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업계 흐름 되돌아보는 8가지 키워드 _ 이슈로 돌아보는 2021년 캐릭터 · 애니메이션산업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12-02 08: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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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기승을 부린 맹추위로 수면은 꽁꽁 얼어붙었을지라도 수면 아래의 물줄기는 여전히 흘렀으리라. 모두를 얼어붙게 한 코로나19 시국에도 2021년 캐릭터·애니메이션산업은 비록 느리지만 걸음을 멈추지 않고 또 다른 내일로 나아갔다. 주요 이슈를 통해 올해 산업계의 흐름을 되짚어본다.

 

 

대면 미팅 갈증 날린 아이러브캐릭터라이선싱쇼 2021
올해로 창간 18년을 맞는 국내 유일의 캐릭터 전문 잡지 월간<아이러브캐릭터>가 국산 콘텐츠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아이러브캐릭터라이선싱쇼 2021이 7월 8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COEX) 1층 B홀에서 열렸다.
올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오프라인 행사로는 비록 규모는 작았지만 실속 있는 마켓 중심으로 꾸며져 대면 미팅에 대한 업계의 갈증을 날리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행사의 특징은 업체당 설치할 수 있는 부스를 최대 4개로 제한해 사세를 보여주기 위한 업체들의 과도한 경쟁을 막고 기업을 위한 B2B(비즈니스데이) , 일반 관객을 위한 B2C(퍼블릭데이)로 전시 성격을 구분해 효율적인 비즈니스와 관람 및 구매가 가능토록 한 점이었다. 하지만 퍼블릭데이가 진행되던 지난 7월 10일 , 동시 개최된 서울국제유아교육&키즈페어 행사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남은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일찍 막을 내렸다. 때문에 각종 공연이나 이벤트 , 상품 판매 등 B2C 프로그램에 집중했던 일부 업체와 작가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극장가 불어닥친 귀멸의 칼날 열풍

올해 극장가를 휘어잡은 애니메이션을 꼽으라면 단연 귀멸의 칼날이다. 올 초 개봉해 누적 관객 215만 명을 동원한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에 이어 TV시리즈 시즌1의 이야기를 압축한 스페셜 시리즈가 연말까지 잇달아 스크린에 걸리며 ‘ 귀칼 열풍 ’ 이 1년 내내 이어졌다.
귀멸의 칼날은 일본의 인기 만화가 고토게 고요하루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주인공 소년 탄지로가 식인 혈귀로 변한 여동생 네즈코를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무시무시한 혈귀들과 싸우는 모험담을 그렸다.
지난 1월 개봉한 무한열차 편은 원작 만화의 에피소드 중 하나를 풀어낸 것으로 TV시리즈 시즌1 이후의 이야기이며 2019년 일본 TV에서 방영된 시즌1을 편집한 스페셜 시리즈는 남매의 연 편 , 나타구모산 편 , 주합회의·나비저택 편으로 구성됐다.
귀멸의 칼날은 탄지로가 귀살대로 들어가면서 필사의 사투를 펼치는 이야기지만 주제는 가족과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탄지로의 가장 큰 매력은 적과 싸우면서 상대방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고 흡혈귀가 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같이 슬퍼하는 인간애에 있다.

 

 

애니메이션산업 진흥 청사진 발표

문화체육관광부가 애니메이션산업 진흥 기본계획(2021∼25)을 발표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애니메이션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첫 기본계획이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애니메이션 기획 단계에서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컨설팅과 교육을 제공하고 초기 제작 투자 유치를 촉진하기로 했다. 체계적인 제작지원으로 성공사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시리즈물의 제작 단계별 지원을 세분화하고 게임 , 웹툰 등 기존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제작과 의류 , 완구 , 관광상품 등 파생상품 사업화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애니메이션 전문펀드도 지속적으로 결성해 2025년까지 500억 원을 출자하고 프로젝트 투자를 통해 영세한 기업도 자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한편 애니메이션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로 성장을 견인해나가기로 했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 활성화를 위해 정부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산업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정부가 수립하는 애니메이션산업 기본계획에 체계적인 제작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 , 지역 애니메이션산업 활성화 지원 , 학술연구 및 기술 개발 , 사업화 지원 , 지식재산 활용 활성화 방안 등이 반영되도록 했다.

 

 

