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열풍에도 설 자리 없는 한국 IP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5-09-03 08: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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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K-콘텐츠 IP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글로벌 50위권에 드는 한국 IP는 전무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새로운 성장(10) 지식재산권의 산업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식재산권의 산업화 역량지표인 세계적 지재권자(Global Top Licensor) 50 명단에 미국 32개, 일본 7개, 중국·프랑스 각 2개, 스웨덴·영국·캐나다·이탈리아·독일·핀란드·덴마크가 각 1개씩 올랐다. 순위는 시장조사 기관 라이선스 글로벌이 지재권을 활용해 제작한 상품 판매액을 기준으로 매겼다.

 

 

월트디즈니는 미키마우스 등 슈퍼 IP를 활용해 의류, 유명 유통사 등과 협업하며 지난해 약 62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은 5위 해즈브로(트랜스포머 등, 161억 달러), 6위 워너 브라더즈(배트맨 등, 150억 달러) 등이 IP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미국의 32개 IP에서 파생된 수익은 약 2,424억 5,000만 달러(338조 원)로 같은 해 우리나라 GDP의 13% 수준이다. 장수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를 보유한 일본의 산리오는 84억 달러, 다양성을 상징하는 캐릭터 무민을 보유한 핀란드의 무민 캐릭터즈는 7억 7,000만 달러, 중국의 국민 캐릭터 양과 회색늑대를 보유한 알파그룹은 7억 2,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보고서는 한국 IP의 부진에 대해 “원천 IP 부족, IP의 다각적 활용에 대한 전략 미흡,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투자 여력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수출 관세 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위주의 하드 머니보다 소프트 머니를 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스토리 중심의 슈퍼 IP 전략, OTT에 대응할 IP 주권펀드, K-산업의 해외 지재권 확보 지원 등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우선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인기로 K-팝뿐 아니라 김밥, 라면, 후드티, 매듭, 한옥마을, 남산타워, 팬덤 문화, 심지어 무속 신앙까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실제 수익을 올리는 쪽은 미국 플랫폼과 일본 제작사”라며 웹툰, 게임, 드라마, 굿즈, 공연 등으로 수익 모델을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제2의 케데헌 신화를 우리 손으로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며 “루미 김밥, 진우 후드티, 소다팝 같은 파생 수익을 놓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스토리 중심의 슈퍼IP 전략을 입체적으로 지원할 ‘케데헌 법안’이라도 만들어야 될 때라는 업계의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최근 제작비 문제 등으로 오징어 게임, 무빙 등 OTT 플랫폼이 제작비 전액을 선투자하는 대신 저작권과 부가가치 모두 플랫폼에 귀속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면서 “IP 주권 펀드를 조성해 제작사가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프로젝트에 대해 자금을 지원, 제작사와 플랫폼이 제작비를 공동 분담하고 IP 권리를 공유하게 하는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글로벌 마켓이 하나였던 시대에는 좋은 물건을 만들어 잘 팔면 성장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이런 방식만으로는 성장이 힘들다”며 “K-푸드, K-콘텐츠 등 지재권 산업화를 통해 글로벌 지속 수요를 창출하는 록인(lock-in) 전략을 적극 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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