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잘나가는 캐릭터는?
영이의 숲 꽃카, 망상리 토끼들이다. 검은 토끼해에 맞춰 토끼 캐릭터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여러 토끼 캐릭터 중 성장 가능성 등을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선택해 마케팅을 펼친다.
알아서 잘나가는 캐릭터도 있지만 우리 플랫폼을 통해 잘되는 사례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꽃카도 초기에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작가와 함께 팬덤을 확장한 사례다.
뉴미디어 기반 콘텐츠는 개인이 만들어 유통하므로 성장이 더디다. 우리는 개인이 혼자 하기에 버거운 상품화나 유통, 마케팅을 지원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기 캐릭터에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은?
개성이 강한 캐릭터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외형이나 분위기가 유사하더라도 명확한 특징이 있다면 소비자들의 반응이 오는 사례가 많다. 그래픽은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래서 캐릭터의 특성보다 어떤 트렌드나 어떤 상황에서 인기를 얻은 캐릭터가 무엇인지에 집중한다. 고객의 반응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행동 데이터를 많이 살펴 지표화하려고 한다. 우리는 직관적인 그래픽 요소로 대중적 인기를 빠르게 확산하는 캐릭터에 주목한다.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거나, 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면 수익률을 높이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타깃이 10∼20대 여성에 국한돼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던데?
플랫폼 이용자가 50만 명 정도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10∼20대 여성은 550만 명에 이른다. 시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젤리크루의 전국적인 인지도가 10∼20대 여성 사이에서 20∼30%에 머무는 것도 앞으로 유입될 소비자가 많다는 걸 보여준다. 젤리크루가 뉴미디어 기반 캐릭터를 IP화하는 데 집중한다면 핸드허그는 IP 사업 전개에 주력한다. 최근 캔디 브랜드 츄파춥스의 라이프스타일 분야 사업권, 유튜브 콘텐츠 짐승친구들의 배급권을 확보했다. 또 20∼30대를 타깃으로 한 데스크테리어용품을 유통하기 위한 브랜드 키치키치를 준비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뉴미디어 콘텐츠가 유통되는 새로운 인프라로 자리 잡는다면 확장성은 자연스레 커질 것이다.
국내외 협업 파트너사를 섭외하는 비결은?
소위 바닥 영업부터 시작해 유통망을 다졌다. 직원들과 직접 발로 뛰면서 매장을 하나하나 늘렸다. 그렇게 만든 유통 채널이 이제는 직영 매장을 포함해 온·오프라인에서 350여개에 이른다. 젤리크루가 우리나라에서는 이제는 카카오프렌즈처럼 하나의 IP 브랜드가 됐다고 보고 2021년부터 해외 사업을 준비했다. 해외에서 “한국 콘텐츠를 유통하고 싶은데 같이 논의해보자” 란 제안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올 2월 일본의 글로벌 F&B, 뷰티, 콘텐츠 상품 유통 기업 캔디 아고고와 파트너십 협약을 통해 웅크린선인장 IP 사업화란 첫 결실을 맺었다. 올해는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 북·남미 지역에서 가품이 많이 유통되고 있을 정도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 베트남 법인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을 노리겠다.
패션 브랜드를 론칭한 배경은?
음악 분야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일한 적이 많았다. 음악 콘텐츠를 활용한 수익 모델이 뭐 없을까 고민하다가 새로운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패션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끝에 아카이브 볼드를 선보였다. 젤리크루와 연관이 없는 별개의 사업 부문이다. 다만 이벤트 형식으로 젤리크루 IP와 협업하는 건 가능할 수 있겠다.
투자사들이 어떤 면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나?
창작자가 상품을 만들어 대중과 만나려면 젤리크루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새로운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상품이 유통되는 인프라를 선점했다. 투자사들도 이러한 시장 선점 사업자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 같다. 대부분 캐릭터 상품을 팔아 매출액이 100억 원을 넘기 힘들다고 했지만 우리는 그것이 가능하단 것을 시장에 증명했다. 투자사들이 품은 의문들을 하나하나 검증하고 우리의 가설이 맞다는 걸 입증하니 높은 평가를 받는 게 아닌가 싶다.
핸드허그의 지향점과 목표는?
성과가 나오고 차츰 성장하면서 세운 목표는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커나가겠다는 것이다. 문화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여러 분야에 진출해보고 싶다. 다음 세대의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기업을 꿈꾼다. 초창기에 창업했던 멤버들과 영업을 나가면 “누가 이런 걸 사느냐” 며 냉대나 괄시를 받곤 했는데 이를 꿋꿋이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다.
많이 지쳐 있을 멤버들과 직원들에게 항상 고맙다고 꼭 말하고 싶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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