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급감하면서 경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직장인들은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졸라맸고 곳곳에서 소상공인들의 아우성이 넘쳐났다.
완구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매출 급감에 따른 줄파산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야속하게도 가장 큰 대목인 어린이날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코로나19는 완구 업계에 독(毒)을 가져다줬을까. 아니면 득(得)이 됐을까. 조심스레 결과를 예측해볼 만한 힌트가 있다면 지자체와 정부가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을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자, 이제 감이좀 오는가.

“캐릭터 완구 중심 판매량 유지”…”섣부른 기대 금물”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올해는 황금연휴와 어린이날이 맞물리면서 완구업계의 전망이 다소 엇갈렸다.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캐릭터들을 접목시킨 장난감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있었던 반면, 거리에 사람이 없고 시중에 돈이 돌지 않으니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란 분위기도 역력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야외활동이나 외출이 제한되니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완구들을 찾는 온라인 판매가 상승세에 있었던 것. 이에 따라 완구업계와 유통가는 4월부터 할인행사와 신제품 출시, 다양한 이벤트로 어린이날을 앞두고 대대 적인 마케팅에 팔을 걷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손오공은 바다 탐험대 옥토넛의 무선 조종 탐험선K, 대형 탐험선A, 바비의 플레이하우스, 핫휠리바운드 레이싱 세트, 명탐정 피카츄 7인치 피규어 등 인기 완구제품을 50% 이상 할인하는 특가전을 진행했다. 변신 합체로봇 시리즈 엑스가리온 트리플가리온 퍼펙트 세트와 메카블레이드 시크릿4 레볼루션 세트, 바비의 쿠킹 플레이 세트, 바비 핑크구급차 플레이 세트 등도 최고 59%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됐다.



레고코리아는 10만 원 이상 제품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티셔츠, 에코백 등 각종 브랜드 상품과 레고 체험팩으로 구성한 레고 플레이백을 증정하는 행사를 가졌다.
또 애니메이션 미니언즈를 테마로 한 레고 미니언즈 시리즈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레고 미니언즈 미니언들과 숨겨진 방, 레고 미니언즈 바이크 추격전 등 2가지로 구성됐다.
영실업은 L.O.L. 서프라이즈 신제품 5종과 영유아 발달 전문가들이 설계한 공룡탐험 콩순이 워터스케치북, 시크릿 쥬쥬 등 여아용 완구와 베이블레이드 버스트 슈퍼킹 등 남아용 완구를 잇따라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또 모래, 에일리언, 해골 무덤 등 다양한 옵션 속 숨겨진 피규어와 보물을 구출하는 색다른 콘셉트의 어드벤처 완구인 트레져X도 내놨다.
오로라월드는 IT 기기에 익숙한 아이들을 겨냥해 인기 TV 애니메이션인 신비아파트 소울파이터즈 피규어를 비롯해 강림 퇴마봉인활검과 유후와 친구들, 상어가족 감각놀이세트, 멜로디볼&골대이텐트 등의 신제품도 특가에 내놨다.
이마트도 레고 클리어런스 행사를 통해 총 18종의 상품을 20% 싸게 판매했다. 클리어런스 행사와 별개로 인기 시리즈인 레고 스타워즈 시리즈 4종은 8만~9만 원대에 단독 으로 판매했고 국민가격 맥스블럭 1+1 행사도 단독으로 기획해 유사 상품보다 5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선보였다.
홈플러스는 슈퍼 초빅딜 위크 기간 동안 완구 쇼킹 특가 행사를 펼쳤다. 인기 완구 200여 종은 20~90% 할인판매했다. 또 핑크퐁 3종과 플레이도 30여 종, 뽀로로 3종 등 날짜별로 다른 상품들을 다양한 할인 폭으로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이 밖에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도 마블마니아 캠페인을 펼쳐 공략에 나섰다. 코엑스점과 AK 수원점을 포함한 공식 매장 7곳과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마련된 마블 컬렉션 팝업스토어에서 다양한 관련 상품들을 판매했다.
예년 매출 넘어선 예상 밖 결과에 업계 ‘함박웃음’
결과는 어땠을까. 코로나19로 판매가 저조할 것이란 당초 우려와 달리 전반적으로 선방했다는 의견이 많다. 일부 완구업계에서는 오히려 예년을 뛰어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업계를 미소짓게 한 것은 지자체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덕분이다. 개인별, 가구별로 지급된 금액을 3개월 내에 모두 소진해야 했던 만큼 아이를 둔 부모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소비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실내에서 갖고 놀 수 있는 완구를 구매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정의 달과 맞물려 지급된 지원금이 완구 구매를 더욱 촉진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 창신동 완구도매시장에서 승진완구를 운영 중인 송동호 대표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3월 부터 4월 중순까지는 정말 어려웠다”며 “4월 20일 이후부터 지원금이 풀리면서 판매가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고 말했다.
이어 “5월 중순 시점까지만 보더라도 매출 규모가 예년을 웃도는데, 지난 4월을 기준으로 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배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토이플러스의 이준호 대리는 “지원금이 풀린 시점부터 판매가 늘어 완구 전 분야에서 매출액이 상승했다”며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런 흐름이 오는 7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여아 완구는 시크릿쥬쥬, 바비, 미미 등 캐릭터 관련 상품이 꾸준히 팔렸으며, 남아 완구는 레고와 디폼블록 등 각종 블록 완구와 변신로봇, 팽이, 신비아파트 관련 제품들의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시의적절하게 풀린 지원금의 효과가 대단했다” 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완구 판매량이 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고 말했다. 사진출처: 언스플래쉬(Unsplash), 사진제공: 아이큐박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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