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저작물의 권리관계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07-26 08: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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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사례로 풀어보는 캐릭터 저작권


사례

A사는 B라는 캐릭터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TV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제작하기로 한 A사는 작품에 등장할 서브 캐릭터 2개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A사의 디자인 담당이사는 서브 캐릭터들의 콘셉트와 성격 , 세계관 , 특징 등을 기획했다. 다만 인력이 부족한 탓에 서브 캐릭터 1개는 A사의 캐릭터 디자이너 C가 작업하고 나머지 1개는 외주업체 D사에게 맡겼다.
C는 완성된 서브 캐릭터 디자인을 자신의 포트폴리오로 보관하고자 제작과정과 디자인을 블로그에 올렸다. 회사 내규나 A사와 C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에는 C가 만든 작업물의 권리귀속에 대한 내용이나 약정은 별도로 없다.
A사는 D사와 캐릭터 디자인 제작용역 계약을 맺었고 D사는 서브 캐릭터 디자인을 완성해 납품했다. 해당 계약서에는 용역대금 규정과 결과물에 대한 권리귀속 규정은 있었지만 저작권 양도 및 대가지급에 관한 규정은 없었다.
이후 A사는 B 캐릭터와 서브 캐릭터 2개를 이용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방영했고 서브 캐릭터들에 대한 상품화 사업도 시작했다.
그런데 D사가 서브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이 자신에게 있다며 상품화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완구사는 C의 블로그를 보고 서브 캐릭터에 대한 상품화권 계약 체결을 요청했다.
이럴 때 서브 캐릭터들에 대한 A사 , C , D사의 권리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해설

업무상 저작물이란?
위 사례에서 서브 캐릭터를 실제 창작한 것은 C와 D사다.
저작권법은 실제 저작물을 창작한 자에게 별도의 형식이나 절차 없이 저작자의 지위를 부여한다. 따라서 저작물을 실제로 창작한 자가 저작자가 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저작권법은 예외적으로 업무상저작물 (법인 , 단체 그 밖의 사용자의 기획하에 법인 등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상 작성하는 저작물)의 경우 일정한 요건하에 실제 창작한 자가 아닌 법인을 저작자로 인정하고 있다.
업무상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①법인 , 단체 그 밖의 사용자가 저작물의 작성에 관해 기획할 것 ②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에 의해 작성될 것 (사용관계) ③업무상 작성하는 저작물일 것 ④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되는 것 ⑤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을 것 등의 5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위 사례의 경우 ①A사의 디자인 담당 이사가 서브 캐릭터를 기획했고 ②이 중 하나는 A사에 고용된 C가 작성했으며 , 나머지는 A사의 사용관계가 아닌 외주업체 D사가 작성했다. 또한 ③서브 캐릭터는 A사의 업무상 작성하는 저작물이고 ④서브 캐릭터 중 하나는 C의 블로그에 의해 개인 명의로 먼저 공표됐고 나머지 한 개는 A사 명의로 공표 됐으며 ⑤A사의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서브 캐릭터 저작권에 대한 다른 규정은 없다.

여기에서 외주업체 D사가 만든 서브 캐릭터가 ‘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에 의해 작성될 것 ’ 이란 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 , 그리고 C가 만든 서브 캐릭터가 블로그에 먼저 공표돼 업무상저작물의 요건에 충족되지 않는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C가 만든 서브 캐릭터의 저작자는?
C가 만든 서브 캐릭터는 A사가 애니메이션을 선보일 때 함께 공표하는 것이 예정됐다고 볼 수 있다.
위에서 말한 ‘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되는 것 ’ 에서 공표는 단순히 그 저작물을 특정하기 위한 명칭 표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저작권의 귀속 주체를 표시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C가 블로그에 서브 캐릭터를 올린 것은 저작자 지위 귀속을 표시한 것이 아니라 A사 직원으로서 작성한 작업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게시한 것이라고 봐야 하므로 C의 개인저작물 공표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C가 A사의 허락 없이 블로그에 올려 업무상저작물을 공표한 행위 자체는 저작권침해 또는 회사의 영업비밀 침해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행위로 봐야 한다.
즉 , C가 만든 서브 캐릭터가 블로그에 먼저 올라가도 저작자 지위 귀속의 의미로 공표한 것이 아닌 이상 A사의 업무상 저작물로서 추후 A사 명의로 공표될 때부터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D사가 만든 서브 캐릭터의 저작자 지위 귀속
C가 A사와 사용관계에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D사는 A사와 근로관계나 근로관계에 준하는 지휘 , 감독의 사용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법원은 “ 업무상저작물에 관한 저작권법 제9조는 예외규정인 만큼 이를 예외적으로 해석해야 하며 , 확대 또는 유추 해석해 저작물의 제작에 관한 도급계약에까지 적용할 수 없다 ” 면서 외주 도급계약의 경우 업무상저작물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있음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1992. 12. 24. 선고 92다31309 판결)
따라서 D사가 A사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직원처럼 지휘 , 감독을 받아 서브 캐릭터를 제작한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면 저작자는 해당 계약서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D사에게 원천적으로 귀속된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영상저작물의 제작에 협력한 자가 저작권을 취득하더라도 저작권법 제100조 제1항에 의해 영상저작물의 이용을 위한 저작물의 필요한 권리는 A사가 양도받은 것으로 추정되므로 A사가 신규 애니메이션을 방영하거나 그 자체로 복제 , 배포 , 공개상영 , 방송 , 전송 등의 방법으로 이용하는 데 별도로 서브 캐릭터 이용에 대한 허락을 D사에게 받을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다른 특약이 없는 한 D사가 서브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을 갖고 있으므로 A사가 애니메이션과 별도로 상품화권 계약을 체결할 권리는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A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권리 제한을 방지하기 위해 외주제작을 위탁할 때 계약서에 용역에 대한 대가지급 외에 제작된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귀속 및 그에 대한 적정한 양도대가 규정을 포함시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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