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레스큐: 슈퍼가디언즈>(이하 폴라레스큐)는 자연과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공감과 울림을 전한다. 특히 주인공 스톰의 성장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족애, 우정, 일상 속 갈등 같은 이야기는 섬세한 감정 표현과 어우러져 더욱 깊은 서사를 만들어낸다. 정민형 감독은 “단순히 사건 사고를 해결하는 이야기가 아닌 철학이 담긴 이야기를 보여주려 했다”고 말한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2017년부터 우경민 감독님과 호흡을 맞춰왔다. 처음 감독을 맡은 작품은 2022년에 방영한 내 비밀친구 햄찌다. 2023년에는 마카앤로니 시즌3의 제작을 이끌었다. 폴라레스큐 정도로 스케일이 큰 작품을 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 사실 조금 긴장하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첫 방송을 본 소감은?
홀가분하다.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가 남거나 아쉬운 건 없다. ‘내 자식들이 드디어 나오는구나’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이런 좋은 작품의 감독직을 믿고 맡겨준 회사에 감사하다.
이야기 무대를 북극으로 설정한 이유는?
정확히 말하면 북극이 아니라 극지방이다. 남극에 사는 펭귄도 등장하니까. 기획할 때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다음 시즌을 생각하면 소재가 금방 고갈되고 세계관도 한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환경 보전이란 메시지를 처음부터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극지방으로 정했다. 보통 지구온난화를 말하면 빙하를 먼저 떠올리지 않나. 실제 극지방은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환경이 변하고 있는 곳이다.
유사 구조 장르물과 다른 점은?
구조 장르물은 보통 주인공이 속한 구조대의 강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그런데 폴라레스큐의 주인공 스톰은 열정만 넘치고 부족한 게 많은 사고뭉치다. 우리는 어린아이 같은 스톰이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통해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어린 시청자가 함께 배우고 깨닫게 하려고 했다. 또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구조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감정도 조명했다. 기존 작품에서 시민들은 스토리 전개상 아무 이유 없이 곤경에 처하는데, 위기에 처한 그들의 이야기에 가족과의 갈등이나 차별, 가장의 무게처럼 현실적인 문제를 담아냈다. 특히 구조대가 약하게만 보이는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모습도 나온다. 이러한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앞으로 살아갈 사회를 미리 접해보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팬덤을 끌어낼 요소를 꼽는다면?
개성 있는 캐릭터, 탈것, 음악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매력으로는 에피소드마다 담긴 깊은 서사를 꼽고 싶다. 기존의 구조 장르물은 첫 화를 제외하고 사건 발생-출동-문제 해결의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 완구 사업을 위해 만든 작품이라면 좋은 전략일 수 있다. 우리는 완구도 좋지만, 그보다 먼저 좋은 작품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그래서 단순히 사건 사고를 해결하는 이야기보다 철학이 담긴 이야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구조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진정한 영웅의 의미, 경쟁과 갈등 같은 주제를 콕 집어 말해주지 않더라도 시청자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주제가 조금 깊은 이야기더라도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욱 잘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여겼다.
미크로스 애니메이션과의 협업은 원활했나?
사실 처음에는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시차도 있어서 소통이 조금 힘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세계적인 스튜디오답게 시스템을 잘 갖췄고 다른 나라와 함께 작업한 경험이 풍부해서 소통에 막힘이 없었다. 제작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캐릭터 움직임을 표현하는 애니메이팅 능력이 탁월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소품 하나에도 섬세하게 움직임을 주더라. 우리가 그들의 열정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문제가 생겨도 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대응하고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차기 시즌을 준비하고 있나?
시즌1이 26편으로 이뤄졌다. 13편을 먼저 방영하고 두 달여간 쉬었다가 나머지 13편을 내보낼 예정이다. 시즌2 제작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어서 현재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시즌1에서 가장 중점을 둔 건 스토리였다. 캐릭터들의 감정과 서사에 집중했다면 시즌2에서는 다양한 구조 상황에서 펼쳐지는 메카닉의 활약을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싶다. 이야기 배경도 사막, 바다, 정글로 넓혀 가보면 좋겠다. 그런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폴라레스큐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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