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산업에 부는 버추얼 바람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3-08-02 08: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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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IP 산업에 버추얼(virtual) 바람이 불고 있다. 메타버스, 모션 캡처, VR(가상현실) 기술의 발전으로 버추얼 아이돌, 버추얼 유튜버, 버추얼 인플루언서, 버추얼 휴먼 등 우후죽순 등장한 가상 캐릭터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이들이 콘텐츠IP 산업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 최초 버추얼 휴먼 로지 <사진 출처: 로커스 홈페이지>

 

갈수록 커지는 버튜버 팬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버추얼 아이돌을 향한 팬덤이 날로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버추얼 아이돌은 유명 스트리머 우왁굳이 기획한 이세계아이돌. 2021년 데뷔한 6인조 버추얼 아이돌 그룹인 이세계아이돌은 음원, 웹툰 등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세계아이돌은 신곡 ‘락다운(LOCKDOWN)’이 발매 후 단 하루 만에 100만 스트리밍을 달성, 밀리언스 앨범으로 기록되면서 지난 6월 버추얼 아티스트로는 최초로 음원 플랫폼 멜론에서 선정하는 멜론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버추얼 아이돌과 버추얼 유튜버(버튜버)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실존 인물이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실시간 렌더링 기술로 만들어진 캐릭터를 앞세워 라이브 영상에 출연하기 때문.

전·현직 아이돌 30명이 버추얼 캐릭터를 내세워 서바이벌 프로그램 소녀 리버스를 통해 결성된 걸 그룹 피버스가 5월 데뷔곡 CHO를 선보이는 미니 쇼케이스를 연 것이 그 사례다. 올초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낸 웹툰 스타일의 가상 인간 보이그룹 플레이브(PLAVE)도 버추얼 유튜버다. SNS 등에서 팬덤을 쌓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기회도 늘고 있다.

세계적으로 3,000만 팔로어를 보유한 버추얼 인플루언서 노바디 소시지(NOBODY SAUSAGE)는 롯데면세점과 협업해 EVERYBODY SOGONG 1st AVE 전시를 10월까지 연다. 노바디 소시지는 브라질 출신의 작가 카엘 카브랄이 탄생시킨 캐릭터로 독특한 색감과 그루브한 춤사위, 감각적인 영상으로 전 세계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틱톡 2,000만 명, 인스타그램 630만 팔로어, 유튜브 구독자 240만 명 등 뉴미디어에서 엄청난 팬덤을 보유한 덕에 휴고보스, 넷플릭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기도 했다. 버추얼 휴먼의 활동도 두드러지고 있다. 2020년 실시간 인터랙션이 가능한 실사형 버추얼 휴먼으로 탄생한 나수아는 광고 모델, 브랜드 앰배서더를 넘어 행사 MC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이브 장원영과 SK텔레콤의 메인 광고 모델로 발탁돼 광고 촬영은 물론 뷰티, 골프 웨어 등 각종 브랜드 앰배서더로도 활약 중인 나수아는 8월 25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온마인드 버추얼 휴먼 크리에이션 어워드(OVHCA)에서 방송인 서유리 씨와 함께 MC로 호흡을 맞춘다. SNS에서 15만여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국내 최초 버추얼 휴먼 로지도 태국정부관광청 홍보대사로 위촉돼 온라인에서 태국의 유명 휴양 섬 끄라비 여행을 즐기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로지는 태국 현지 음료, 통신, 호텔 등의 분야와 협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 엔터테인먼트 분야 진출 가속화 “캐릭터성 갖추면 확장성 무궁무진”
버추얼 캐릭터 팬덤이 커지면서 가상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완구 기업 오로라월드는 트위터와 유튜브 등을 통해 윤(Yoon), 아민(Min), 혜규(Q), 세계(Kei), 비한(Han) 등 5명의 멤버로 구성된 버튜버 보이 그룹 이진법소년들의 오리지널 음원 ‘순간으로 그려진 너와 나의(Designer)’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버추얼 캐릭터 IP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라이선스 에이전시 케이비젼도 버추얼 싱어 하츠네 미쿠(Hatsune Miku)의 사업을 하반기부터 본격 전개한다. 일본 크립톤 퓨처 미디어가 선보인 하츠네 미쿠는 가사와 멜로디를 입력해 노래를 만들어 부르게 할 수 있는 음성 합성 소프트웨어로 2007년 8월 패키지의 일러스트에서 출발해 이 제는 서브컬처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캐릭터다. 수많은 뮤직 크리에이터에게 사랑받으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하츠네 미쿠는 버추얼 싱어로 라이브 공연을 하거나 광고에 등장하고 게임, 소설, 만화, 굿즈, 전시회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케이비젼은 버추얼 캐릭터가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서브컬처 마니아층에 머물렀던 하츠네 미쿠의 팬덤을 MZ세대 전반으로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버추얼 캐릭터를 소재로 한 웹툰·웹소설도 등장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버추얼 아이돌 소녀 리버스 캐릭터를 소재로 한 웹툰·웹소설을 공개해 팬들의 몰입감을 더욱 높였다. 이세계아이돌도 마법 소녀 이세계아이돌이란 작품의 주인공으로 팬들과 만나고 있다.

이처럼 버추얼 캐릭터가 마니아층의 전유물이란 인식을 넘어 이제는 콘텐츠산업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IP 비즈니스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버추얼 캐릭터는 실제 스타처럼, 그리고 아트워크와 그래픽 기반의 캐릭터로도 활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매우 크다”며 “타깃층이 좋아할 만한 개성이나 캐릭터성을 갖췄다면 접목할 수 있는 IP 사업 분야도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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