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캐릭터>가 20년간 쉼 없이 전한 소식은 우리나라 캐릭터·애니메이션계에 관한 20년의 기록이나 다름없다. 창간호부터 최신호에 이르기까지 <아이러브캐릭터>에 실린 수많은 기사 가운데 산업의 흐름을 살피고 변곡점을 짚어볼 수 있는 주요 이슈를 연도별로 정리했다.
라그나로크, 캐릭터 사업으로 중심 이동
국내 대표적인 게임업체 중 하나였던 그라비티가 올해 캐릭터 사업 진출을 선언, 게임업체로만 알려졌던 지금까지의 기업 이미지에서 서서히 캐릭터 사업체로 탈바꿈하고 있다. 게임 캐릭터가 캐릭터 상품 시장으로 진출하게 된 사례 1호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라비티의 캐릭터 사업은 여러 면에서 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 먼저 지난 7월 최고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가수 이효리와 6개월간 2억 5,000만 원의 개런티로 계약을 체결, CF를 제작해 공중파에 내보낸 것이 첫 번째 신호탄이었다. (중략) 놀라운 것은 게임사업에서 보여줬던 과감한 투자 방식이 캐릭터 사업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라비티는 캐릭터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5억 원을 들여 두 권으로 된 매뉴얼 북을 제작했다. 5억원이면 웬만한 개발업체로서는 엄두도 못 낼 액수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한 달 동안 전화 설문 조사를 통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조사한 결과가 나왔다. 연말에 뽑은 10대 캐릭터와는 달리 국내외 캐릭터 모두가 조사대상이다. 1위의 영예는 둘리(17.6%)에게 돌아갔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국민 캐릭터. 스무 살이 되면서 부천시에서 주민등록증도 만들어줄 정도로 유명 인사. 항상 이름 앞에 아기 공룡이란 말이 붙었는데 어느 순간 그냥 둘리로 불려진다. 2위는 마시마로(14.4%)가 차지했다. 마시마로는 먹다 버린 마시멜로 덩어리의 비참함을 상징한다고 한다. 열 개도 되지 않는 에피소드로 이처럼 오랜 시간 동안 네티즌들을 열광시킨 캐릭터가 또 있을까. 이 외에 키티(일본·12.9%), 푸(미국·7.8%), 짱구(일본·7.6%), 피카츄(일본·7.4%), 미키마우스(미국·5.2%), 뿌까(한국·3.4%), 딸기(한국·2.4%), 햄토리(일본·2.4%)가 10위권에 올랐다.
한국캐릭터산업협동조합 개소식
캐릭터 업계가 뭉쳤다. 지난 5월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지원빌딩 지하에서는 한국캐릭터산업협동조합개소식이 있었다. 100여 평의 공간을 가득 메운 이날 행사는 김영철 조합이사장의 인사말과 함께 앞으로 조합이 추진해나갈 사업을 발표하면서 캐릭터산업 발전을 위해 조합원들의 협조를 당부하는 자리가 됐다. 지난 3월 28일 중소기업협동조합에 의해 주무관청인 문화관광부로부터 협동조합 설립인가를 받아 설립된 조합은 공동 판매장 운영, 원자재 공동 구매, 국내외 전시회 공동 참여로 해외시장 개척 기회 부여, 우수 품질 인증, 물류센터 및 하역장 공동 이용으로 물류 비용 절감 등을 제반사업으로 삼는다. 캐릭터산업협동조합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가입금(20만 원)과 출자금(10만 원 이상)을 내야하며, 매출액에 따라 월 회비 1∼2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DJ Upper 커뮤니케이션이 개발한 캐릭터 포코(Poko)가 3월 중국 내 최초의 캐릭터 가수로 데뷔하기 위해 앨범 작업과 더불어 뮤직비디오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과거 국내에서 아담과 류시아 등 사이버 가수가 있었지만, 이들은 캐릭터성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으며, 지속된 콘텐츠 제작이 없어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DJ Upper는 포코를 캐릭터 가수로 만들기 위해 지난 1년간 지속적인 시장 조사와 트렌드 파악을 통해 섹시라는 아이콘에 포코라는 캐릭터를 적용했다. 캐릭터의 일반적인 론칭은 카툰, 플래시,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이 대다수였다. 즉 차별성이 부각된 론칭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획기적인 블루오션이 존재하기 힘들었다. DJ Upper는 뮤직과 영상, 섹시라는 문화적 트렌드를 조합해 포코를 가수로 만들기 위해 많은 연구와시행착오를 거쳤다. 그리하여 포코 특유의 목소리를 탄생시켰다.
