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문화가 있는 일상으로의 회복 필요 _ 최유진의 애니잡수다 8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11-25 08: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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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코로나19 이전의 가을은 말 그대로 축제의 계절이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불기 시작하는 선선한 바람과 높고 파란 하늘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곡식을 수확하는 계절이자 추석에 들려오는 ‘ 한가위만같아라 ’ 라는 덕담처럼 풍성한 마음으로 가득 찼었다. 영화면 영화 , 음악이면 음악 등 각종 축제가 열리고 많은 행사들이 즐거움을 더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명절은 고향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말로 채워졌고 온갖 행사는 축소되거나 취소됐다.
이러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곧 나아지겠지 , 내년은 괜찮아 지겠지라며 조금씩 희망을 가져보기도 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인디애니페스트 직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되고 대유행이라는 말이 돌면서 스태프뿐 아니라 관객 , 감독들 모두 극도로 예민한 상태에서 행사를 치렀다. 3,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지금에 그때를 생각해보면 왜 저렇게까지 두려워 했을까란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정말 우리는 무서운 적응력을 가진 것 같다.
물론 코로나19에 대해 지식이 더 늘었고 대처방법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가 생기면서 두려움이 완화된 것이 컸다.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상황을 최대한 만들지 않는다면 비교적 안전하게 행사를 치룰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확진자가 방문해도 최소한 감염이 확산되는 일은 없게 할 수 있다는 방역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에서 비롯된 것 같다. 실제 전주국제영화제 , 부천판타스틱영화제 , 부산국제영화제에 확진자가 다녀갔지만 다행히 감염이 확산된 사례는 없었다.

이러한 사례를 놓고 보더라도 더더욱 마스크 착용과 같은 기본적인 수칙을 지키면서 행사를 진행한다면 비록 코로나 시대라고 해도 우리가 기존에 즐겼던 가을을 조금은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위드 코로나에 문화는 없었다
그것이 어떻게 보면 해외에서 한발 먼저 시작한 위드 코로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다른 나라의 모습과 반드시 같을 필요는 없지만 1년이 넘도록 멈춰버린 일상이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솔솔 나오기 시작한 위드 코로나에 조금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10월 4일부터 적용되는 거리두기 단계에 대한 내용은 심히 실망스러웠다. 지역의 수많은 축제들이 줄줄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이는 중앙대책본부에서 지침을 내려 ‘ 10월 개최 예정인 지역 축제와 행사에 대한 취소나 연기 , 온라인 전환 ’ 을 지시하면서 생긴 일이었다. 일상으로의 회복을 거론하면서 한편에서는 문화예술 관련 행사들을 취소 시킨 것이다.
당시 갑작스럽게 바뀐 지침에 행사를 진행하던 곳들은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렇게 행사들이 취소되고 있을 때 결혼식 참석 인원과 식사 가능 인원은 늘렸다. 종교시설에 적용되는 규칙도 완화됐다. 미미하게나마 거리두기 규정이 완화되는 가운데 지역 축제들은 행사 취소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저 위드 코로나에 문화나 예술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말 외에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없다. 지금까지 집단감염이 일어난 대표적인 시설은 종교시설 , 식당이나 카페 , 목욕탕과 사우나 등이다. 심지어 결혼식에서의 집단감염 사례는 잘 알려져 있으며 비록 인원이나 이용시간에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이 같은 시설들은 멈춤 없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집단감염 사례가 없음에도 정부와 지자체는 온갖 이유로 이들 행사를 취소하는 것에는 아무런 망설임이 없다.
제발 한 번만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참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생업이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쉽게 이야기하는 것을 듣곤 한다. 그럼 문화예술계에 종사하지 않는 그 사람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돈을 주니까 일하는 것인가.
행사를 준비하면서 급여를 받고 생계를 유지하는 우리의 삶이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든 , 공연을 하는 뮤지션이든 이를 통해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는 프로들이다. 그들에게 이것은 취미생활이 아니다. 행사 취소라는 결정은 누군가에게는 생업을 포기하라는 말과 같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일상에는 반드시 문화가 있어야
지금은 21세기다. 의식주만이 중요한 시대는 지나도 한참 지났다. 이미 삼국지 동이전에 삼한시대부터 음주가무를 즐기는 조상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돌이 갓 지난 내 조카는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된 순간부터 음악이 나오면 몸을 흔든다. 문화나 예술은 특별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매우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단순히 먹고 자는 것 외에 삶의 즐거움을 위해 하고 있는 모든 것이 문화이자 예술이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지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러한 저변에는 우리가 그간 자연스럽게 즐기고 누려온 문화와 예술 활동들이 안전이라는 이름하에 모두 금지되면서 생긴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활동을 하던 것들이 코로나19로 모두 중단됐기 때문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로의 전환을 생각하고 있다면 진정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도 문화예술 행사들을 중단시켜서는 안 된다. 오히려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들이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과 방역지침 마련이 필요하다.
이것이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거라 기대해본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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