더욱 리얼해진 가상세계 메타버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진 공간이자 미래 콘텐츠산업을 이끌 키워드로 등장한 플랫폼 개념의 메타버스(Metaverse)는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우리 곁에 더욱 빨리 다가왔다.
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가상현실이 진화한 형태의 3차원 세계로 , 비대면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일종의 온라인 공간이지만 점차 이곳에서 이용자들의 소통과 교류 , 엔터테인먼트의 유통이 대중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증강현실 , 인공지능 , 3D 영상 등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하려는 콘텐츠 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애니메이션 업계도 대형 제작사를 중심으로 가상과 현실의 상호작용을 이어주는 아바타를 활용해 메타버스에 접근하고 있다. 로커스는 인플루언서 캐릭터 로지를 공개했고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도 K-팝 콘셉트를 결합한 디지털 아이돌 그룹 룰루팝(LULUPOP)을 론칭하면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에 시동을 걸었다.
다만 애니메이션 IP와 제작기술이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에도 구체적인 방향이나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어 활성화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OTT 잇달아 한국 상륙
콘텐츠 왕국 디즈니플러스가 지난 11월 12일부터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넷플릭스가 독주하던 국내 OTT 시장에 불이 붙었다.
디즈니 , 픽사 , 마블 , 스타워즈 , 내셔널지오그래픽 , 스타 등의 브랜드가 쏟아내는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는 11월 12일부터 LG유플러스 IPTV , KT 모바일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구독료는 월 9,900원 , 연간 9만 9,000원으로 책정됐으며 최대 4개 기기에서 동시에 접속할 수 있고 최대 10개의 모바일기기에서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다.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시청제한 기능 ,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그룹워치 기능도 제공된다.
애플도 이보다 조금 앞서 우리나라에 애플 TV+ 서비스를 론칭했다. 애플 TV+는 월 6,500원(4.99달러)에 4K HDR 서비스를 제공하고 최대 6명의 구성원이 멤버십을 공유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애플 TV+의 최대 약점은 바로 부족한 콘텐츠다. 디즈니플러스의 자체 콘텐츠가 1만 6,000여 편 , 넷플릭스는 4,000여 편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로 콘텐츠 이용 편리성과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애플의 콘텐츠 확보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디지털 저작권 인증서 NFT 바람

디지털 콘텐츠를 자산화해 거래할 수 있는 NFT가 ‘ 조각투자 ’ 바람에 힘입어 작가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NFT는 디지털 콘텐츠 등 특정 자산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인증하는 디지털 저작권 인증서로 되팔아 소유권을 넘길 수 있으며 , 원작자는 NFT와 연결된 작품의 저작권을 유지하면서 거래될 때마다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조각투자는 다수의 구매자가 NFT를 매개로 고가의 투자 상품을 공동 구입해 지분을 나눠 갖는 투자방식이다.
일례로 국보 제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한글을 창제한 목적과 제작 원리를 담은 책 훈민정음 해례본이 100개의 NFT로 만들어져 개당 1억 원에 판매됐고 , 배우 하정우의 디지털 아트작품 ‘ The Story of Marti Palace Hotel ’ 은 경매를 통해 4만 7,000클레이(clay, 일종의 암호화폐)에 팔리면서 NFT가 문화콘텐츠 업계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따라서 NFT 거래 플랫폼들은 저마다 캐릭터 , 만화 등 디지털아트를 비롯해 오프라인 작품에 대한 사업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MZ세대에서 흥행한 캐릭터 IP
올해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캐릭터라면 잔망루피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잔망루피는 뽀로로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루피 캐릭터가 지닌 다양한 성격 중 익살스러움과 잔망스러움을 과장한 부캐릭터로 , 인터넷에서 루피 짤이란 이름으로 활용되며 아이들뿐 아니라 MZ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대세 콘텐츠로 떠올랐다.
식음료 분야를 시작으로 의류 , 스포츠 등 대형 브랜드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전개한 잔망루피는 올해 팝업스토어와 메타버스 분야까지 진출했다. 따라서 크롱 , 패티 , 에디 , 포비 등과 함께 그저 뽀로로의 친구로만 기억되던 루피는 이제 뽀로로의 아성을 넘보는 파워 캐릭터로 급성장하고 있다.
아울러 MZ세대로부터 뚱랑이라는 애칭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무직타이거도 이모티콘 , F&B 분야의 국내외 기업과 협업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자의든 타의든 이 세대의 모든 무직을 응원합니다. 우리는 무직이고 , 뮤직이고 , 또 무적이니까요 ’ 란 힐링 슬로건을 내건 무직타이거는 SNS 팔로어의 70% 이상이 MZ세대일 정도로 젊은 층에서 각광받고 있다.

 

 

웹툰 IP 원작 애니메이션 속속 등장
웹툰 IP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어린이와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애니메이션이 기발하고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와 만나면서 성인도 아우르는 주류 콘텐츠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신의 탑 , 갓 오브 하이스쿨 , 노블레스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한국 , 미국 , 일본 등 전 세계에 공개한 네이버는 올해도 유미의 세포들 , 연의 편지 , 나노리스트 ,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 등의 애니메이션 제작을 확정했다. 또 미국의 인기 웹툰 로어올림푸스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작업도 진행하는 등 국내외에서 웹툰 IP의 영상화를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유미의 세포들과 연의 편지는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 나노리스트와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은 TV시리즈로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해외에서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 기기괴괴 성형수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웹툰 IP의 애니메이션화 바람을 열풍으로 바꿔놓았다.
기기괴괴 성형수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바르면 완벽한 미인이 되는 위험한 기적의 물 성형수를 알게 된 주인공 예지가 미인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겪게 되는 호러 성형괴담을 그렸다.
이 작품은 지난해 애니메이션계의 칸 영화제로 불리는 제44회 안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장편 경쟁부문 초청을 시작으로 제26회 프랑스 에뜨랑제국제영화제 , 제11회 슬래시 필름페스티벌 , 제24회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제19회 뉴욕 아시아영화제 , 제53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제39회 밴쿠버영화제 , 제13회 스트라스부르그 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돼 전 세계 영화제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에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독립 장르 영화제인 제46회 보스턴 사이언스픽션 영화제에 초청돼 최고 애니메이션상을 받아 한국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드높였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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