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강의 웹툰 이야기 20] 2022년 웹툰산업의 주요 이슈와 현상 진단

서범강 회장 / 기사승인 : 2023-02-24 08: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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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만화와 웹툰의 개념과 이해
웹툰이 등장한 초창기, 만화와 웹툰은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많은 이들이 혼란을 겪었다. 누군가는 만화와 웹툰이 표현이 다를 뿐 결국은 같은 것이라 하고, 누군가는 웹툰은 만화의 하위 개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웹툰산업이 성장하고 대중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만화와 웹툰의 정의를 보다 분명히 하고 구분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그러다 만화는 종이 인쇄를 바탕으로 하는 오프라인 출판물, 웹툰은 온라인 서비스를 목적으로 모바일 환경에 기반해 제작하는 디지털 콘텐츠라는 개념이 정립됐다.

웹툰과 애니메이션, 서로에게 날개를 달다
2022년 눈에 띄는 변화로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의 웹툰 산업 진출을 꼽을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가 웹툰 IP를 원작으로 하는 영상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웹툰 자체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원작 IP를 확보하고 웹툰의 흥행 가능성을 따져본 뒤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고 안정적이란 판단 때문이다. 또 웹툰을 통해 타깃 연령층을 어느 정도 높일 수 있는 토대 마련을 기대하기도 했다.
웹툰과 애니메이션이 새로운 시너지를 통해 서로에게 날개를 달아 2023년에도 긍정적인 사례들을 보여주길 바란다.

파인애플 데미지를 막아라
2022년 웹툰산업에는 파인애플 현상이 두드러졌다. 파인애플 현상은 사과의 윗부분과 아랫부분만 남기고 중간이 파여 있는 상태, 즉 중간이 파인 사과를 의미한다. 웹툰산업에서 파인애플 현상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
첫째는 중간 단계의 인재 부족 현상이다. 만화 잡지나 출판사의 편집부 시절부터 꾸준히 일해 온 고참급 경력자는 많다. 어찌 보면 웹툰산업의 성장은 이들이 기반을 잘 다졌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웹툰이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새로 들어온 인력이 없어 고참급 경력자들을 뒷받침하고 급속도로 늘고 있는 신참들을 이끌어 줄 중간급 경력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신참들이 성장함에 따라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다양성 장르의 부족 현상이다. 유행 장르의 작품들을 통해 웹툰시장이 활성화하고 규모의 성장도 일궈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유행에 따라 만든 특정 장르 중 흥행하는 작품이 사과의 윗부분을 차지하고 실패한 작품은 아랫부분에 위치하는 상태가 이어지는 것이다.
시장의 고른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장르의 활성화를 통해 중간 영역을 차지하는 작품이 고르게 분포하도록 해야한다. 2023년에는 보다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지고 이를 지원하는 환경이 조성되길 희망한다.
셋째는 중소기업 육성과 활성화를 위한 여건이 부족하다.
산업 초창기 선두에 나선 기업은 규모의 성장을 통해 사과 윗부분에 자리하고 새로운 기회를 얻으려 진입한 신진 기업은 아랫부분에 자리한다. 이때 중간 지점을 튼튼하게 받쳐줄 중소기업들의 고른 성장과 활약이 필요하다. 이는 다양성 장르 활성화와도 맞물려 있다. 중간 지점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다양하고 전문적인 웹툰 플랫폼을 구축하는 환경을 마련해야 다양성 장르의 제작과 보급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 2023년에는 중간 영역으로 진입한 중소기업들의 새로운 활약과 성공 사례들을 기대한다.

웹툰 아카이브의 중장기 전략과 서비스 방향
웹툰산업이 급성장하고 매년 엄청난 양의 작품이 만들어지면서 웹툰 데이터의 보존과 생성, 사용, 유통 정보의 기록 및 분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웹툰 정보를 효과적으로 보존·분류하고 정확한 정보를 기록·열람할 수 있는 아카이브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종류, 수량, 가격, 유통현황 등을 파악하고 불법 복제를 막는 웹툰표준식별번호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웹툰산업협회가 적극 나서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의 지원과 협조가 절실한 실정이다.


균형 무너뜨리는 젠가 게임 멈추자
어떤 산업이든 잘 돌아가고 먹거리가 생기면 먹잇감을 찾아 기웃거리는 이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마치 산업의 핵심 구성원인 양 행동하며 정작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을 서로 오해하고 다투도록 이간질한다.
하지만 먹거리가 떨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주변을 탓하며 빠져나가 다른 먹거리를 찾는다.
이는 웹툰산업에서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균형을 무너뜨리는 젠가 게임을 이용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블록만 빼내려는 이들이 누구인지 구분하고 경계해야 한다.


기술의 발전은 웹툰을 어느 곳으로 이끄는가
웹툰 관련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AI,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다.
블록체인은 웹툰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불법 복제를 막는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NFT는 혁신적인 수익구조를 제공할 가장 핫한 아이템으로 떠올랐지만 거품이 빠지는 분위기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 체험 등 콘텐츠 활용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웹툰 제작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기술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특히 웹툰 제작의 주체를 바꿀 수 있고, 웹툰 IP 중심의 수익 모델에서 웹툰 제작을 위한 소스나 환경을 이용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하면서 웹툰의 무게중심이 제작에서 기획과 연출로 바뀌는 구조를 제시한다.

웹툰 환경에 큰 변화와 영향을 미치며 가장 먼저 상용화될 기술은 AI다. AI는 웹툰 제작에 필요한 여러 과정을 단축하고 생략하면서도 놀라운 품질을 보여준다. DB가 쌓여가면서 여러 공정에서 사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또 웹툰 저작권에 대한 해석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웹툰 PD 아카데미를 통한 인재교육의 과제와 목표
웹툰 분야로 전향한 기업이 많아지고 아예 처음부터 웹툰 사업을 목표로 한 신생 기업도 늘고 있다.
웹툰 기업이 많아지고 제작하는 작품 수가 늘면서 필요한 직군이 바로 웹툰 PD다. 웹툰을 만들 때 작가도 필요하지만 제작 과정을 운영·관리할 전문 인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웹툰산업협회는 웹툰 PD 아카데미를 통해 인재를 발굴, 육성하고 있다. 웹툰 PD는 웹툰의 해외 진출과 산업 확장으로 수요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따라서 웹툰 인재교육을 위한 정부와의 협업,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이처럼 2022년에는 다양한 이슈가 웹툰산업을 장식했다.
새해에도 그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역할과 성과의 중심에는 언제나 한국웹툰산업협회가 있다.
2023년에도 웹툰산업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 구축을 실현하고 해외 진출을 통한 무대의 확장을 이뤄내도록 한국웹툰산업협회는 더욱 힘차게 뛸 것이다.

 

 

 

서범강
· (사)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 아이나무툰 대표

 

 

 

 

 

 

아이러브캐릭터 / 서범강 회장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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