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토스튜디오 전유혁 대표, 메타 애니메이션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4-02-15 08: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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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놀이동산에서 펼쳐지는 수학 놀이 애니메이션 <애코와 친구들>이 하반기에 확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다. 시즌2는 이야기 무대를 메타버스 공간으로 옮겨 시청자가 직접 게임에 참여하고 이를 중계하는 새로운 형태의 애니메이션으로 탈바꿈한다. 메타 애니메이션이란 새로운 장르로 컴백을 예고한 픽토스튜디오 전유혁 대표를 만났다.

 


5년 만에 후속작을 내놓는 소감은?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온 느낌이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궤도를 이탈했다가 3년여 만에 새로운 가능성으로 향하는 레일에 올라탄 것 같다. 애코와 친구들 시즌1이 2019년 말부터 방영했다. 반응이 좋아 곧바로 시즌2 제작 투자를 받고 중국 사업도 활기를 띠려던 찰나에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모든 계획이 어그러져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제는 예전 기운을 회복했다. 오늘 해야 할 일에 가슴이 설레고 신바람 나는 감정을 직원들과 공유하니 회사에 에너지가 넘친다.

 


시즌2는 전작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숫자로 가득한 놀이동산 넘버랜드에서 펼쳐지는 요술 코끼리 애코와 친구들의 신나는 수학 놀이란 기본 콘셉트는 그대로다. 대신 시청자들이 수리 메타월드에서 직접 게임 미션을 수행하는 장면을 중계해 흑화된 넘버랜드를 다시 정상으로 되돌려놓는 과정을 보여준다. 시청자들은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에서 애코와 친구들: 지하미로 게임에 접속해 미로 탈출을 위한 다양한 미션을 풀어나가야 한다. 영상은 플랫폼에 탑재된 기능을 활용해 만드는데 게임 중계 장면과 스튜디오 자체 제작 영상을 번갈아 방영할 생각이다. 6월까지 제작을 마치고 하반기에 EBS에서 방영할 계획이다.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나?

메타버스란 용어가 2021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했는데 사실 그 이전부터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아 따로 공부하고 강의도 나가던 중이었다. 어느 날 유튜브로 게임 리뷰나 플레이 영상을 보고 있던 딸의 모습을 보고, 더 샌드박스에서 게임 이용자의 시선으로 카메라 앵글을 연출할 수 있고 영상을 빠르게 만들 수 있으니 새로운 방식의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안을 들고 EBS에 갔더니 반응이 꽤 호의적이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차세대 애니메이션 지원사업에 지원했을 때 심사위원들이 호기심을 갖는 모습을 보고 확신했다.



시즌2 방영으로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

기존 방식대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건 쉽지 않다. 반면 내가 새롭게 이름을 붙인 ‘메타 애니메이션’은 저비용으로 빠르게 만들 수 있다. 1년 안에 260분짜리 애니메이션 제작이 가능하다. 특히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메타버스 게임도 함께 나온다. 똑같은 제작비, 똑같은 시간을 들여 2개의 콘텐츠를 만드는 셈이니 얼마나 효율적인가. 그러니 메타버스와 연관된 다채로운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넓어지고 애니메이션이 가상현실 콘텐츠로서 다양한 파생 콘텐츠, 파생 상품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 투자사들도 새로운 사업성에 주목하고 있다. 로간벤처스가 시즌2 제작에 투자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현재 대화형 캐릭터를 만들고 가상공간의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메타 애니메이션으로 돈을 버는 수단과 방법을 만들 테니 기대해달라.



준비 중인 차기작이 있는가?

인기 유튜브 채널 에그박사의 자연 생태 분야 콘텐츠를 메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3D 애니메이션으로 기획한 로봇물 가디언백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보자는 데 EBS와 의견을 모았다.



메타버스 시장 잠재력은 여전히 높다고 보는가?

메타버스를 향한 시장의 흥미가 떨어진 건 사실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찍 등장하는 바람에 그저 게임에 불과하다는 인식에 그치고 있지만, 기술과 시장은 가상현실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잠잠해지자 AI가 떠올랐다. AI의 발전이 메타버스의 더 큰 성장을 이끌어 새로운 기회와 시장을 만들어내리라 본다. 가까운 미래에 상상한 모든 게 이뤄지는 가상 세계 오아시스 속에 숨겨진 이스터 에그(easter egg, 게임 개발자가 숨겨놓은 메시지나 기능)를 찾는 모험을 그린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무척 흥미롭게 봤다. 2018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이 영화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머잖아 장르나 형태에 상관없이 AI가 만든 개별화된 맞춤형 콘텐츠를 메타버스에서 경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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