한국의 캐릭터산업에 대해선 처음엔 미국 문화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점차 알게 되면서 미국뿐 아니라 일본, 홍콩 등 아시아 다른 나라의 문화를 한국 고유의 것으로 잘 소화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일본의 산리오 본사에서도 트위티, 세서미 스트리트, 핑크팬더 같은 외국 캐릭터를 들여오지만 일본 정서에 맞게 자세나 표정에 변화를 주고 있다. 그렇게 해야만 팔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캐릭터 본래의 이미지는 살리면서 오리지널보다 낫다고 생각하게끔 제작한다. (중략) 캐릭터로 사람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일한다면 더 크게 성장하리라 본다. 사회에 공헌을 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반드시 좋은 결과로 돌아오게 돼 있다 지금 한국이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데 산리오가 캐릭터로 공헌할 수 있다면 그 부분에서 한국 업체와 함께하고 싶다.(산리오코리아 지사장 인터뷰 중)
대한민국의 갖가지 콘텐츠 향연이 펼쳐지는 자리가 마련됐다. 바로 지난 9월 24일부터 그 화려한 서막을 연제1회 대한민국 콘텐츠페어를 두고 일컫는 말이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DMC(누리꿈스퀘어, 문화콘텐츠센터)에서 개막한 이 행사는 대한민국 미래 엔진, 문화 콘텐츠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은“이 행사는 문화 콘텐츠 전 분야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콘텐츠 행사이며 국내 최대의 콘텐츠 축제”라고 말했다. 따라서 만화, 캐릭터,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CT 축제, 한스타일 명품체험 등 콘텐츠 전 분야를 망라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경험이 우리 문화 전반의 역량을 강화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란 게 유 장관의 말이다. (중략) 비즈니스타워에서 열리는 콘퍼런스에는 건담의 아버지라 불리는 도미노 요시유키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해 간담회 형식으로 질문을 주고받았다.
오로라월드, 애니메이션 시장 본격 진출
그동안 캐릭터 완구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온 오로라월드가 유후와 친구들을 통해 애니메이션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이에 지난 5월 19일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송정호부사장은“유후와 친구들은 현재 주니어네이버와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게임과 각종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등 온라인에서 활발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TV 방영이 시작되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또 현재 유후와 친구들은 일본의 타월업체와 계약이 완료된 상태이며 향후 공중파를 비롯해 케이블, IPTV 등 다양한 미디어에 콘텐츠를 단계적으로 노출시켜 모바일 콘텐츠, 문구, 완구, 출판, 테마파크, 키즈 레스토랑 등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라이선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인 창조기업 늘고 콘텐츠 융복합 가속화 전망
올해 우리나라의 콘텐츠산업은 핵심 콘텐츠의 경쟁력 강화, 스토리텔링 활성화, 그리고 3D 및 CG 기술 등 혁신성장기술 선도 및 본격적 디지털 전환에 따른 수요 확대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0년 국내 콘텐츠산업 10대 전망 및 해외 콘텐츠산업 6대 전망을 발표했다. 진흥원은 핵심 콘텐츠 경쟁력 강화로 수출 38억 달러 달성, 문화 경쟁력의 보고 스토리텔링 강화, 제작 주체의 다양화로 인한 콘텐츠 시장 활성화, 산업 고도화와 해외 진출 성공 모델증가, 미디어 콘텐츠 기업의 대형화 및 1인 창조기업 활성화, 디지털 전환 본격화와 관련 시장의 부상, 콘텐츠의 융복합 경향 가속화, 저작권 기반 유통시장 건전화, 3D 및 CG 기술 등 혁신 성장 기술 선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 위한 지원체제 정비 본격화 등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앵그리버드, 국내에서도 힘찬 날갯짓
국산 TV 애니메이션 최강합체 믹스마스터로 활발한 해외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선우엔터테인먼트가 4월 25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앵그리버드의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앵그리버드는 2009년 발매된 스마트폰 게임으로, 핀란드의 벤처기업 로비오사가 개발했다. 플레이어는 귀엽지만 화가 난 새들을 이용해 그들의 알을 훔쳐 간 돼지를 공격한다. 게임은 캐릭터 새를 새총처럼 쏘며 돼지와 함께 지어진 퍼즐을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퍼즐과 돼지의 배치는 스테이지가 진행될수록 복잡하고 어려워지기 때문에 퍼즐의 물리적인 움직임에 대한 계산과 새들의 특수한 능력을 잘 이용해야 한다. (중략) 강문주 사장은 “장수하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연령층에 맞는 마케팅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며“벌써부터 각종 상품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만큼 최고의 품질로 소비자를 만족시킬 계획”이라고전했다.
