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소프트, 세대를 관통하는 슈퍼 IP로 성장시킬 것, 박창신 대표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3-02-14 08: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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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캐리소프트가 첫 극장판 애니메이션 캐리와 슈퍼콜라 개봉과 함께 해외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이 작품은 열한 살이 된 <캐리와 친구들>이 초능력을 지닌 강아지 인형 슈퍼콜라와 함께 우주 악당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창신 캐리소프트 대표는 앞으로 TV시리즈와 장편 애니메이션을 앞세워 캐리와 친구들을 글로벌 IP로 키워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든 취지는?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이려면 TV시리즈보다 극장판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극장판은 TV시리즈보다 내용을 압축해 빨리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여러 장르 중 영화 분야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데 위험부담이 크지만 그만큼 돌아올 이익도 크다고 생각해 극장판 제작을 결심했다.

오성윤·이춘백 감독이 참여했던데? 그간 러닝타임 3분 미만의 숏 클립 3D애니메이션은 많이 만들었다. 하지만 TV시리즈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야 했기에 제작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감독이 필요했다.
그래서 마당을 나온 암탉, 언더독을 만든 오성윤·이춘백 감독에게 메가폰을 맡겼다. 특히 작품에 대한 두 분의 열의가 강했다. 이들의 연륜과 경험이 이번 장편뿐 아니라 준비하고 있는 다른 애니메이션 제작에 많은 도움이 됐다.

앞으로 개봉할 나라는 어디인가? 캐리와 슈퍼콜라는 처음 기획할 때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했다. 그래서 영어, 중국어는 기본이고 스페인어, 아랍어 등 11개국 언어로 제작했다. 사실 일찍 완성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이 미뤄졌다. 캐리와 슈퍼콜라는 한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중국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다른 언어권은 중국 개봉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중국시장 규모가 다른 나라보다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현지의 반응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나? 장편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는데 타이틀은 다르다. TV시리즈도 만들고 있다. 6월까지 제작을 마치고 올해 공개할 계획이다. 13분 분량의 에피소드 10편으로 이뤄졌다. 이 역시 한국어, 영어, 중국어 버전으로 제작했다. 앞으로 매년 TV시리즈와 극장판을 번갈아가며 선보이겠다. TV시리즈와 극장판의 이야기는 서로 이어져 있다. 세계관을 공유하므로 포맷만 다를 뿐 모두가 연결돼 있다고 보면 된다.

자체 제작 시스템을 구축했나?
외주를 주지 않고 언리얼
엔진이나 모션캡처 기술 등을 활용해 모두 내부에서 만들겠다. 외주를 주면 제작 노하우를 확보할 수 없다. 매년 신작을 내놓으려면 제작 인프라와 경험이 내부에 축적돼야 한다. 이번 장편의 경우 프리 프로덕션만 우리가 맡았지만 앞으로는 메인 프로덕션과 후반작업까지 직접 진행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지난해 초부터 하나씩 준비했는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작업 효율과 완성도를 높였다. 기존의 방식이나 구조를 바꾸는 게 아니라 아예 새로 구축했기 때문에 제작 파이프라인이 비교적 수월하게 정착했다.

 

국내외 오프라인 사업 현황은 어떤가? 경기는 코로나19로 바닥을 쳤을 때보다 많이 회복한 것 같다. 하지만 요즘 경제 환경은 썩 좋지 않다. 고금리, 고물가 흐름이 길어져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따라서 이럴 때 IP를 활용한 오프라인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해외시장으로 나가고 온라인을 강화하면서 수익모델을 다변화해 침체 국면을 극복해나가려고 한다. 수익모델 다변화 전략의 하나로 추진한 게 바로 메타버스 플랫폼 캐리버스다. 캐리버스는 빠르면 3월에 공개할 생각이다.


캐리버스를 소개해달라 캐리와 친구들의 캐릭터가 사는 가상의 도시이자 거대한 놀이터다. 학교, 가게, 집, PC방 등 일상의 모든 것을 그대로 구현했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캐릭터로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며 퀴즈를 풀고 펫숍에서 강아지를 입양해 집에 데려오고 가구를 구입해 집을 꾸밀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을 가상공간으로 옮겨 놓은 거라 이해하면 쉽다. 2010년 이후 태어난 Z세대를 중심으로 이용자 타깃을 넓혀 나가겠다. 캐리버스는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가족 친화형, 생활밀착형 가상공간이다. SNS, 게임은 물론 교육, VOD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하나의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가상 세계에서 경제활동을 펼칠 수 있는 블록체인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 코인을 발행하고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플랫폼에 다른 분야의 IP를 넣기 위해 글로벌 기업과 협업할 예정이다.

 

캐리 유니버스 구축을 위한 전략은? 타깃이나 형태, 포맷이 다른 새 IP를 만들기보다 하나의 IP를 해외시장에 진출시켜 슈퍼 IP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엉뚱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IP를 만드는 게 아니라 하나의 IP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확장하는 방식이다. 캐리는 다섯 살짜리 프리스쿨 캐릭터인데 이번 장편에서는 열한 살 소녀로 성장했다. 또 콜라라는 동물 캐릭터나 다른 성인 캐릭터가 더해지면서 세계관이 점차 커지고 있다. 캐리는 키즈 타깃 캐릭터가 아니라 이제는 패밀리 IP를 총칭하는 대명사로 자리 매김할 것이다. 캐리 유니버스를 통해 캐릭터, 이용자, 사업모델 등을 성장시키고 확장해나가겠다. 캐리버스는 이러한 캐리 유니버스의 확장을 돕는 또 하나의 플랫폼이 될 것이다.


뉴미디어 분야에서 키즈 콘텐츠가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꺾이지 않는 뚝심을 발휘해야 한다. 길게 보고 한 방향으로 끝까지 갈 수 있는 굳은 의지가 필요하다. 처음이 분야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만난 아이들 중에는 벌써 고등학교에 간 친구도 있다. 곧 대학생이 되고 어른이 돼 키즈 콘텐츠를 떠나겠지만 오랫동안 우리를 기억한 그들이 캐리버스의 잠재적 고객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세대를 관통하는 IP, 세대를 관통하는 사업전략,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뚝심이 필요한 것 같다.


내년이 창사 10주년이다. 감회가 어떤가? 10년째를 맞는 캐리와 친구들이 장편 애니메이션, TV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IP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10년을 버티면 30년을 가고 30년을 버티면 100년을 간다고 생각한다.
10년은 내게 굉장한 의미를 지닌다. 살아남아 버텨냈다란 것만으로 앞으로 백년기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유능하고 강단 있는 인재들이 업계에 많이 들어와 영화나 드라마처럼 성공모델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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