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게임, 웹툰 등은 작품 상영이나 출시로 1차 수익화가 이뤄진 다음 그 성과를 바탕으로 굿즈나 라이선싱 같은 2차 수익화로 확장되는 사업 구조를 갖는다. 반면 캐릭터는 이모티콘, 인형, 문구, 패션 등 다양한 상품화를 통해 비교적 초기 단계부터 곧바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캐릭터는 제작이 비교적 쉬워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지만, 그만큼 진입 장벽이 낮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또 모방과 침해가 쉬운 분야라서 초기 단계부터 IP를 확보하는 것이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개인 창작자나 소기업에 법적 준비는 여전히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캐릭터 창작자와 초기 기업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15가지를 정리했다. 그리고 다음 호부터 이들 사례를 하나씩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1. 기획 및 창작 단계
캐릭터를 세상에 선보이기 전에 기초를 다지는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들이다.
1) 캐릭터 스타일 가이드나 세계관을 문서로 남기지 않는 실수다. 초안, 수정본, 회의록, 파일 생성일, 메신저 대화 등을 체계적으로 보관해야 향후 저작권 분쟁에서 먼저 창작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 특히 AI를 활용하면 사용한 프롬프트와 수정 과정을 반드시 기록해 둬야 한다.
2) 상표로서 식별력이 부족하거나 이미 등록된 명칭을 사용하는 실수다. 지나치게 일반적이거나 성질을 설명하는 이름은 상표 등록이 어렵다. 사전 검색 없이 이름을 정하면 기존 상표와 충돌해 변경이 불가피해질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에서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실존 인물이나 제3자의 요소를 무단으로 활용하는 실수다. 유명인의 외모, 목소리, 특정 소품 등을 사용하는 경우 초상권이나 퍼블리시티권 침해 위험이 크다. 드라마나 영화 속 캐릭터를 기반으로 개발할 때도 원작 저작권뿐 아니라 배우의 권리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4) 내부 권리 귀속 관계를 불명확하게 처리하는 실수다. 초기 멤버나 프리랜서가 함께 참여하는 경우 각자의 기여 내용과 권리 귀속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으면 성공 이후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직원이 창작한 캐릭터라 하더라도 고용계약서에 권리 귀속을 명확히 규정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5) 공동 창작이나 외부 협업 계약을 소홀히 하는 실수다. 외주 디자이너와 계약 없이 작업을 진행하면 저작권이나 2차적 이용 문제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투자자나 협력사에 아이디어를 공유할 때 비밀유지계약(NDA) 없이 진행하면 기획이 유출될 위험이 있다.
2. 권리화 단계
캐릭터는 모방이 쉬워 초기부터 법적 보호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나, 이를 소홀히 하거나 방향을 잘못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1) 저작권 등록과 증거 확보를 미루는 실수다. 저작권은 창작과 동시에 발생하지만, 등록돼 있지 않으면 침해 발생 시 권리 입증이 매우 어려워진다. 국내뿐 아니라 향후 진출 가능성이 있는 국가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2) 공개 전에 상표·디자인 출원을 하지 않는 실수다. 캐릭터를 먼저 공개하면 타인이 명칭을 상표로 선점하거나, 디자인의 신규성이 부정되어 등록이 거절될 수 있다. 명칭은 상표로, 피규어나 인형 등 입체적 형태는 디자인권으로 사전에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상표 출원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설정하는 실수다. 현재 판매하는 상품에만 맞춰 출원하면, 향후 라이선싱이나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할 때 권리가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초기부터 사업 확장 가능성을 고려한 지정이 필요하다.
4) 다국어 및 변형 버전에 대한 권리 확보를 소홀히 하는 실수다. 한글 명칭만 등록하고 영문·중문 표기나 변형된 버전을 확보하지 않으면 권리 범위가 제한된다. 글로벌 확장을 고려한 선제적 권리 확보가 요구된다.
5) 권리 유지·관리를 소홀히 하는 실수다. 상표 갱신을 놓치거나 디자인 연차료를 납부하지 않아 권리가 소멸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등록 이후에도 사용 증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온·오프라인 침해를 감시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3. 사업화 단계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수들이다.
1) 전시회나 박람회에서 방어 조치 없이 캐릭터를 공개하는 실수다. 시안이나 상품 자료를 무방비로 노출하면 모방의 대상이 되기 쉽다. 사전 출원, 촬영 제한, 비밀 유지 표시 등 기본적인 보호 조치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2) 이용 허락 범위 및 정산 조건을 명확히 하지 않는 실수다. 라이선싱 계약에서 지역, 기간, 대상 상품, 로열티 기준과 지급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으면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계약 종료 후 무단 사용 문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3) 라이선시 관리와 품질 통제를 소홀히 하는 실수다. 파트너사가 캐릭터를 임의로 변형하거나 저품질 제품을 유통하면 브랜드 신뢰가 훼손된다. 샘플 승인 절차와 브랜드 사용 가이드를 엄격히 운영해야 한다.
4) 침해 대응을 위한 증거를 축적하지 않는 실수다. 홍보 실적, 매출, 투자 내역, 언론 보도, SNS 지표 등을 평소에 기록하지 않으면 부정경쟁행위 발생 시 인지도와 성과를 입증하기 어렵다. 이는 권리 행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5) 플랫폼 약관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는 실수다. 이모티콘, 앱 마켓 등 플랫폼에 입점할 때 약관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저작권 귀속이나 수익 배분 구조에서 불리한 조건을 수용하게 될 수 있다. 사전 검토가 필수다.

최성우
·특허법인 우인 대표 변리사
·특허청 상표디자인정책 자문위원
·대한변리사회 연사위원회 위원장
·대한상표협회 연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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