모바일 시대, 뜨는 캐릭터는?
현재 캐릭터업계에서는 모바일 게임과 점점 치열해지는 모바일 메신저의 이모티콘 제작, 판매, 그 밖의 유·무료 앱 개발 등이 대표적인 모바일 비즈니스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눈에 띄는 매출로 이어지기보다는 뉴미디어인 모바일을 활용한 캐릭터 프로모션을 겸한 시장선점을 위한 포석 정도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아직까지 캐릭터업계에서 모바일 시장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건 아니다. 사업을 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제작하듯 홍보를 위해 앱을 제작하는 수준에서 모바일 시장에 적당히 발을 걸치며 관망하고 있는 모습이 우리 캐릭터 업계의 현주소다. 그중에는 분명 모바일 프로모션을 잘해서 뜨는 캐릭터가 있다. (중략) 월드와이드웹 시대에 마시마로가 그랬듯 점점 커지는 모바일 공간에서 분명히 주인공이 나올 것이다. 모바일세계에서 그 주인공은 모바일의 특성을 가장 잘 활용한 캐릭터일 것이다. 아직은 아무도 모르지만 그 주인공의 출현이 이제 임박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라바의 맹활약, SNS 캐릭터 인기
2013년의 핫 이슈로는 우선 라바의 대단한 활약을 꼽을 수 있다. 애니메이션을 40개국에 수출하면서 글로벌시장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라바는 상하이 TV 페스티벌에서 애니메이션 부문 최우수상을 받으며 해외에서도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고, 내년 2월 열리는 구제 에미상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도 올랐다. 에이전트의 활성화도 눈에 띈다. 오랜 시간 캐릭터 비즈니스 노하우를 쌓은 업체가 신규 론칭 캐릭터 사업을 대행하는 에이전트로 나서거나 캐릭터 에이전트 전문 업체가 유독 활발할 움직임을 보였다. EBS에서 방영하지 않은 애니메이션은 성공하는 걸 못 봤다는 정설을 깨고 다양한 채널에서 성공한 애니메이션이 대거 등장하기도 했다. SNS 캐릭터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 한 해였다. 카카오톡과 라인이 무료로 배포하는 스티커에 대한 관심이 늘고 봉제 상품도 족족 매진을 기록할 정도다. 아울러 손오공, 영실업 등 완구기업들의 애니메이션 제작도 활성화됐다.
라인과 카카오톡 캐릭터 열전
세계 231개국에서 가입자가 4억 명에 달하는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가장 핫한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나라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장학한 카카오톡은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기본적으로 다운받아야 할 필수 앱으로 자리 잡고 있다. 두 메신저의 공통점은 자체 캐릭터의 인기가 상당하다는 것. 라인의 오리지널 캐릭터는 코니, 브라운, 문, 제임스, 샐리다. 라인은 이들로 제작한 4컷짜리 카툰을 자사 홈페이지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캐릭터 자체의 설정에서 벗어나 스토리를 가미함으로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효과를 내고 있다. 카카오톡 캐릭터로는 프로도, 네오, 무지, 콘, 블랙, 제이지, 어피치, 튜브, 라이언을 한데 묶은 카카오프렌즈가 있다. (중략) 국내 메신저시장의 공룡으로 불리는 카카오톡은 해외시장 진출이란 숙제를 안고 있는 반면 라인은 국내 시장 인지도 확보가 숙제다.
