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기는 힘들어도 감동과 파괴력은 정통 극화가 최고 _ 인간대전 _ 김성모 작가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09-13 08: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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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외모에서부터 수컷의 진한 향기가 물씬 풍긴다. 떡 벌어진 어깨와 탄탄한 몸매 , 짧은 스포츠 머리와 그을린 얼굴 , 주저함이 없는 몸짓과 호쾌하면서도 거침없는 말투에서 선 굵은 그의 작품세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건달 , 사창가 등 지하세계를 리얼하게 보여준 만화가 김성모가 그린 숱한 작품에는 마초(macho , 남자를 뜻하는 스페인어) 와 근성이란 그의 신념이 녹아 있다. 조만간 선보일 신작 웹툰도 그럴까.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그가 직접 한다.


▲ 사진제공: 김성모 만화스튜디오

만화의 신이란 별칭이 부담스러운가? 그렇다. 오랫동안 죽지 않고 다작을 그리고 있으니 대견해서 붙여준 별명인 것 같은데 선배나 동료 , 독자 등 누군가 그런 얘기를 꺼내면 좀 민망하다. (웃음) 그래서 만화가 이말년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 나갔을 때 “ 난 근성이란 말이 좋으 니 근성의 신 , 근신으로 불리면 좋겠다 ” 고 말한 적이 있다.

 

작품에서 남자다움의 가치를 강조하는 이유는? 1980∼90 년대 학교 다닐 때 홍콩 느와르 영화나 드라마 모래시계 , 영화 친구 등을 보면서 사나이의 우정과 사랑을 밀도 있게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상남자 이야기에 매력을 많이 느꼈고 내 성향도 반영된 것 같다. 특히 저 밑바닥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스토리나 성장과정 , 극적인 결말에 관심이 많았다. 어찌 보면 이런 것들이 인간의 삶이지 않을까 싶었다. 더구나 여성들의 이야기는 다른 작가들이 충분히 할 수 있으니 난 남자 얘기만 해보자고 생각했다.

 

다작을 하는 비결은 뭔가? 그저 내가 생각하는 이야기를 빨리 발표하고 싶었을 뿐이다. 아동 , 성인 , 건달 , 화류계 등 대상이나 소재를 가리지 않고 인간과 사회의 모든 분야를 작품으로 만들어 보여주고 싶었다. 가만히 안주하지 못하는 성격도 작용한 것 같다. 또 직원들에게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빨리 지불해주고 싶은 마음도 컸다. 웹툰의 경우 얼추 스토리 구조가 잡히면 곧바로 연재 작업을 진행한다. 수 많은 작품을 그리면서 직접 겪은 경험이나 취재한 지식이 풍부하게 쌓이다 보니 론칭이 빠른 편이다.

극사실주의를 표방한다 사회 밑바닥이나 지하세계를 다루는 작품들이 많지만 그저 떠도는 얘기나 상상으로만 그려지기에 이야기의 현실성은 떨어진다. 난 현실에 기반한 리얼함을 보여주고자 했다. 사나이로서 도전해보고 싶었고 실제 상황을 직접 체험해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이 많았는데 독자들이 그것을 알아주니 정말 기분이 좋더라. 독자들도 이야기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 같다.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던데? 네이버웹툰에 작품 2개를 연재할 예정이다. 현재 공개할 수 있는 작품은 인간대전이다. 지금으로부터 250년 후 핵전쟁으로 문명이 파괴되고 미국 , 중국 , 일본 , 아프리카 등지에서 창궐한 폭력조직단이 유일한 나라가 있는 한반도의 주먹들과 대결하 는 내용이다. 기본 코믹스 배열에 맞춰 하루에 A4용지 1∼ 2장씩 원화를 그리고 있다. 후반작업은 디지털로 편집할 것이다. 연필로 원화를 직접 그리는 것은 더욱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진제공: 김성모 만화스튜디오

 

 

정통 극화를 고집하는 이유는? 극화(dramatization)는 칸의 배치와 크기 , 대사의 길고 짧음을 조절해 독자가 작품을 더욱 사실적으로 느끼게 하는 기법이다. 극화는 보는 사람의 심장이 벌렁벌렁할 정도여야 한다. 스파이더맨 , 슬램덩크 등 세계를 휩쓴 만화는 대부분 극화다. 정통 극화만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그리기 힘들고 어렵지만 독자에게 주는 감동과 파괴력은 최고다. 따라서 만화는 극의 형태를 갖춘 극화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극화 그림을 그리는 것은 쉽지 않다. 오랜 세월 많이 보고 많이 그려야 실력이 는다. 내 강점은 극화에 자신 있다는 것이고 , 그것이 최고의 재미를 준다고 생각한다.

최근 유튜브 채널 개설했는데? 요즘 흐름에 맞게 3∼5분의 짧은 콘텐츠를 선보이려 한다. 근성이란 주제로 다양한 유행이나 장면들을 활용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은 툰을 보여줄 것이다. 시청 타깃은 15세 이상으로 설정할 예정이다.


굿즈몰도 열었다 굿즈는 독자와 재미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만들어간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우선 대털이란 작품에 나온 ‘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란 컷을 활용해 티셔츠와 마우스패드 , 스마트폰 그립톡을 이벤트 상품으로 제작했으며 다른 굿즈도 준비 중이다. 20∼30대 남성 독자 를 타깃으로 하려는데 10∼20대 여성들의 상품 구매가 이어지고 있어 대상을 좀 더 유연하게 넓혀나갈 생각이다. 작품의 세계관이나 내 성향 등에 비춰볼 때 기본적으로 남성들의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구성될 것 같다. 특히 최근에는 어느 항공사에서 담요 등 기내용품에 이미지를 넣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보자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기업의 니즈와 IP를 접목해 새로운 형태의 즐길거리도 선보이고자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만화로 천하를 제패해보겠다는 각오다. 웹툰으로 국내를 우선 점령한 뒤 해외로 나아갈 것이다. 내가 생각하고 만든 작품이 곧 전 세계에서 통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를 위해 이번에 선보일 웹툰은 한 달에 28번 연재할 생각이다. 독자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피드백도 빨리 받아 다른 작가들과 차별화된 생산력과 작품성을 보여주려 한다. 아울러 만화로만 밥 먹고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내 직원들을 굶길 순 없다. 이번 웹툰 연재를 계기로 예전에 나와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다시 스튜디오에 모여 그림을 그리게 하고 싶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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