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비자에게 유통되고 있는 완구를 활용해 애니 메이션을 만드는 것은 장점도 있지만 제작사 입장에서 다소 위험할 수 있어요. 스토리를 만들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입장에서는 이미지가 이미 짜여져 있는 IP보다 아예 백지 상태에서 작품을 만들면 오히려 편하고 효과적일 수 있죠. 하지만 무엇보다 완구를 일반 소비재가 아니라 부모의 마음을 표현하는 도구이자 매개체로 보는 토이트론의 철학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에 흔쾌히 제작에 나서게 됐어요.” 엔팝 강문주 대표에게 두 회사가 어떻게 만나게 됐느냐고 물었다. “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정성 들여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 회사의 방향과 토이트론이 추구하는 목표가 잘 맞더라고요.”
토이트론과 협업하게 된 배경은?
완구를 바라보는 토이트론의 시선이 남달랐다.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따뜻한 장난감을 만들어주고 싶은 토이트론의 철학에 공감했 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진정성 있는 이야기로 부모와 아이를 만족시키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 하는데, 분야는 달랐지만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다 2019년 초에 배 대표님의 제안을 받고 지난해 봄부터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됐다. 모든 협업 과정에는 여러 갈등 요소가 필연적이지만 기본적인 철학과 관점이 같다면 함께 잘해낼 수 있겠다고 판단해 토이트론과 손을 잡았다.
엔팝의 역할은 무엇인가?
애니메이션 제작을 총괄하는데, 토이트론 측과 협의하면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시나리오 개발에 참여한 토이트론과 작품 속 중요 장면이나 스토리 보드 등에 대해 의견을 조율해가며 제작하고 있다. 또 애니 메이션 영상 배급, 라이선싱 머천다이징, 공연, 뮤지컬, 테마파크 등의 사업도 진행한다. 완구의 경우 토이트론이 진출하지 않은 품목을 대상으로 로컬토이를 활용한 라이선싱을 전개할 계획이다.
애니메이션이 담은 이야기와 메시지는?
여섯 살 여아의 눈으로 본 일상의 이야기를 담았다. 엄마나 친구들과의 관계 에서 겪는 현실감 있는 갈등 요소를 활용한 생활밀착형 에피소드가 주를 이룬다. 극중 달님이는 ‘공감의 여왕’ 이자 호기심이 많고 상상력도 뛰어나다. 이런 달님이의 상상을 통한 판타지 요소도 가미해 아이들이 더욱 흥미롭게 볼 수있게 했다. 아이와 부모가 달님이를 함께 보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시즌1은 11분 분량의 26편으로 구성됐다.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기존의 유사 애니메이션과 어떻게 다르게 보여주고 어떤 가치를 담을 것인 가에 대해 고민했다. 달님이는 완구로 만들어질 때부터 부여된 캐릭터와 메시지가 있다.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의도적인 차별화를 꾀하기 보다 캐릭터의 느낌을 명확히 전달하려는 요소를 찾아 하나둘 붙이다 보니 결과적으로 다른 콘셉트의 작품이 만들 어지는 것 같다. 사실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 션에서 달님이 같은 아이가 주인공인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요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은 어딘가 특출나고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어 주목을 끄는 ‘관종’ 부류가 많다.(웃음) 때문에 극중에는 자연스레 판타지 요소가 많은데 달님이는 흔한 현실 속 캐릭터다. 남을 배려하고 공감하며 사람뿐 아니라 동식물과 사물을 잘 관찰하고 호기심이 많은 여섯 살짜리 여아의 일상이 애니메이션의 큰 줄기인데, 여기에 정통 뮤지컬이란 장르를 접목시켰다. 에피소드 중간에 맥락을 끊고 율동과 함께 동요를 부르는 애니메이션은 많다. 하지만 ‘반짝반짝 달님이’ 는 대사와 음악을 자연스레 넘나들도록 해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처럼 만들었다. 이는 달님이의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돋보이게 하는 장치다.
모든 에피소드에 평균 2곡씩 삽입했는데 노래가 모두 다르다. 뮤지컬 전문 음악감독이 참여해 52곡 모두를 작사 작곡했다.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더욱 현실감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제작진을 가급적 달님이 나이와 비슷한 아이가 있는 부모들로 구성했다는 것이다.(웃음)
마케팅 계획을 소개해달라
일단 3월 KBS에서 방영을 시작해 상반기에 케이블 채널을 중심으로 방영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다른 분야의 경우 토이트론 측과 공동으로 진행 하는 부분이 있어 협의하면서 방향을 다듬고 있다. 지난 1995년부터 일본 후지TV에서 방영 중인 마루코는 아홉 살이란 작품이 있다. 엉뚱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꼬마 숙녀 마루코를 중심으로 가족과 친구들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따뜻하고 코믹하게 그린 일본의 국민 애니메이션 이다. 이처럼 ‘반짝반짝 달님이’ 도 세대가 바뀌어도 계속 사랑을 받아 시간과 세대를 넘나드는 국민 콘텐츠가 됐으면 한다.
독자들에게 한 마디
엔팝은 웰메이드 콘텐츠를 추구한다. 국내 최초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세계 190개국에서 방영 중인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 가 바로 좋은 예다. ‘반짝반짝 달님이’ 도 이 같은 원칙이나 방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잘 만든다면 지역이나 세대를 넘어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행에 휘둘리거나 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우리만의 원칙으로 오래도록 사랑받는 작품을 묵묵히 만들어나가겠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1.1월호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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