대한민국 산업, 캐릭터 마케팅 봇물
다양한 분야의 업계에서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본격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모바일에서 눈에 띄기 쉬운 캐릭터를 활용하는 마케팅이 늘고 있다. 최근 식품 프랜차이즈업계도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과거 책이나 TV에 한정됐던 캐릭터산업이 웹툰 등을 통해 모바일로 지평을 넓히면서 파급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를 친근하게 느끼는 연령층이 넓어지면서 패션 분야에만 한정됐던 캐릭터 상품 협업이 식품업계에도 번지는 모양새다. 식품업계 외에도 메신저업계, 게임업계, 항공업계까지 캐릭터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중략) 백승록 디메이저 대표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자신이 관심 있는 콘텐츠를 확산하고 관련 캠페인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특징이 있다”며“스토리를 담은 캐릭터는 소비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통령’캐리 언니의 등장
아이들이 좋아하는 겨울왕국의 엘사와 안나처럼 예쁘게 생긴 언니가 생소하지만 재미있어 보이는 새 장난감을 들고 나와 소개한다. 포장 상자를 뜯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리저리 설명하며 조립을 완성한 후,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해 장난감을 갖고 혼자 놀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다. 디즈니 영화에서 나올 법한 새침한 공주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일인 다역을 소화해내기도 한다. 부모들이 보기엔 별매력이 없지만 이제 겨우 말문이 트인 어린아이들은 ‘세상에 어떻게 이런 재미있는 게 있을 수가!’하는 표정으로 입을 벌리고 쳐다본다. 온라인과 모바일에서는 유아를 타깃으로 하는 미디어 마케팅 전략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으며 파급력도 엄청나다. 현재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은 유튜브 통계 사이드 소셜블레이드에서 국내 4위, 세계 143위에 올라 있다. 인기 애니메이션 뽀로로가 국내 5위이자 세계 151위인 점을 생각하면 캐리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중국 경제보복 불똥, AR·VR 유행
중국이 우리나라의 사드 배치를 반대하며 방한 단체 관광 상품 전면 금지조치를 시작으로 이른바 경제 보복이라는 직격탄을 날렸다. 콘텐츠 제작, 유통, 제조사 등 캐릭터업계에도 한파가 불어 닥치면서 많은 업체가 사업 진행에 차질을 겪었다. (중략) 원하는 콘텐츠를 직접 찾아보는 요즘 시청자들을 공략해 많은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별도의 채널을 만들어 운영중이다. 특히 유튜브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핑크퐁의 동요 상어가족은 연예인 콜라보레이션까지 진행한 올해의 핫 키워드다. (중략) 최근 국내 전시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곳은 AR·VR 체험부스 아닐까. 이제 노는 물이 달라졌다. 게임 포켓몬 GO의 흥행으로 제2의 포켓몬 GO를 꿈꾸는 모바일 게임, AR·VR과 연동되는 완구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중략) 우후죽순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올 상반기를 휩쓴 대유행 아이템은 인형 뽑기였다.
블록체인과 저작권
서프라이즈 완구 인기예측 불가능한 수익률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비트코인은 우리 일상에 블록체인이 이미 깊이 들어와 있음을 방증했다.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쓰임에 대한 고민도 다각도로 진행되며 콘텐츠업계는 블록체인을 저작권 보호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블록체인과 결합해 수익을 내는 다양한 방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략) 완구의 패키지를 열기 전까지는 내용물을 알지 못하는 서프라이즈 제품이 완구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 열린 도쿄토이쇼와 독일 국제완구박람회에서도 최근 트렌드로 이 현상을 짚었다. 국내에서는 L.O.L. 서프라이즈 시리즈와 킨더조이 에그 시리즈 등이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새로 산 제품의 패키지를 열고 구성품을 살펴보는 언박싱 콘텐츠로 사랑받았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신상품의 언박싱 영상을 올려 공유했다.
캐릭터와 다른 매력 지닌 라이선싱 시장, 웹툰
현재 웹툰 라이선싱 사업은 웹툰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따라가진 못하지만 매우 천천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웹툰을 라이선싱한 굿즈류는 웹툰 플랫폼이 늘고 연재 작품수가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레 증가하고 있다. (중략) 피규어업계는 웹툰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티토이 스튜디오는 2018년 웹툰 호랑이형님의 추이 수인화 버전 제품을 한정판으로 선보였는데 3개월 만에 완판됐고 두 번째로 선보인 무커와 흰눈썹 피규어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중략) 작품 자체의 독자적인 스토리에 기반해 다양한 업종과의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유미의 세포들이 선보인 바비분식이 그 예다. 분식집 아들이자 뛰어난 떡볶이 요리 실력을 가진 주인공 바비 캐릭터를 활용해 푸드트럭 바비분식을 팝업스토어 형태로 운영한 것이다.
