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영화제 _ 최유진의 애니잡수다 ❺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08-26 08: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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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코로나 시대에 적응한 걸까. 한산했던 거리에 조금씩 활기가 돌고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 앞에 사람들이 다시 줄을 서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을 뿐 , 이렇게 코로나19 이전의 일상과 비슷해져가는 구나라는 작은 기쁨도 있었다.
그러나 7월 들어 연이어 터지는 집단감염으로 확진자가 연일 큰 폭으로 늘면서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수도권 4단계 격상이라는 시기를 맞고 말았다. 결국 일상은 다시 멈췄다.
잠시나마 사람들로 북적이던 연남동의 거리는 한산해졌고 , 식당 창문 너머로는 할 일이 없어 그저 빈 테이블만 바라보고 있는 종업원들이 보였다.

우리도 소상공인이다
코로나 시대에도 식당들은 문을 열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가게를 여는 것은 당연히 두려운 일이다. 무증상 확진자가 언제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확진자로 인해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고 그러한 사례도 이미 여러 차례 알려져있다. 그래도 식당을 연다. 그리고 식당을 간다. 이를 두고 이 시국에 식당 문을 연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없다. 식당을 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문화예술 관련 행사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 시국에 행사를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그런데 문화예술 분야에서 일하는 수많은 종사자들은 이 일을 취미나 여가로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엄연히 경제활동의 한 분야다. 엄중한 코로나 시국에도 행사를 준비하고 문을 열고 일을 해야 한다. 당연히 행사장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고 그로 인해 집단감염이 일어나게 될까 두렵지만 , 그래도 문을 열어야 하는 우리 역시 소상공인이다.

온라인 영화제에 대한 오해
지난해 코로나 시대를 맞으면서 영화제들은 오프라인이냐 온라인이냐를 놓고 많은 고심을 할 수밖에 없었고 온라인을 병행하거나 온라인으로만 행사를 진행한 경우들도 있었다. 4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니 영화제를 지원하는 많은 지자체 담당자들은 아주 쉽게 “ 온라인으로 행사를 준비하세요 ” 라고 얘기한다. 너도나도 유튜브를 하고 온라인으로 영상을 보는 것에 익숙한 시대이기 때문에 아주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아주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우선 온라인 플랫폼을 어디로 할지가 문제다. 지난해에는 웨이브 , 왓챠 , 네이버 시리즈온이 영화제들과 함께했다. 플랫폼마다 가격책정 , 티켓판매 , 회원가입 방식 등이 다르고 각각 장단점이 있다. 여기에는 선택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플랫폼에서 영화제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콘텐츠와 구분해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시스템이나 페이지를 구축해야 하고 이 또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적절한 수익이나 효과가 창출돼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었을까.
플랫폼이 있다 해서 영화를 온라인에서 상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제에서 상영하고자 하는 영화들 모두 온라인 상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영화제가 온라인에 상영하기 위해 별도의 상영료를 지급하고 상영 동의를 받는다. 이 또한 당연하겠지만 시간과 비용이다. 지난 한 해를 거치면서 올해는 예전보다 온라인 상영 동의를 받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해졌지만 그렇다고 이 과정이 줄어든 건 아니다. 특히 장편의 경우 개봉 등의 계획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온라인 노출을 원하지 않다.

지난 6월 열린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은 온 · 오프라인에서 병행 개최됐지만 온라인에 장편 부문의 작품은 애초부터 올라와 있지 않았다. 즉 , 장편을 온라인 영화제를 통해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온라인 영화제의 홍보도 문제다. 온라인에는 이미 수많은 영상이 넘쳐난다. 그 안에서 일시적이고 단기적으로 올라오는 영화제의 영화들이 선택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AI가 추천하는 영상들 중 영화제 영화들은 어떻게 메인화면에 노출될 수 있을까. 방송 예능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는 온라인 세상에서 이름 한 번 들어본적 없는 배우들이 나오는 , 아니 배우나 연예인이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어떻게 사람들에게 선택 받을 수 있을까. 물론 홍보를 잘하면 된다. 잘 아시다시피 홍보 역시 비용이다.

 

코로나 시대 영화제가 넘어야 할 산은 오직 안전
모든 행사의 기본은 안전이다. 특히 지금 같은 코로나 시대라면 더더욱 그렇다. 현재 이를 무시하거나 가벼이 여기는 영화제는 없다.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는 ‘ 마스크를 벗는 상황 ’ 을 만들지 않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 게스트와 관객들을 위해 열리던 파티들을 가장 먼저 취소하고 방역 장비를 갖춰 이중 삼중으로 체크하며 관람객 리스트를 작성한다.
매 상영 종료 후 소독은 기본이다. 스태프들 역시 불필요한 모임과 외부 활동을 자제한다. 다행히 지금까지 영화제에 확진자가 다녀간 사례는 있어도 영화제에서 확산된 사례는 없다.
그러나 간혹 영화제에 넘어야 할 새로운 산들이 생기는데 그건 바로 행정이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발생하는 새로운 비용 또는 온라인 행사를 위한 예산이 늘거나 부득이하게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면서 생기는 예산 변경 등의 이유로 지원 기관과의 소통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번 4단계로의 격상처럼 갑작스럽게 변화의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 이때 담당자가 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 원활히 진행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있다.
영화제에 대한 이해가 없고 그저 책상 앞에 앉아 서류만 보고 있는 담당자를 만나게 된다면 이 또한 영화제가 넘어야 할 산이 되고 만다. 이러한 시기이기 때문에 더욱 안전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갑과 을이 아닌 파트너십을 갖고 소통하며 슬기롭게 넘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

 

코로나 시대의 사랑, 영화제
오늘도 사람들은 일을 하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누군가와 사랑을 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그랬고 코로나 시대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모습이나 형태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우리의 삶은 어느 순간에도 멈출 수 없다. 영화제도 그렇다. 늘 그러했듯 영화를 상영하고 영화를 이야기하고 영화를 만들어갈 것이다.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 ‘ 콜레라 시대의 사랑 ’ 에 이런 대사가 있다. 선장이 “ 언제까지 이 빌어먹을 왕복 여행을 계속할 수 있다고 믿으십니까? ” 라고 묻자 플로렌티노 아리사가 이렇게 대답한다. “ 우리 목숨이 다할 때까지 ” 1)라고 . 콜레라 시대가 사랑을 멈출 수 없었듯이 코로나 시대가 영화제를 멈출 수는 없을 것이다.

 

* 각주 : 1) 가르시아 마르케스 , 콜레라 시대의 사랑2 ’ , 
             민음사(2004) , p331

 

 

▲ 사진제공 : 최유진 사무국장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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