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산업의 이해와 디지털 콘텐츠의 진화 _ 서범강의 웹툰 이야기 6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12-29 08: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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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을 거론하기 위해서는 먼저 만화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만화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는 만화란 하나 또는 둘 이상의 구획된 공간에 실제 또는 상상의 세계를 가공해 그림이나 문자로 표현한 저작물로 종이 등 유형물에 그려지거나 디스크 등 디지털매체에 담긴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디스크 등 디지털매체에 담긴 것이란 종이에 인쇄된 만화를 스캔한 디지털 버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때문에 우리는 만화의 디지털 버전을 웹툰이 아닌 디지털 코믹이라고 부른다. 즉 , 인쇄가 목적인 만화를 보관과 열람이 편하도록 스캔이나 사진촬영을 통해 디지털 버전으로 바꾸더라도 만화라는 존재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이는 책으로 출간된 소설이 e-book 형태의 전자출판물로 변형돼도 웹소설로 불리지 않는 것과 같다. 결국 아날로그 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를 대상으로 그 목적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가 무척 중요한 기준을 갖는다는 뜻이다.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면 단순히 제작 방식에 따라 만화 , 웹툰으로 나뉘지 않는다. 종이와 잉크로 그렸다고 해서 웹툰이 아니라고 할 수 없고 , PC나 태블릿으로 그렸다고 해서 만화가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수단은 자유로울 수 있지만 제작 목적 , 편집 방식과 연출 방법 , 유통 방식과 공급을 위한 매체 등의 기준으로 나뉘는 것이다. 그럼 원점으로 돌아가 웹툰을 이야기해보자.
다들 알고 있듯 웹툰은 웹(Web)과 툰(Toon)의 합성어다.
웹툰은 디지털매체를 통해 제공되는 것을 목적으로 기획되고 유통되며 공급된다. 출판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만화가 웹툰 형태로 편집돼 제공되듯 웹툰도 단행본으로 출간되기도 하지만 그것을 만화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물론 웹툰의 기원을 보면 분명 만화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 기나긴 역사와 기록을 보유한 만화와 웹툰이 이어져 있다는 점은 사실 무척 자랑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지금의 웹툰이 있기까지 만화가 쌓아온 시간과 성과들 , 이를 위한 수많은 노력과 개척정신이 있었기에 가능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지극히 당연하게도 만화의 시간이 남겨온 발자취를 존중하며 잊지 않아야 하고 그 시간을 지켜온 분들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
다만 만화가 아닌 출판의 측면에서 보자면 얘기는 조금 달라진다. 출판을 목적으로 제작된 만화와 웹툰이 연장선에 있는 건 맞지만 , 그렇다고 만화와 웹툰이 동일한 콘텐츠라고 할 순 없다. 만화는 명백히 아날로그 콘텐츠이며 웹툰은 디지털 콘텐츠다.

웹툰은 비록 만화에서 시작했지만 긴 시간을 거치고 다양한 시대를 겪으며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진화의 산물이다. 예를 들어 태초의 인간이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됐다고 해서 인간을 세포라 하지 않으며 ,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갈비뼈라 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를 만화가 아닌 출판과 연결해 생각해보면 이야기의 결 자체가 많이 다르다.
“ 만화가 출판물인데 웹툰과 연결점이 있으니 웹툰도 출판물일이라 해도 되지 않느냐 ”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 내가 아는 친구의 친구이니까 너도 내 친구고 알고 보면 한다리 건너 모두 아는 사람이니 결국 세상사람 모두 아는 사이 ” 라는 말과 같다.
물론 친구의 친구와 친하게 지내는 일은 좋은 일이고 한 다리 건너 좋은 사람을 소개받는 일처럼 즐겁고 이로운 일도 없겠으나 일단은 친구나 지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난 것이니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되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면서 인연을 쌓아가는 것이 현명하지 않겠나.
정리하자면 만화가 출판이라는 영역과 맞닿아 있다고 해서 웹툰이 출판의 영역에 속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웹툰은 대표적인 디지털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면서 그 규모와 가치가 날로 커지고 있는 하나의 독립된 산업으로 다른 산업에 종속된 개념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웹툰 산업을 이끄는 주체 , 이를 대표하는 주체도 웹툰 창작자와 웹툰 기업들이어야 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라는 개념을 떼놓고 생각해보면 출판물도 웹툰도 모두 콘텐츠라는 울타리 안에 존재한다. 당연히 콘텐츠산업을 위해서는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면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확실히 해야 할 것은 출판과 웹툰이 서로 다르다고 얘기하는 것이 마치 출판을 부정적으로 대하는 것처럼 해석돼선 안 된다는 점이다.
웹툰산업은 출판산업과 다르고 종속의 개념이 될 수 없다는 것이지 , 출판의 기나긴 역사와 겹겹이 쌓인 성과 등은 웹툰의 발자취와는 또 다른 위대함을 지닌다.

그렇다고 해도 각 산업이 제대로 성장하고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명확한 구분을 통해 각각의 특성에 맞춰 세밀하고 최적화된 방식들을 적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아날로그와 디지털이라는 완전히 다른 환경의 개념을 분리해 생각해서는 안되며 출판과 웹툰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그 시작이요 , 필수 전제다. 바로 이 개념을 명확히 해석해야 비로소 웹툰 산업을 이해하기 위한 조건이 마련된 것이며 , 디지털 콘텐츠로서 웹툰이 진화해가는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된다.
서론이 길었지만 다시 말하면 웹툰은 디지털 콘텐츠다. 이 점을 뚜렷하게 부각시키는 이슈들이 있는데 바로 기술과의 융복합이다.
최근 수많은 IP 융복합의 이슈들 속에서 웹툰이 그 중심에서 있다고 할 만하다. VR , AR , MR은 물론 블록체인 , NFT , 메타버스 등 다양한 신기술들과의 융복합으로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기술과의 융복합이 일어날 수 있는 배경은 디지털 환경에 맞게 진화된 웹툰이란 특성 때문이다.
이제부터 웹툰이 디지털 콘텐츠로서 어떤 성과를 일궈냈고 앞으로 어떻게 어느 정도까지 진화를 이뤄낼 것인지 들여다볼 것이다. 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이뤄낸 진화 , 이종산업 간 융복합을 통한 진화는 물론 원천 소스인 웹툰 그 자체로의 진화까지 , 하나하나 세밀하게 살펴보면 단기간에 일궈낸 웹툰의 성과와 무한가치를 지닌 웹툰의 미래를 체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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