 알아보고 환호해줄 때 그것만큼 기쁘고 뿌듯하고 보람찰 때가 있을까. 그때의 희열이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하는 동력인 것 같다.
요즘 애니메이션업계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애니메이션 산업은 매년 위기다. 제작과 사업 분야의 최일선에 있다 보니 힘든 상황을 가장 먼저 체감한다. 코로나19가 정말 많은 걸 바꿔놨지만 마켓에 나가보면 여전히 매력적인 작품들이 어디선가 만들어져 소개되곤 한다. 희망을 잃지 않고 묵묵히 하다 보면 반드시 애니메이션의 전성기가 올 거라고 믿는다. 그런 붐업의 출발점이 코드네임X라면 좋겠다.(웃음) 요즘 드는 생각은 애니메이션끼리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영상의 범주 안에 드는 모든 미디어 콘텐츠와 경쟁하는 시대라고 본다. 예전에는 콘텐츠별, 장르별, 시청자별 경계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어른이 봐도 재미있는 걸 만들어야 아이들도 본다. 결국 애니메이션도 재미있어야 뜬다. 영화나 드라마와 경쟁해 정상의 자리에 올라야 비로소 애니메이션을 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는가? 딱히 정해진 건 아니다. 대신 뭔가 하고 싶은 작품의 아이디어나 리스트를 따로 적어놓는 편이다. 최근에는 웹툰이든 사진이든 일러스트든 생각나는 걸 그려놓고 생각을 구체화해 정리하는데 꼭 애니메이션이 아니더라도 만들고 싶은 작품이 있다. 요즘 들어 프로듀싱 분야에서 팀워크를 이뤄 멋진 작품을 탄생시키는 순간을 상상해본다. 프로듀싱은 설계자와 같다.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음악, 그림, 제조업 등 모든 분야에서 필요한 게 바로 프로듀싱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프로듀싱 실력으로 길이 남을 명작을 만드는 게 꿈이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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