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가 자신의 창작물을 학습 데이터로 제공하면, AI 이미지 생성에 활용된 정도에 따라 보상을 지급하는 플랫폼이 등장해 화제다. AI 스타트업 미러보드가 개발한 멜팅팟(Melting Pot) AI는 저작자의 허락을 받은 원작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고 AI 이미지 판매 수익의 일부를 저작자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기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과 차별화된다. 유태형 대표는 “멜팅팟은 AI와 아티스트의 창작 활동이 상호 보완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하는 세계 최초의 플랫폼” 이라고 강조했다.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생성형 AI는 패러다임 시프트라 불릴 만큼 사람들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오픈 AI의 챗(Chat)GPT가 등장하면서 창작 생태계도 큰 변혁의 시기를 맞았다. 그래서 사업 방향을 소셜미디어에서 생성형 AI로 선회해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 스냅바 이(Snapby.ai)를 개발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소프트웨어 평가 플랫폼인 프로덕트 헌트(Product Hunt)에서 2위에 오를 정도로 해외에서 반응이 뜨거웠다. 그런데 해외 스톡 이미지(상업용 이미지) 제작 커뮤니티에서 생성형 AI 탓에 일감이 줄고 있다는 하소연이 쏟아지는 걸 보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멜팅팟을 개발했다.
멜팅팟의 기능을 소개해달라
두 가지가 있다. AI 이미지 생성에 참여한 아티스트에게 판매 수익을 공정하게 나눠주는 기능, 그리고 아티스트의 창작물이 학습 데이터로 무단 활용되는지를 모니터링해 도용을 막는 저작권 관리 기능이다. 지금까지의 생성형 AI는 무분별한 크롤링으로 학습 데이터를 확보했다. 우리가 알아본 바로는 백남준, 강풀, 김풍, 조석 등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그림이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젼 같은 생성형 AI의 학습 데이터로 활용됐더라. 멜팅팟의 기능은 생성형 AI의 무분별한 데이터 수집 문제를 해결하고 데이터 저작권자에게 공정한 가치를 분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작가들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굉장히 간단하다. 자신의 창작물을 올려 놓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이를 AI가 학습하고, 사용자가 AI 이미지를 만들어 사 가면 수익을 배분받는다. 이 모두가 자동으로 진행된다. 멜팅팟만의 특별한 기술은 바로 정산 기술이다. 이를 테면 A라는 아티스트가 하늘 사진을 1,000장 제공하고, B라는 아티스트가 사슴 사진을 100장 제공했다고 해보자. 사용자가 AI로 사슴 이미지를 생성했다면 사슴 사진을 많이 제공한 B에게 더 많은 가중치를 둬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AI 이미지 생성 기여도를 어떻게 판단하는가?
평가 방법은 다양하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학습에 사용된 이미지 수로 평가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는 각자 작업 방식과 스타일이 다른 아티스트에게는 공정한 평가 방식이 아니다. 그래서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어떠한 원천 데이터를 활용했는지 역추적하는 기술을 적용해 기여도를 평가한다. 여러 기준이 있는데 원작이 AI 창작물과 유사한 요소를 갖고 있느냐, 3D·사진·일러스트처럼 이미지 형태가 비슷한가, 원작자 특유의 스타일이 들어 있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AI의 결과물에 대한 보상을 실시간으로 평가해 아티스트에게 정산한다.
창작자가 얻는 수익은 얼마나 되나?
현재는 베타테스트 단계에서 무료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직 정산 요율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AI 이미지 판매로 발생하는 순익의 80%가 창작자에게 돌아가도록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산은 매달 1회씩 이뤄지며 100달러 이상부터 출금할 수 있다.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하다
세계 최초로 AI와 아티스트가 공존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나아가 AI 저작권을 해결한 데이터 센터로서, 앞으로 AI를 개발하는 모든 회사에 안전하고 적법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아티스트와 AI의 가치를 오래도록 나눌 수 있는 회사가 되길 꿈꾼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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