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키즈 엔터테인먼트란 기치를 내걸었다. 체질 개선은 성공했나? 이제 2년째에 접어드는데 아직도 진행 중이다.
2020년까지 애니메이션 제작에 몰두했다면 이듬해부터는 개발본부와 사업본부로 직제를 개편해 관리·사업 분야를 강화했다. 제작은 인도네시아, 중국 등 해외 파트너사에 맡겨 더 많은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우리가 지닌 본질적인 능력은 콘텐츠 제작이다. 따라서 임직원들에게 콘텐츠를 주축으로 두고 사업을 전개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또 회사가 지향하는 비전을 공유하면서 각 본부가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키즈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나? 키즈 타깃의 범위를 넓혀 사업을 확대할 것이냐, 아니면 키즈에 더욱 집중할 것이냐를 놓고 오래 고민했다. 저출산 시대에 키즈산업이 내리막이니 타깃 연령을 높여야 한다, 뽀로로 등 기존 IP들이 시장에서 대세를 형성하고 있어 전망이 어둡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래서 처음엔 키즈를 배제하고 국내외 콘텐츠와 IP를 육성해 다양한 사업으로 브랜드를 확장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를 지향하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서너 살짜리 아이 둘을 키우면서 밖에 나가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말로만 듣던 시장 상황이 정말 어떤지 궁금해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해 얻은 실질적인 수치와 데이터를 살폈다. 아이들은 줄고 있지만 양육비는 20%씩 늘고 있더라. 애들은 줄어도 소비는 한 아이에게 집중된다. 소비층이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심리적 만족을 추구하다 보니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양상이다. 따라서 질적으로 다른 체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타깃을 넓히기보다 전 세계적으로 알파세대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키즈 분야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이후부터 키즈 카페, 키즈 앱, 완구 사업을 본격화했다. 사실 드라마, 영화, 게임 등 성인 타깃의 콘텐츠가 흥행 폭발력이 강해서 웹툰 분야로 진출해볼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섣불리 나섰다간 낭패만 볼 것 같아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고 마음먹었다.
첫 투자유치는 순조로웠나? 당시 내부에서 투자유치를 위한 홍보활동은 준비하고 있었지만 의도하거나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때를 잘 만났다고 할 수 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콘텐츠 수요가 급증하면서 투자금이 콘텐츠 분야에 몰리던 시기였는데 영화나 드라마를 향하던 투자가 애니메이션까지 흘러오게 된 것이었다. 앞뒤 사정이야 어찌 됐든 무척 반가웠고 투자자들이 직접 찾아주니 감사했다. 첫 미팅 이후 6개월 정도 논의한 끝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2018년부터 매출이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었기에 재무제표는 건실했어도 쉽진 않겠다고 여겼는데 성사됐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여러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투자를 유치하거나 인수합병되는 분위기 덕분에 얘기가 술술 풀렸다.
투자자들을 움직인 동기는 무엇이었나? 대표 IP인 고고다이노가 시즌을 거듭하며 꾸준히 성장한 점이 주효했다. 수치로 입증된 데이터를 보고 IP의 잠재력이 발휘될 수 있는 타이밍이 왔다고 판단한 듯했다. 투자자들은 보통 어느 정도 자력으로 성장했을 때 자본을 투입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점에 주목하는 것 같다. 투자를 유치하면서 극장판, 스핀오프, 시즌작 등 한 해에만 고고다이노 3편을 동시에 선보일 수 있었다. 마케팅에도 힘이 실렸다. 매년 고고다이노 새 시즌을 선보이는 건 하나의 전략이다. 콘텐츠란 상품의 특성상 얼마만큼 지속적으로 노출하느냐, 그리고 얼마나 쌓아놓느냐가 성패를 가름한다. 재미와 퀄리티는 기본이요, TV를 틀었을 때 어디서든 나와야 한다.
매일매일 수없이 쏟아지는 콘텐츠와 경쟁하려면 조금이라도 잊혀지면 안된다. 약속한 시간에 콘텐츠가 나와야 한다.
그래서 매년 9월에 새 시즌을 내놨는데 내년부터는 상, 하반기로 나눠 공개할 계획이다.
추가 투자가 이뤄지면 어떤 사업에 집중할 계획인가? 키즈 카페와 앱 분야다. 키즈 카페는 예상 수익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 중 하나다. 2019년 코로나19 창궐 직전에 경기도 의정부시에 1호점을 냈는데 의외로 반응이 괜찮았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가 공간사업이다. 따라서 매장 기능과 결합한 직영점을 늘리면서 사업 확장을 위한 오프라인 기반을 확대해나가고자 한다. 앱은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므로 매출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다.
일전에 내놓은 시크릿 쥬쥬 게임 앱의 매출액이 100억 원에 달했을 정도니 전망은 무척 밝다. 국내외 유명 IP를 앱에 탑재한다면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앱은 교육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아이들에게 유해하지 않은 수준에서 오락성을 강조한 게임 형태로 출시할 예정이다.
준비 중인 신작을 소개해달라 기존 시즌작들을 비롯해 내년 초에 팽이배틀 장르의 신작 배틀탑을 선보일 것이다. 또 드로너즈 시즌2, 토킹 탐&프렌즈 등 인기 애니메이션도 국내에 배급하겠다. 올해에는 가벼운 그래픽노블 성격의 캔디샵, 크리쳐헌터를 출간한다. 영·유아부터 12세까지 볼 수 있는 콘텐츠다. 고고다이노, 상상꾸러기 꾸다와 조금 다른 타깃을 공략하려면 애니메이션보다 책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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