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동향 - 코로나19 여파를 중심으로_안홍주 PD의 글로벌소식 ⑩

/ 기사승인 : 2020-10-27 1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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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2차 확산이 우려 되는 사이 계절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몇 가지 눈에 띄는 할리우드의 주요 동향과 업계 소식을 지난달에 이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9월 초에도 미국은 11월 대선 준비, 거의 매일 일어나는 인종 차별 항의 시위,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코로나 외에도 사상 최대 산불까지 나며 약간은 어수 선한 분위기다. 미국은 경기침체 상황이 아주 심각한 것처럼 보이지만, 애니메이션 업계는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오히려 스트리밍 붐과 경쟁 속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듯하다. 의사결정 과정은 아무래도 전보다 느려 보이지만 시장 선점을 위해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실사영화 촬영도 방역 규칙을 지키며 하나둘 시작되고 있다.


넷플릭스와 틱톡

흥미로운 기사 중 첫째는 무적 강자로 등극 중인 넷플릭스에 관한 것이다. 근래 몇 달 동안 넷플릭스는 인도에서 금지되고, 전 디즈니 고위 출신 사장이 취임 석 달 만에 그만 뒀으며, 미국 사용 금지 및 매각 명령 등 전 세계적 관심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런 넷플릭스가 2분기 결산 보고에서 중국의 틱톡을 워너, 디즈니, 유니버설 스튜디오, 유튜브, 페이스북에 이은 주요 경쟁사로 공식 인정한 것이다. 아무 래도 넷플릭스의 주요 고객군인 미국의 젊은 층의 가입자가 경쟁 대상으로 분류된 원인으로 짐작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소식이지만 2월 이후 빅4 스트리머인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훌루,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가입자가 눈에 띌 정도로 증가했다는 소식도 있다. 2월부터 7월 사이 28%의 소비자가 빅4 중 하나에 신규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로 역설적인 전염병의 수혜자라 할 수 있겠다.


애플의 AR 콘텐츠 보강

다음은 애플이 작년에 시작한 스트리밍 서비스에 증강현실 콘텐츠를 추가한다는 소식이다. 물론 늦게 시장에 진입한 곳으로서 가입자 증대와 유지를 위한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증강현실 콘텐츠 추가란 무슨 의미일까? 이미 작년에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포켓몬 증강현실 게임을 상기 하면 될 것이다. 말하자면 애플 콘텐츠를 볼 때 실제 현실에 있는 듯한 느낌을 갖도록 재미를 더하려는 것이다. 콘텐 츠에 추가로 감독의 코멘터리나 메이킹 장면이 제공되는 것과 유사한 개념의 서비스로 보면 될 것 같다. 애플은 이에 추가로 번들 상품, 예를 들면 iPod 연계, 애플 뮤직, 게임 등과 연계한 상품을 출시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 다. 애플은 항시 정기구독 모델을 주요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바, 그중에 AR을 미래 전략의 핵심으로 삼으며 거기에 맞춰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증강현실 최적화에 맞게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미국 및 전 세계의 일본 애니메이션 붐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일본의 애니메이션 시장이 매우 크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현재 규모는 20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그 성장의 대부분은 넷플릭스, 크런치롤(AT&T 계열) 그리고 Funimation(소니 계열)에 의해 주도된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일본 외의 제작사에게도 긍정적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웹툰과 웹소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콘텐츠의 많은 부분이 청소년 이상 성인을 타깃으로 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풍의 판타지, 로맨스 등을 포함하고 있어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이 분야에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코로나 시대 영화 개봉 전략-디즈니의 뮬란

디즈니의 또 다른 야심작인 실사영화 뮬란이 시험대에 올랐다. 북미 개봉은 당연히 물 건너간 상황이라 자체 플랫폼을 통한 독점 개봉을 시도했는데, 이는 이전에 개봉한 뮤지컬 영화 해밀튼의 큰 성공에 고무된 덕분이다. 향후 코로나 19의 유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극장 개봉 없이 자체 스트 리밍을 통해 개봉할 것인지에 대한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뮬란 측은 공식적으로 테스트 차원임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향후 배급 전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다.

물론 비용이 적게 든 영화의 경우에는 큰 고민 없이 극장을 거치지 않고 스트리밍으로 돌리는 것에 대해 이견이 없어 보인다. 뮬란 이전에 유니버설의 트롤, 워너의 스쿠비 등일부 큰 영화가 극장 개봉 없이 진행된 적이 있지만, 자체 플랫폼이기 때문에 매출에 대한 수수료 배분 부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다르다. 극장 개봉 시의 수수료와 비교하면 차이가 엄청나 보인다.


다양성과 포용

근래 들어 메이저 스튜디오와 투자자를 중심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박탈당했거나 기회를 갖지 못한 소수집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현상은 주목할 만하다. 주로 여성과 소수민족(흑인, 아시안, 라티노, 원주민 등)을 중심으로 캐스팅(배우, 감독 등)과 작품 주제(다양성과 포용)에 대한 논의들이 일상 대화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디즈니 방송은 흑인 중심의 콘텐츠 개발팀을 운영 중이고, 최근에는 스페인어 광고팀을 신설 했다. 대형 스튜디오 외에도 아프리칸 또는 라티노, 아시안의 문화적인 콘텐츠를 개발 강화하는 중소형 제작사들도 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회사들도 생기고 있다. 특히나 다양성을 중시하는 적극적 소비층인 젊은 층에게 전통적인 콘텐츠는 물론 광고, 마케팅 등에서 제대로 된 메시 지와 스토리를 전달하고 싶은 것이다. 필자 회사에서 개발 중인 장편 애니메이션이나 시리즈에도 소위 원주민(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American Indian 또는 First Nation이라고 불리는)의 문화와 캐릭터가 등장하며, 투자자와 배급사 쪽에서도 그에 대한 관심이 예전에 비해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물론 국가별로 그 분야에 대한 자금이 별도로 책정되어 있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지만 말이다.


기타 단신

7월 이후 계속 개봉이 지연된, 올해 최고 화제작이며 제작비가 2억 달러 이상 들어간 크리스 놀란의 테넷이 미국을 제외한 40여 개 국가에서 8월 하순 개봉했다. 개봉 첫 주말에 5,3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둬 극장가에 오랜만에 희망적인 소식을 전해줬다. 미국에서는 드디어 9월 5일 노동절 연휴 기간에 맞춰 개봉해 다소 늦었지만 좋은 출발을 보였다. 중국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 빌리빌리가 영화·드라마 제작 사인 환시 미디어에 700억 정도 투자해 상업 영화·드라 마의 VOD 스트리밍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모양새다.

매년 9월과 10월에 각각 열리는 유럽의 주요 애니메이션 및방송 마켓인 카툰 포럼과 밉컴이 용감하게 오프라인 행사를 추진하기로 확정했지만, 이후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됨에 따라 다시 온 · 오프라인 병행으로 방침을 바꾸었으나 결국

디지털 사만 하기로 했다고 한다.

 


안홍주(프로듀서)

·미국 Astro-Nomical

Entertainment 공동대표/프로듀서

·캐나다 툰박스 공동대표 역임

·한국 레드로버 고문 역임

·KT 콘텐츠 전략/IPTV 콘텐츠 수급 담당 전문 임원 역임

·홍익대/한양대 겸임교수 역임

·Walt Disney Korea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10월호

출처 :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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