애니메이션산업진흥에관한 법률 제정
애니메이션산업의 체계적인 지원과 육성을 위한 애니메이션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 10월 30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애니메이션산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정책 마련, 자금 및 융자 지원, 전문 인력의 양성, 기술 개발의 촉진, 협동개발 및 연구, 공정한 유통 환경의 조성, 국제 협력 및 해외 진출의 촉진, 지식재산권의 보호, 이용자 권익 보호, 기반 시설 확충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애니메이션산업 진흥에 관한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애니메이션 수출도 지원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산업진흥법은 18대, 19대 국회를 거쳐 20대 국회에서 비로소 통과됐다. 법안 마련에는 2017년 7월 결성한 한국애니메이션 지원·육성을 위한 제정 및 개정법 추진위원회가 큰 역할을 했다.
비대면 소비문화, 산업 체질 개선 기회로 삼아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디지털화, 개인화된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이 콘텐츠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상황을 산업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양환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는 실천하지만 대중 밀집 장소가 아닌 집이나 개별 공간에서 즐기는 언택트 콘텐츠 소비는 오히려 활발해지고 있다”며 “OTT, SNS 등 온라인 기반 플랫폼을 중심으로 창작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사라지고, 민간 주도의 글로벌 문화 교류가 확대되는 콘텐츠산업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소비의 확산으로 콘텐츠산업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코로나19가 가져온 위기를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는 오아시스인가 신기루인가?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진 공간이자 플랫폼 개념인 메타버스의 도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더욱 빨라졌다. 비대면 상호작용이 이뤄지던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이용자들의 소통과 교류, 엔터테인먼트의 유통이 대중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따라서 증강현실, 인공지능, 3D영상 제작 등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중략) 메타버스 시장의 확대로 캐릭터와 스토리를 담은 애니메이션 IP와 제작 기술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3D 구현 분야를 제외하면 뚜렷한 수익 모델은 없는 상황이다. 용어에 대한 개념만 있을 뿐 구체적인 방향이 제시되기보다 기술이 진화하고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콘텐츠사업의 새로운 방향인 것은 맞지만 앞으로 어떤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제작사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점점 설 자리 잃어가는 애니메이션
공공기관의 지원과 민간 투자가 위축되고 제작은 물론 사업 부서 인력마저 빠져나가면서 애니메이션산업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중략)애니메이션산업의 위기가 표면화된 건 서울산업진흥원(SBA)이 애니메이션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다. SBA는 콘텐츠본부의 예산을 지난해 40억 원에서 올해 12억 5,000만 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이에 따라 웹, 상업 애니메이션 제작을 직접 지원하던 사업 대부분이 사실상 중단됐다. (중략)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지난 4월 애니메이션 사업을 이끌던 필 린다(Phil Rynda) 디렉터를 비롯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직원 70명을 해고했다. 또 윙스 오브 파이어, 펄, 더 트위스트, 본 등 애니메이션 10여 편의 제작도 취소했다. (중략) 국내 OTT들의 애니메이션 투자는 더욱 인색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일부 제작사를 중심으로 시리즈 제작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사업을 중단한 사실이 전해지고, 채용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어 프로젝트 추진이 지연되거나 웹툰이나 게임, 메타버스 등 다른 산업 분야로 진출해 살길을 찾는 곳도 늘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이 창작 환경을 뒤흔들고 있다. 생성형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한 AI에 특정 지시를 내리면 글이나 그림으로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다. 기존 AI가 데이터와 패턴을 학습해 결과물을 내놨다면 생성형 AI는 데이터와의 비교 학습을 통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낸다. (중략) 생성형 AI가 대중화되면 짧은 시간에 소설, 웹툰, 캐릭터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지시어를 입력해 이야기와 그림을 그리거나 그림을 학습한 AI로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스토리 구성, 작화, 연출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여 콘텐츠를 빨리 만들고 그 형태도 빠르게 변화·확장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과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아마추어와 전문가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콘텐츠 창작이 더욱 활성화돼 크리에이터 시장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특히 작가는 창작의 핵심적인 부분에 더 집중할 수 있을뿐더러 나아가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콘텐츠 제작 전 과정을 감독하고 관리하는 디렉터의 역할이 커지면 혼자서도 웹툰이나 애니메이션을 창작·유통하는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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